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퀴즈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이런 저런 다양한 퀴즈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우리말 나들이 역시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내가 알고 있던, 혹은 처음 듣는 생소한 우리말 까지 다양하게 만나게 되어 재밋게 보는 편이다.  티비를 보다보면 내가 우리나라 사람이 맞나 싶을만큼 생소한 우리말도 참으로 많다.  외국어보다도 더 어색하고 낯선 우리말... 무언가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말 필살기는 다양한 우리말의 절대 상식을 이야기한다.  텔레비전, 영화, 광고, 인터넷에서 만나보게 되는 여러가지 다양한 우리말의 잘못된 상식을 되짚어 주고, 혹은 다양한 삶속에서의 우리말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그리고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재미를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말 원리의 급소를 찌르는 필살기를 찾으라고 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만나는 단서를 토대로 우리말의 급소를 찾아 하나하나 즐거운 팁을 들려주듯 이야기한다.

 

먼저 어원을 밝혀 우리말의 깊은 뜻을 살펴보자.  참치의 사연, 갈매기살의 사연, 딤채의 어원, 명태, 태양, 어처구니 등등.. 여러가지 이름의 어원과 사연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우리말의 뜻을 살핀다.  나 역시도 어처구니가 맷돌의 손잡이를 이르는 말이라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잘못된 상식이었다니.. 피식 웃음이 흘러 나온다.

 

두번째는 우리말의 규칙과 원칙을 살펴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준다.  맞춤법을 통해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알려주며 사이시옷, 표준어, 말맛 등등 우리말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외에도 한자어, 외래어, 언어 습관, 한글의 역사를 하나하나 테마로 잡아 자칫 우리가 실수하기 쉬운 우리말을 제대로 익히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재미를 덧붙여 적어놓고 있다.

 

하나하나 테마 맨 앞에는 '돌발퀴즈'로 시작해 해답편으로 끝을 맺는다.  이 돌발퀴즈만 익혀도 재밋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사람들과 퀴즈대항전을 즐길수 있을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들이니 상식도 쌓고, 재미도 쌓을수 있는 즐거운 독서가 된 듯 하다.   점점 변색되어 가는 인터넷 세상 속에서의 한글의 오류가 언젠가는 표준어가 되어 사전에 등재되는 날이 오는게 아닌가 싶을만큼 빠르게 변해가는 한글을 세종대왕이 접한다면 어떤 마음일까.   우리말을 조금은 더 자랑스레, 조금은 더 사랑해주어야겠다.  그것도 제대로 된 원칙을 기준 삼아 말이다.

 

매일매일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신간속에는 요리책들도 적지 않다.  모든 신간을 읽지 못하듯이 요리책 또한 모두 읽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인연이 닿는 요리책이 있다면 꼭 읽어보곤 한다.   '키스를 책으로 배웠습니다' 라며 장난스런 영화대사가 있는것 처럼 나도 '요리를 책으로 배웠습니다' 라고 말하곤 한다.  엄마와 함께 살던 어린 시절에는 '시집가면 평생을 해야 할 집안일 인데' 하며 아무것도 시키지 않으셨기에 요리는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혼자 독립해 살기 시작하면서 책에 나오는 레시피를 따라 만들어보게 된 것이 내 요리생활의 시작이었다.  그럼에도 꽤 맛있는 요리가 탄생하곤 하는걸 보면 제법 손맛이 좋은편이라고 해야할지 운이 좋은거라 해야할지..

 

손으로 소소한 것을 만들기를 좋아하다보니 요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바느질을 즐기듯 요리도 좋아하지만 두 아이의 육아에 지쳐 두가지 모두 지금의 내게는 힘겨운 취미생활이다.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금이라서인지 이렇게 책으로 만나 눈으로 즐기는 요리가 내게는 작은 즐거움이다.  추리소설의 긴박함과 풀려나가는 해답이 즐거운 만큼 요리책속의 레시피며 요리 사진을 보는 것이며,,, 혹은 요리를 담고 있는 책 속에서 저자의 삶이 녹아있는 이야기를 보는 것도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첫번째 요리는 '낫토' 이다.  몇 안되는 일본 요리중 하나인 낫토는 나 역시 좋아하는 먹거리이다보니 자주 마트에서 사와서는 재어놓고 먹곤 한다.  "'너는 썩지 않아서 좋아' 라고 말하면 '네, 저는 원래 썩어 있으니까요' 라고 답하는 그 말투가 나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나 기쁜 것이다.  -25쪽" .  낫토와 대화를 나누는 저자의 글을 보며 피식 웃음을 나게 만들어주는 책의 시작에 왠지 즐거운 책 읽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낫토라고??  그렇다, 리뷰 중간에서야 말하는 이 책은 일본 요리 에세이집이다.  영화 '카모메 식당', 드라마 '심야 식당'의 음식감독이라는 이이지마 나미가 담고 있는 요리에세이...  전작 LIFE 는 읽지 못했지만 저자의 말처럼 LIFE2 를 먼저 읽게 된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즐거우면 그만이지.

 

책은 짧은(혹은 긴)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요리의 재료들 소개, 그리고 상당히 자세하고 많은 사진-내가 만나본 요리책 중 가장 많은 레시피 사진을 담고 있는 책이다.   하나의 요리에 50장의 사진이 담긴 레시피도 있었다-을 포함한 레시피를 담고 있어서 일본 요리에 낯선 초보 요리가들에게 어렵지 않은 요리법으로 다가갈 수 있을듯 하다.  먹고싶은, 만들고싶은 요리가 가득한 책 속에서 왠지 추억이 생각나는 고구마찐빵을 반드시 만들어보고야 말겠다며 흐뭇한 다짐으로 책을 덮는다.

제 1회 본격 미스터리대상 특별상, 제 6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을 수상했다는 작가의 이력에 끌려 읽게 된 추리소설이다.  원래 무슨 상이라는 것이 많은 일본이다보니 예전처럼 무슨 상을 받았다고 해서 혹해 읽지만은 않는다.  하지만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이고, 본격미스터리 특별상이라는 것이 책 선택에 한몫했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하겠다.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시와 함께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대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하니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받았다는 그 이름처럼 본격추리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따른다.   사건이 줄줄이 일어나고,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경찰, 그를 비웃듯 명탐정이 등장하고 쉽게 풀어버리는 사건, 그리고 명탐정의 해설이 계단처럼 이어져있다.  나는 동서남북을 오가며 담아내는 추리소설보다는 이런 본격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예전부터 이어져왔던 추리소설의 맥락이 내겐 잘 맞는다고 해야할지.

 

리라장,, 원래이름은 라일락장이라 불리웠던 외딴별장에 음대와 미대 학생 7명이 찾아온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도 있고, 그 사랑이 어긋난 이들도 있다.  괜한 경쟁심인듯 음대와 미대학생간의 미묘한 엇갈림을 지닌 그들 사이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무슨 상징을 나타내는 듯 스페이드 카드도 놓여져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살해되어 묘한 상황을 연출한 채 한구 한구 시체의 숫자가 늘어만 간다.  숯쟁이의 시체부터 시작해 대학생도, 별장지기의 아내도, 명탐정인양 수수께끼를 풀었노라 자처한 학생마저 살인되고야 만다.  결국 연이어진 연쇄살인 속에서 남은 이는 단 셋 뿐.  경찰도 풀지못해 난감한 사건을 뒤늦게 등장하는 명탐정에 의해 해답은 드러난다.

 

이렇게 정통 본격추리소설의 맥락을 잇는 이 소설은 충실한 배경설명과 사건 개요,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잘 짚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추리소설답게 잠시 한눈을 팔면 이야기가 꼬여버리기에 집중 하며 보아야 하지만 책의 내용이 흥미로움이 가득하다보니 이야기를 놓칠 염려는 않아도 되겠다.  잘 만들어진 추리소설을 많이 출판한 시공사의 신간 답게 이번 책 역시 즐거움을 안겨준 듯 하다.  애정과 질투, 그리고 사랑을 위해 비밀을 지켜나가려는 이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연쇄살인.. 어긋난 선택으로 인해 과연 그 비밀이 지켜졌다 하더라도 그 결말또한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