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의 도가사상과 공자의 인의예지신을 바탕으로 한 유교사상은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여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 사상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접하기 시작했던 이 두 사상이 어느덧 내 자신에겐 개인적으로 체험해야할 분야라고 생각하면서도 아직까지 문을 두드리지 못했던 것은 아마 동양사상이라는 철학분야가 주는 어렵다는 선입견과 지루하고 머리아프다는 두려움이 앞서왔기 때문일 것이다.

  노자와 공자의 주요 사상에 대한 설명을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실화를 통해 설명하는 <왼손에 노자 오른손에 공자>을 접하면서 어느정도 노자와 공자의 사상에 대한 접근을 이룰수 있는 길을 찾지 않았나 싶다.

충실하게 두 성인의 철학적 가르침을 빼곡히 담았다면 불과 얼마 읽지 못해서 이 무더운 여름에 나자빠졌겠지만... 우선은 워밍업 차원에서 노자와 공자의 가르침을 접하는데 큰 무리없이 연착륙을 성공시켜줬기 때문이다.

<왼손에 노자 오른손에 공자>을 다 읽고나서 다시 목차를 들여다 봤을때, 비단 중국 전통문화의 정수라고 표현하는 이 책의 부제가 아니더라도 나 자신에겐 하나의 처세서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처세라는 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노자의 가르침에서 일부분이긴 하지만 아직 수양이 덜 된 탓인지 수긍이 안가는 부분(원한을 은헤로 갚다..등)도 있었지만...

아무튼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고전에 대한 도전의 불을 지피는데 계기가 되었으리라 다짐하며 선선한 가을엔 본격적으로 이 두 분의 사상에 뛰어들까 한다.

 

 

흔히들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평화를 이룩하고 부부간에 싸움을 종식시킬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은 노벨평화상감이라고 농담을 하는 것을 종종 듣곤 한다.

그만큼 서로 갈등이 많은 애증이 교차하는 것 또한 부부사이나 연인관계이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이리라.

내가 다니는 회사의 한 후배는 가정의 평화를 아내의 모든 요구를 맞춰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자기가 늘 아내한테 양보하고 희생하는 것이 가정을 원만히 끌어나가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추진해 왔다. 하지만 그 후배는 요즘들어 무척 힘들어 한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아내를 위해 어떻게든 일찍 퇴근하려고 노력하고 어쩔수 없이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는 날에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이다.

그렇지만 아내로부터 늘 불평과 원망을 들어야 하기에 이제는 점점 지쳐가고 있다고 언젠가 술자리에서 폭탄주 한잔을 벌컥 들이마시고 애를 보기위해 자릴 박차면서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여자가 원하는 강한 남자되기>는 읽는 과정에서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후배에게 꼭 한번 권해야 겠다는 다짐을 수없이 만들게 한 책이었다.

많은 분량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세하게 ‘강한 남자’(좀 더 표현하자면 진정한 남자가 어울릴 것이다)가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매뉴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행복>이나 <배려>처럼 우화형식을 차용해서 읽는 내내 가독성이 원활하기도 했지만..그보다는 가정을 꾸리고 있는 내 자신이 느끼기에 정말로 가슴에 와닿는 충고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라고 느껴진다.

간혹 읽는 도중에 자칫 여성들이 보기엔 철지난 마초주의를 일깨우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성을 의존적인 존재로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서 약간의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크게 숲을 바라보는 자세로 느낀다면 남녀간의 성별의 차이에서 나오는 감성의 차이에 기반한 반응들, 이를테면 여자들은(물론 남자들도 당연히) 남자를 존경하며 경애하고 싶어하고 남자가 강해지기를 원한다는 것이 람보를 연상케하는 우격다짐과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편견을 기저에 담고 있어서 나타나는 즉흥적인 감정표현이 아닌, 동반자로서 좀더 여성을 리드할 수 있는 역할을 배우자나 애인으로부터 기대하는 것이고 이를 남자들은 기꺼이 여성의 마음을 헤아려 받아들이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남녀간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책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이 책의 주인공 마이클이 할아버지와 룩아웃산을 등반하면서 나누는 얘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만약 당신이 여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면, 당신은 전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부분이다. 회사 후배가 이 부분을 읽는 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물론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이 충고는 비단 후배뿐만 아니라 나한테도 큰 충격을 주었다. 맹목적이고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말과 행동이라면 상대에게 실망을 안겨준다는 것은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건 가정에서건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남자인 나를 비롯해 대다수의 남자들은 사회에서의 성공만을 생각해 무의식중에 조직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지만 가정 또한 자신이 리더로서 그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시험대라는 것을 늘 잊고 지내지 않나 싶었다.

<여자가 원하는 강한 남자되기>은 분명 내게 좋은 경험을 준 책이었고 챕터 끝에 정리되어 있는 가르침은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한 강력한 진통제가 되어주리라고 의심치 않으며 비타민처럼 늘 복용해야 할 것이다.

 

 

어릴적 일본의 NHK와 중국의 CCTV가 공동 제작한 <실크로드>란 다큐멘타리를 본 적이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지루해서 거들떠 보지 않다가 워낙 이런 다큐멘터리를 아버지와 형이 좋아하셔서 채널독점에 따른 강제시청을 하게되었는데 그래미상에서 뉴에이지 앨범상을 수상할 정도의 실력파인 일본의 기타로의 삽입곡이 은근슬쩍 강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키면서 점점 <실크로드>에 빠져들게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HDTV로 배우들의 모공까지 나타나며 동물 다큐멘터리의 경우 사자가 마치 내 옆에 살아있는 것처럼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볼거리가 풍부해졌지만 그 당시만해도 컬러TV시대로 접어든지 오래지 않아서 <실크로드>의 방영은 그 자체로만으로도 시각적 즐거움이 꽤 컸었다. 아마도 그당시 칼세이건의 <코스모스>와 함께 다큐멘터리 작품으로서는 꽤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어릴적에 접했던 실크로드의 모습이 그간 잊혀져 있다가 <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를 통해 다시금 미지의 세계 실크로드의 존재감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저자가 워낙 실크로드에 대한 애정이 넘쳐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크로드의 출발지인 시안부터 기나긴 여정 내내 들르는 곳마다 자세한 묘사와 풍토, 특산물, 주민들 표정에 대한 설명은 풍부한 자료사진과 함께 마치 읽는 내 자신이 낙타나 한혈마를 타고 오랜 옛날 실크로드를 개척한 장건과 합일이 이루어진 듯 했으며 급속한 사막화로 사라져가고 있는 호수나 천불동 등 문화유산의 안타까움 등에서는 저자와 함께 막 실크로드를 답사하고 온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돌아올 수 없는’이란 뜻의 타클라마칸사막을 건너 먼 서역으로의 교역의 길을 따라 가는 이 여정이 결코 간단치 않을텐데... 아무리 실크로드 여행상품도 등장해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저자의 글 한글자 한글자마다, 사진 한컷마다 녹록치 않은 열정이 베어 있어서 읽는 도중에도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었다.

굳이 좀 언급하자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일수도 있는데... 여행경로가 워낙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고 긴 시간을 필요로 하다보니 중간에 숙박하는 지역에서 주민들과의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면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한비야씨의 책보다 좀 밋밋한 느낌을 받는다는 생각도 들어서 아쉽기도 했지만..마지막 책을 덮었을때는 오히려 담담하게 그들의 삶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면도 나름대로 매력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무튼 이런 부분에 대한 호불호는 독자들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여행기는 어릴적 아버님이 보시던 고 김찬삼선생의 ‘세계여행’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강한데..모처럼 한편의 좋은 여행서적 겸 화보집을 갖게 되어 무더운 여름(요즘 매일같이 비가 오지만..)을 잊게 만드는 행운을 가지게 됐다... 한번쯤 읽어보면 아쉽지 않을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