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와 하나됨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모르는 부분은 아니였지만 평소 생활하다보면 그리스도와 같이 죽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와 같이 살아나고 승천하고 승리하고 고난받고 재림에까지 참예함에 대해선 그리 생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생각한다고 해봐야 죽음과 부활, 승리까지가 대부분이다. 그 뒤에 오는 고난이나 재림의 영역까지 참예한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리스도의 죽임이 우리의 죽음이라는 부분에서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이해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철저한 죽음. 그것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고 확실히 말하고 있었다. 자신이 어려워하는 부분, 즉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힘들어 하는 것도 모두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자가의 죽음 앞에서는 그 어떠한 문제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이 결론이긴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의 믿음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 또한 넘어지는 걸 보면 말이다. 물론 결론은 십자가지만 그게 나의 입장에서 다가갈 수 없는 일이기에 힘든 것 같기도 하고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요한복음 묵상 중에 예수님이 고난 받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을 따르는 길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8:32) 이 말씀을 보면서 진리를 제대로 알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진리를 안 후에도 고난이라는 자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3주차에 본 영상을 통해서도 그 고난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영상을 통해 내가 그 사람들과 같이 고난을 받는다면 나는 어떤 고백을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해보았는데 부끄럽게도 주님을 따라가겠다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것은 아마도 내가 철저히 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십자가의 죽음은 주님이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것뿐만 아니라 우리도 그 안에서 죽는 것이었는데 나는 나의 전부를 죽이지 못했다. 아직도 내가 원하고 바라고 취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아마 처음에 얘기한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에 참예 한다면 예수님과 같이(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 해도 그저 황홀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그와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공중의 권세 잡은 자와 맞닥뜨려도 겁날 것 없을 것이다. 승리하는 삶을 살 것이고 만약 낙심되는 일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 지길 더욱 간절히 바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항상 방법론적인 걸 찾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고 그것을 통해 어느 위치에 도달하려고 한다. 그러나 에베소서를 통해 다시 깨닫게 되었다.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라고 고백했던 바울을 보면서 모든 면에서 뛰어 났으면 뛰어났지 작지 않은 바울의 고백이 어디에서 나올 수 있나 생각하면서 하나님이 바울에게 부어주신 은혜였음을 묵상하게 되었다. 결국엔 자신이 낮은 자, 할 수 없는 자 라는 고백이 아닌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함을 묵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