대망은 일본 16세기 일본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하 소설이다.
쉽게 말하자면, 일본의 삼국지 정도 된다고 할까. 하지만 워낙에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외우기 어렵고 내용도 꽤나 길기 때문에 다 읽고 보면 딱히 기억에 남는
인물들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으며, 그가 어떻게 일본 전국을 통일 할 수 있었는지 묘사하고 있다.
대국의 볼모로 잡혀있던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운 좋게 볼모로 있던 나라가 쇠약해지자
독립, 이후에도 오다 노부나가라는 든든한 백업을 업고 나라를 키워,
오다 노부나가 사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치를 보며 힘을 기르다가,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야심을 이루는
어찌보면 영웅이라기 보다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면서 기다리다보니
운 좋게도 천하가 내것이다라고 하는 큰 교훈 없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생.
일본인들은 전국시대의 영웅을 크게 세 명으로 나눈다고 한다.
철저한 개혁가이자 능력 중시의 인재기용을 한 오다 노부나가와,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이지만, 입지전적인 인물인 행동파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마지막이 그저 죽어라 기다려온 도쿠가와 이에야스다.
그래서 그런 유명한 말도 있다지.
울지 않는 종달새를 울게 하려면,
오다는 울지 않는다고 죽여버리고,
도요토미는 갖은 재주를 부려서 울게 만들고,
도쿠가와는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식으로 울때 까지 기다린다는.
근데, 예전에 어떤 책인가 만화책에서 읽은 내용으로는
일본인들이 가장 이상적인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이 도쿠가와라고 한다.
왜였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생각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런 결과라니 그러려니 한다만,
개인적으로 '대망'을 읽은 소감으로는,
단지 차례를 기다리다가 전국 통일의 매듭을 지었다 뿐이지.
실제로 이렇다하게 활약한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항상 강자와의 친교를 유지하며 힘을 기른 것이 교훈이려나?
그래서 또 이런 말이 있단다.
쌀은 오다가 거두고, 떡메는 도요토미가 치고, 처먹은 것은 도쿠가와.
책을 보면 확실히 맞는 소리다. 딱히 나서서 한 것이 없다.
뭐. 시즌 막판에 세키가하라 전에서 동 서로 나뉘어 대판 싸우는 장면도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 때는 도요토미가 죽은 이후여서 승패는 어느정도 결정이 나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결론은, 내가 봤을 땐 도쿠가와가 왜 그렇게 칭송받는지 모르겠다는 것.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그런 역사 소설을 원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단, 지명부터 시작해서 인명까지 쉽게 알아먹기 힘들어서
일본어나 일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이게 어딘지 누가 누군지 할 수 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