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 정도의 대작일 줄 몰랐다. 단순한 뇌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해 선택한 책으로서는 너무나도 학문적인 내용이어서 어느 정도 과학지식을 무장하고 있었던 나로서도 감당하기에 벅찼다.

저자는 우선 뇌의 구조 및 그림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주, 천문현상으로서의 ‘생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생명의 시초에서 의식의 출현까지를 세세하게 분석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럼 생각의 출현을 어떤 맥락에서 볼 것인가? 저자는 우주의 현상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출발점을 우주로 잡았고, 우주의 관점에서 본 시공에 관한 문제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세계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의식이라는 생명현상의 근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제 1부는 우주의 생명 – 생명은 어디서 오는가? 이다.

뇌를 공부하는데 있어 필요한 첫 번째가 상상력이다. 여기서 상상력이란 시간의 상상력이다. 바로 우주적 시각을 가지고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우주의 탄생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초신성의 폭발로 인하여 태양계가 형성이 되었고, 지구가 형성되었고, 지구에서 생명체가 생겨나 오랜 시간을 진화한 끝에 우리 인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세포가 생겨난 것이다. 세포는 태초에 코아세르베이트(여러 유기물이 모인 액체 상태의 무생물로, 생물 발생의 최초단계로 여겨짐)가 생긴 후, 박테리아 같은 독립된 단세포가 나타났고, 그 뒤로 20억년쯤 전에 이 박테리아 같은 운동성 단세포들이 자기 몸집보다 큰 아메바성 세포에게 잡혀 먹히고, 박테리아성 세포는 아메바성 세포 안에서 소화되지 않고 숙주상태로 공생관계를 이루게 되어 세포 내 공생이 시작된 것이다. 그 독립된 생명체로서의 증거로 미토콘드리아를 예로 들고 있다. 세포는 단세포에서 다세포로, 다세포에서 운동세포, 감각세포, 신경세포 등으로 진화를 거듭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 의식의 뿌리는 단세포성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운동성이라고 주장한다.

제 2부는 인간의 뇌 –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뇌의 구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뇌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대뇌 피질로 싸인 위쪽의 대뇌와 소뇌피질로 싸인 아래쪽의 소뇌가 있고, 대뇌와 소뇌 사이의 뇌간이 있다. 위에서부터 중뇌, 교뇌, 연수로 이어져 있다. 또 교뇌는 연수와 소뇌, 대뇌와 소뇌로 연결되어 있다. 연수는 아래 척수와 이어져 몸 전체를 연결한다. 뇌는 또한 신경 세포와 신경절, 신경섬유, 뇌혈관 뇌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는 뇌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3차원의 뇌 내부구조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뇌구조에 대한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서 아주 세세하게 부위별 구조의 위치와 명칭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뇌의 발생과 뇌의 구조, 뇌의 주요부위와 연결망을 도식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결국, 뇌의 구조라는 것이 곧 뇌의 기능이고 이것이 바로 인간을 잘 움직이게 하는 완벽한 중추시스템이 된다는 것이다.

 

제 3부는 뇌의 감각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의 움직임을 적절히 변조해 주는 것이 감각작용이다. 인간의 움직임이 곧 뇌의 움직임이고 또한 인간의 생각이라고 했다. 따라서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의식이나 생각이라는 것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 된다. 뇌의 본질적 기능은 환경에 적응하는 운동의 생성이다.

제 4부는 창조성과 관련된 뇌 이야기다.

정보의 양이 창의성의 질을 바꾼다고 한다.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이 되려면 임계치에 해당하는 정보를 모아야 한다. 모은 정보를 변형시키고 새로운 정보와 정보를 연결시키는 ‘정보의 편집’이 바로 창의성의 과정이다. 그 예로 다산 정약용의 방대한 저술은 18년간의 유배생활에서 나온 것이다. 어쩌면 천재는 질보다 양의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뇌에 대한 호기심은 이전에 읽은 심리학 책에서 본, 심리학자들이 기억 메커니즘 분석과 생리학적, 해부학적 접근에 비롯되었다. 좀 더 전문적인 뇌 지식을 얻고자 이 책을 선택했는데 좀 과한 듯하다. 본서는 교양과학서로의 접근보다는 학문학습으로서의 도서로 적당할 거 같다. 우주탄생에서 상대성 이론, 뇌의 진화 기술과정, 생각의 출현, 진화론과 창의적 발상까지 그야말로 뇌과학의 집대성이다. 현대물리학, 양자역학, 생명공학, 뇌과학에 대해 어느 정도 내공이 있는 사람이 읽을 만한 책이다. 솔직히 나로서도 전체 내용의 반도 이해 못한 거 같다. 저자의 우주, 생명, 뇌과학에 대한 방대한 지식의 양과 질에 압도된 듯 하다. 다 읽고 나니 “움직이는 것에 의해 생각이 만들어졌다.”는 저자의 말이, 바로 뇌 생각의 출현을 그나마 가장 나에게 직설적으로 와 닿았던 말이던 거 같다.

 

개인적으로 경제/인문 분야의 책을 선택할 때 늘 참조하는 목록이 있다. 바로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매년 선정하는 CEO가 휴가 때 읽을 추천도서이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게다가 저자가 업계 트렌드를 누구보다 잘 포착해낸다는 크리스 앤더슨이라니, 믿고 읽어 볼만하다.

이 책은 우선 제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과거 산업혁명을 통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던 제조업은 사실 요즘은 금융/경제에 밀리고, 인건비 부담에 따라 서구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유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이라는 것은 일반적 창업과 다르게 인식되어왔다. 비용적인 측면, 유통관리, 인재와 장비의 확보 등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거대한 벽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물리적 제품 제조과정이 디지털 제조과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저자는 ‘메이커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발명가, 혹은 기업을 제시한다. 즉, 다가올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하여 제품 제작 및 판매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사람과 기업을 말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기존의 제조업과의 차별점이다. 그건 바로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갖추게 되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말한다.

“디지털 혁명의 힘은 모든 사람이 같은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학위나 자격증은 필요 없다.” 바로 인터넷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인터넷의 미덕은 발명도구뿐 아니라 생산도구도 민주화했다는 점이다. 어떤 서비스에 관한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

저자가 명시하는 디지털 혁명이 발명 혁명을 초래하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컴퓨터와 3D 프린터이다. 가장 흥미를 끈 것은 3차원 프린터의 대중화이다. 머릿속 생각을 10분안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니, 가히 상품제조의 혁명이라 할 만하다. 이제 대기업, 공장에서 하던 일들을 개인이 할 수 있고, 대량생산과 판매로 이익을 내던 시대에서 하나의 제품도 생산, 판매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제 이전의 산업혁명과 다르게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맞춤형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누구나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되었다.

제조업의 디지털화, 디지털과 제조업의 공존, 크리스 앤더슨이 말하는 10년후 우리미래 산업의 모습이다. 대량생산에서 개인의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 지고, 거대자본이 없더라도 크라우드 펀딩사이트를 통해 투자를 받고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제작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제작과 유통의 민주화까지 촉진시킨다. 소비자에서 발명가로, 발명가에서 기업가로 나아가는 미래산업혁명이 10년 후 산업지도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다.

전체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객관적, 논리적으로 분석함은 물론 3차원 프린터와 같은 혁신적 도구나 맞춤형 제조 시장에 대한 미래, 자금 조달을 위한 협업 등, 메이커스를 꿈꾸는 이들에 대한 조언, 특히, 본인의 창업을 경험담으로 현실감 있게 이야기해서 좋았다.

기존에도 롱테일이론과 프리코노믹스(freeconomics)와 같은 개념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시장의 움직임과 특징을 잘 잡아낸 것처럼,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메이커스 역시 나에게는 신선한 내용으로 다가왔고, 미래의 변화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유익한 책이었다.

 

육아분야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인인 하정훈 선생의 힘은 대단한 거 같다. 이미[ 삐뽀삐뽀119 소아과]라는 책은 육아업계에서는 바이블의 위치에 놓여있는 거 같다. 그 명성을 바탕으로 이번에 삐뽀삐뽀119의 이유식 버전이 나왔다. 사실 소아가 의사가 이유식 만들기 책을 쓴다는 것이 처음에는 약간 의아했다. 영양이나 요리 전문가도 아닌 소아과 의사가 이유식 만들기 책이라니...

 

책을 내용을 보자마자 그런 기우는 사라졌다.. 이 책은 단순히 이유식을 만드는 요리책이 아니라.. 이유식에 대한 이론과 상식, 올바른 접근법에 대한 일종의 지침서의 성격이 더 강했다. (물론 이유식 메뉴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루기는 한다..아마 이 부분은 그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듯 하다. 소아과 의사가 그 많은 이유식 메뉴의 레서피까지 꿰뚫고 있다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어찌되었건.. 이책은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한 이유식 지침서이다.

 

이유식은 보통 100일 지나면 하라고 했는데.. 이 책에 의하면 4개월에서 6개월에 시작하라고 한다. 특히 모유수유를 하는 아이의 경우는 6개월후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6개월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정훈 선생님이 권하는 이유식 10계명이 있다.

 

1. 생후 4~6개월이 되면 이유식을 시작하라.

2. 알레르기가 있는 아가도 생후 4~6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라

3. 생후 4~6개월부터 고기섭취가 중요하다.

4. 과일주스는 생후 6개월이전에는 먹이지 말라

5. 시금치, 당근, 배추는 만 6개월 전에는 먹이지 말라

6. 생선은 4~6개월에 시작할 수 있다.

7. 이유식에는 간을 하지 말라.

8. 아가가 질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

9. 찌고 삶는 조리법을 주로 이용하라.

10. 돌 전에 먹여서는 안되는 식품들 꼭 기억하자. - 생우유, 꿀 등..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에 꼭 한번은 볼 만한 책임에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