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를 뽑을 때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뮤지션이 바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리더 마크 노플러 다.
일단 내가 개인적으로 팬더의 클린톤을 되게 좋아하는데,
이 양반이 팬더의 클린톤을 엄청 귀에 착착 감기게 뽑아낸다 이말이라.
뭐, 피크를 안 쓰고 오로지 핑거 피킹만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는, 왠지 진짜 음색이 곱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막귀 주제에 나도 참 별 소리를 다한다.
설튼 오브 스윙 같은 명곡은 없지만, 이 앨범을 내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연히 샀었고,
와이 워리, 브라덜스 인 암스, 소 파러웨이 같은 꽤 차분한 곡들이 많아서
잘 때 틀기 딱 좋은 음반이다(물론 워코브라이프나 머니 포 나씽 같은 제법 흥겨운 노래도 있다).
잘 때 틀고 잔다니까 왠지 음반을 폄하하는 느낌도 좀 드는데, 전혀 그런고 아니고 그만큼
정서적으로 차분해진달까? 하는 그런 느낌이란 소리다.
뭐, 마크 노플러의 읖조리는 듯한 저음도 그거에 한 몫을 해서,
이래저래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굉장히 차분해진다. 태교용으로 좋을지도 모른다.
첫 곡인 소 파러웨이로 약간은 업된 출발을 보인다. 슬라이드되는 기타 소리가 일품이다.
그리고 바로 머니 포 나씽이 흐른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엠티비의 초창기에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진 곡이라는데, 최초였는지 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암튼 앨범안에서는 가장 헤비한 곡이다.
세번 째 곡 워커브 라잎도 흥겨운 곡. 띠릿. 띠리띠리디 띠릿 하는 키보드 소리가 귀에 착착 감긴다.
그리고 네번째 곡인 유어 레이티스트 트릭부터 조용해지기 시작한다. 정적을 깨는 듯한
섹소폰 소리와 함께 중얼거리는 듯한 마크의 보컬... 매력적인 곡이다.
러닝타임이 꽤나 긴 와이 워리가 그 뒤를 잇는데, 이 곡은 아마 어디선가 한 두 번 들어봤을 듯한
기타 반주를 들려준다. 개인적인 소감은, 곡이 참 '예쁘다'는 것. 물론 후반부에서
약간 강한 소리를 들려주기도 하지만, 암튼 노래가 참 예쁘다. 추천.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라이드 어크로스 더 리버, 더 맨스 투 스트롱, 원 월드도
모나지않게 앨범의 특색을 잘 살리면서 흘러간다.
마지막으로 타이틀 곡인 브라덜스 인 암즈는 꽤나 구슬프게 들리는 기타소리가
매력적인 곡으로, 대미를 장식하기에 걸맞는 약간은 청승맞은 감정마저 들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어줍지 않은 곡 소개는 이쯤에서 끝내기로 하겠다.
참고로, 마크 노플러는 아일랜드 출신이다.
어디서 줏어 들은 말에 의하면, 아일랜드의 국민정서가 우리나라의 그것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한다.
국가가 겪어온 풍파가 비슷해서라고 했나? 아무튼...
그래서 그런가? 왠지 더 가슴에 와닿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비오는 날 커피 한 잔 담배 한 개피와 딱 어울리는 앨범이라고 결론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