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창제를 하는 동안 이러한 일이 있었다니 물론 픽션을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지만, 한글을 창제한 후 4년 뒤의 반포를 생각하면 책 속에 등장하는 일들이 그리 픽션에 의해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의 주인공 강채윤은 구중궁궐의 말단 겸사복으로 어린시절 가족을 여의고 김종서 장군에 의해 궁궐에 입성한 이유로 퇴궐을 하지 않고 궁에 머물러 숙직을 선다. 그러다 야심한 밤 궁에서 일어나는 첫 살인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괘도로 들어간다. 단순한 살인 사건인 줄 알았던 그 사건은 반인 가리온이라는 사람의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우물에 익사를 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살인한 후 우물에 버린것.그 점을 수상히 여긴 그는 자신의 상관인 정별감에게 고하고, 골치아픈 사건임을 감지한 정별감은 그를 바람막이로 내세운다. 자의는 아니나 사건을 맡게된 채윤은 그 특유의 뚝심과 영민함으로 학사들이 알수 없는 문신을 몸에 새겨 그 사건이 단순한 살인이아닌 연쇄살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일이 심각해지자 정별감은 알듯 모를듯 학사들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는 소이라는 무수리의 치정살인으로몰아가려 하지만, 다른 사건이 터지면서 그점은 수면 아래로 들어가 버렸다. 수사가 진행 되면 될 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그 이유는 자신을 도와주는 것 같던 성삼문, 정인지, 이순지, 가리온 등의 주변 인물들의 알지 못하는 방해와 그가 캐어 들어가기에 너무는 거대한 상대 배후 새력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그의 호기심과 두려움 없는 수사 활동에 제동을 걸기 어려운 것을 느낀 주변 인물들은 차차 자신들의 비밀을 폭로하며 사건의 진실 속으로 그를 안내한다. 비밀의 중심에는 한글 창제에 대한 그들의 노력과 그 것을 파괴하려는 세력의 싸움이었고, 그 싸움의 승리는 아직 요원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이 향한 업적과 희생들을 볼 수 있었다. 단지 소설로 치부하기엔 우리의 역사가, 훈민정음이 가진 큰 뜻이 눈을 가리고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 뜨거운 것이 올라 왔다.

연휴의 시작이라 그런지 극장안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살 떨리는 그들의 만남을 축복해 주려 모여 들었다. 박해일과 김혜수 누구나 그들이 만났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영화를 보러 갔으리라. 게다가 팜므 파탈 적인 그녀의 치명적 매력 아래 어떻게 그가 무너져 가는가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 하면서 기대를 가득 안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한 마음으로 조승우와 신민아를 버리고 택했었다. 그런데 뭐가 문제 였을까? 그들의 연기가? 아니면 연출이? 그것도 아니면 원작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홍보에 과잉으로 인해 나의 감각이 무더져 그런 것일까? 뭔가 부족하고 산만하고 질척 거리는 이 느낌은 뭐란 말인가! 내가 최근에 본 한국 영화 중에서 청연 이후로 느끼지 못했더 이 이상야릇한 감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참고로 스포일러가 되기 싫지만 이 영화를 기대감 만빵 하며 보러가는 이들을 막기 위해 자체 했음을 강조한다.

 

예고를 보며 김혜수가 얼마나 치명적이기에 시대에 맞서게 하는가에 대해 이상한 쾌감을 느끼며 극장에 들어 섰다. 완벽에 가까운 1930년대 후반의 경성의 화려하고 현란한 무대 위에서 단연 로라라는 이름을 가진 김혜수의 앞에서 해롱 거리는 해명은 같은 여작인 내가 봐도 그러했다. 그 환상적인 뒤태는 옷의 색깔이 검은색이 라서가 아니라 타짜 때의 김혜수 보다 훨씬 섹시했다. 그 심장을 두드리는 음악에 맞춰 춤을 췄던 로라는 숨 고를 세도 없이 매혹적인 노래로 좌중을 앞도 하였다. 그런 그녀를 가지기 위해 해명은 일본인 친구 검사와 작당을 하고 그녀의 오빠를 고의 적으로 납치 하여 그녀와 안면을 트게 되었다.

처음 부터 헤벌레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안 그녀는 몇 번을 그렇게 튕기다 그의 능청 스럽고, 끈질긴 인력에 넘어가게 되었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여느 연인 처럼 행복한 그에게 어느날 폭탄이 날아 왔다. 그 유명한 도시락 폭탄을 자신도 모르게 조선총독부의 심장에 박아 넣은 것이다. 너무나 황당하고 놀란 그는 당장에 달려가 그녀에게 사정을 묻으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도주한 상태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그는 그녀를 찾아서 나서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와 그녀의 두번째 만남. 멜로에서 스릴러까지 그들은 위대했다. 역시나 가난한 나에게 영화관 보다는 책이 먼저 다가왔다. 영화에 대해서야 새벽에 우리의 문을 종종 두두리니 그만두고 책으로 넘어갈까 한다. 딱히 이것이 원작이라기보다 아마 시나리오로 보시는 편이 더 나을 듯 하다.

 

1999년 질척한 비와함께 토막난 사체가 발견된다. 허나 기이하게도 그 토막난 사체는 부검결과 각기 다른 사람의 신체였다. 첫 시체부터 연쇄살인을 연상케하는 전조였다.

조형사는 단순한 살인을 넘어 뭔가 다른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피해자의 주변을 파헤치던 도중 채수연이라는 신비한 여성을 만나게 된다.

청초한 모습과 다르게 그녀의 직업은 박물관 유물복원이다. 유물을 복원하려면 사람의 인체에 대해서 소상히 알아야 한다는 점을 들어 조형사의 파트너인 오형사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조형사는 왠지 그녀가 피해자인 것만 같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사체들은 넘쳐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고, 그의 짐작대로 그녀의 집에 괴한이 침입하고 그는 공포에 질린 그녀의 표정을 보며 그녀가 범인이라는 생각을 접어버린다. 오히려 그녀의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김기연이라는 남자를 의심한다. 허나, 그도 신문을 끝낸 뒤 또 다른 사체와 뒤섞여 발견된다.

 

우린 아직도 그녀가 돌아오길 바란다. 이렇게 차고 넘치는 여배우들 속에서 우리가 그녀를 아직도 원하는 이유는 그녀처럼 눈빛이 영롱하게 살아있는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토록 기다린 고현정이 돌아왔을 때 그녀의 빛은 아직도 죽지않고 살아있었고, 그 빛을 우린 심은하에게서도 발견했다.때문에 그녀가 출현한 마지막 작품이라고할 수 있는 그녀의 신비에 가득한 이미지의 극대화를 보여준 이 영화는 어떤 스토리로 우리를 농락했다고해도 용서가 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