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살으리라>는 책 소개에 최영배 비오 신부의 단상집으로 소개했지만 마지막장까지 읽은 소감은 삶의 깊은 성찰을 통한 글들을 엮어 만든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동안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에 대한 해답을 얻고, 아팠던 마음이 치유되고 고민하던 것들에게 대한 해답을 얻게 되었다. 저자의 글들은 영혼의 떨림을 주었고 곱씹을 수록 가슴에 새겨졌다.

인생이 힘든 이유는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을 좇아가고, 명예와 권력을 좇아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자기 보다 더 많이 가진 자들과 어울리기 위해 애를 쓴다.비슷한 정도의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끼리 어울리며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따라 가난한 자, 약한 자는 주류 세계에서 더욱 더 소외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사회 계층이 형성된다. 최영배 신부는 이러한 세태에 대해 나즈막하게 일침을 가한다.

"위로 쓰는 돈은 아첨이며, 수평으로 쓰는 돈은 유희이며, 아래로 쓰는 돈은 사랑입니다"(42쪽)

"물은 수평으로 흐르면 에너지가 생기지 않지만 수직으로 떨어지면 에너지가 발생합니다<중략> 수평적 인간관게는 옆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에너지를 만들 수 없으며 빛을 켤 수도 없고 희망 또한 기댈 수도 없나이다."(150쪽)

"사람들은 어차피 내려와야 할 산을 기를 쓰고 오르려고만 합니다"(62쪽)

인간의 탐욕적인 면은 인간관계에서도 드러난다. 내가 못이룬 꿈을 자식이 이루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내가 이웃들에게 베푼 만큼 받기를 기대한다. 또한, 사랑하는 이를 내 안에 가두려고 한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이의 자유를 통제하려 든다. 이러한 탐욕적인 마음은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 그래서 삶이 고통스러워진다.

 

모든 인간은 기대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단지 사랑의 대상일 뿐입니다. (10쪽)

이 세상은 아무리 강한 자이더라고 자신이 뿌린 씨앗의 열매를 자신이 거둘 수가 없나이다.

부모가 뿌린 씨앗의 열먀는 자식이 거두고

자식이 뿌린 씨앗의 열매는 그 자식이 거두어드리나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관계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146쪽)

저자는 자연의 이치를 비유하여 삶과 사랑, 존재의 가치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인간의 이기심이 이치를 거스르고 있기에 인생이 삶이 고통스러워지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최영배 신부는 행복해지는 길에 대해 단상집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무는 자신의 그늘에서 쉴 수 없습니다 <중략> 우리는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야 하나이다.남편은 아내의 그늘이 되어야 하고 아내는 남편의 안식처가 되어야 하나이다. (161쪽)

세상이 바뀌어서 내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서 세상이 행복한것입니다.(120쪽)

이 책의 저자 최영배 신부의 말처럼 서로의 그늘이 되어주고 내 자신부터 바뀐다면 세상을 좀 더 따듯하고 더불어 행복해지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그늘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아이를 재우기는 쉽지 않다. 놀고 싶은 아이는 부모에게 이것저것을 요구한다. 신화로 만나는 우리 아이 별자리 동화 세트는 아이를 잠자리에 일찍 들게 만든다. 4살 아이를 재우기 위해 침대에 뉘여 읽어 주었더니 옆에있던 4개월 아이도 엄마의 책 읽어주는 음성을 듣고 먼저 잠속에 빠진다.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양자리는 태양이 지나는 길에 있는 12개의 별자리 중 첫번째 별자리인 양자리는 계모의 모략으로 위험에 빠진 왕자와 공주를 구한 황금양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별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3월 21일~4월 20일까지 태어난 사람은 양자리이며 창의적이고 모험심이 강하다고 한다.

에우로페를 보고 한눈에 반한 제우스는 하얀 소로 변신해 그녀를 등에 태우고 섬에 데려와 프로포즈를 했다. 에우로페는 제우스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제우스는 자신에게 몸을 빌려준 하얀 소가 고마워 별자리로 만들어준다. 재미있게도 에우로페(Europa)가 소를 타고 다닌 지역을 그녀의 이름을 따서 유럽(Europe)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4월 21일~5월20일에 태어난 사람은 황소자리로 차분하고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형제의 우애를 담은 쌍둥이자리(5.21~6.21)는 영민하고 이해심이 많으며, 헤라의 질투심에 희생된 게를 위해 만든 게자리(6.22~7.22)는 꼼꼼하고 사려가 깊다고 한다. 사자와 싸워 승리한 헤라클레스의 공적을 알리기 위한 사자자리(7.23~8.22)는 용감하고 통솔력이 뛰어나며, 지하의 신 하데스를 따라 지하세계로 가서 석류를 먹어 집에 돌아가지 못한 페르세포네는 엄마인 땅의 여신 데메테르의 기도로 반년간 별자리가 된 처녀자리(8.23~9.22)는 논리적이고 관찰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처녀자리는 별자리 중 두번째로 큰 별자리이기도 하다.

<이토록 아찔한 경성>은 우리의 근대사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이다. 일제 식민지 시대라고 하면 억압당하고 수탈당하는 아픔의 역사라고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중세의 가치관과 근대의 가치관이 충돌하고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고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하고 새로운 음악이 들어와 사람들의 가슴을 달래주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던 것이다. 모던보이, 모던 걸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신사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싶어했던 사람들....또한 남성이 아닌 존재로 있었던 여성이 여성으로서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시대만큼 사람들의 욕망 또한 커지기 시작한 시대였다.

이 책은 광고, 대중음악, 사법제도, 문화재, 미디어, 철도건설 총 7개의 분야를 통해 이 시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는 각 장마다 '만약에' 라는 인터뷰 형식의 글이 있다. 식민지 시대를 거치지 않았다면 즉, 일본이 침략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자발적으로 근대화를 이뤄냈으며 더욱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은이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지 않았더라도 역사의 흐름이 근대화를 맞이하기에 무르 익었음이다. 또한 해방 후에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기에 친일 세력이 집권층이 유지했고, 일본이 조선을 수탈한 역사를 가지고 조선의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한반도에 거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장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책을 덮은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장은 광고,대중음악, 문화재, 철도건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시대에 광고가 뭐 그렇게 발달이 되었을까 생각되지만 그 당시 혁신적인 광고들이 매체에 실렸다. 바로 1922년 5월 25일에 게재된 '현대 신사의 일일'이라는 광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어느 직장인의 하루를 묘사한 광고로, 10여군데 회사가 연합해서 광고를 냈다.이 광고는 신사의 하루를 상품의 이야기로 엮어서 재미있게 그려냈다. 당시 사람들은 신사 명단에 오르지 않았지만 '신사이고 싶다'라는 욕망이 있었다. 광고 기획자는 당시 사람들의 욕망을 제대로 건드렸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광고는 조선연초의 신축 낙성 축하 광고이다. 이 광고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그렸다. 당시 여성들은 공개적으로 담배를 피우지 못했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담하게도 흡연 여성의 그림을 그린 것이다. 이 때 남자들은 흥분해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이 시대에 여성들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광고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다니 흥미롭다.

트로트가 탄생된 시기이기도 하다. 트로트가 지금은 조금은 촌스러운 노래이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세련된 노래였다고 한다. 가사가 지금 들으면 신파이지만 그 당시로서는 굉장히 혁신적이었다고 한다. 권선징악, 즉 중세이념이 팽배했던 시절에 '우리 정말 슬퍼요, 우리 정말 힘들어요, 절대로 안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이 모던한 거라고 한다. 모던도 시대마다 달라지니 참 재미있다.

트로트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는 단조이며, 음계는 '라시도미파' 5음계라고 한다. 이 비슷한 음계가 일본의 전통 음계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음악학자들은 이 음계가 일본에서 성립되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한때 트로트가 탄압 받기도했다. 하지만 트로트는 이제 토착화 되어 와사비 냄새가 아닌 된장 냄새가 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 의견에 공감이 된다. 트로트가 70여년 간 한국적으로 변화했다. 처음에 일본의 엔카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제 한국의 정서를 담는 한국문화가 되었다. 이제와서 왜색이라고 배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침략기에 문화재 유출이 많았다. 이를 지켜낸 분이 간송 전형필 선생이다. 간송은 대학교 3학년 때 현 시세로 6천억원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이 재산을 우리나라 문화재를 지키는데 사용했다. 간송이 지켜낸 문화재는 <훈민정음 해레본>을 비롯해 겸재 정선의 <문암관일출>,청자상감운학문매병,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첩, 고려청자 등이 있다, 간송 선생은 문화재 보는 안목이 뛰어 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수집한 문화재들은 보물급이라고 한다. 그래서 간송미술관 소장품을 빼놓고는 한국미술사를 말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이 학자들 사이에 있을 정도라고 한다. 간송 선생은 아마도 하늘이 내려준 보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 장을 읽으면서 간송 미술관에 가고 싶은 욕구가 솟구쳐 올라왔다.

'기차' 하면 낭만적인 여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일제시대 때 개통된 철도들은 선조들의 피와 애환이 뿌려진 곳이다.일제 시대에 경인선을 비롯해,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 등이 개통되었다. 경인선은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경부선부터는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 철도 건설을 위해 많은 조선의 장정들이 동원되어 강제노역을 했다. 그것도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그래서 일은 일대로 하고 빚은 빚대로 지게 되었다. 이에 항의한 사람들은 처형당했다. 또한 강제 노역을 피해 도망친 사람들은 고향을 등지고 떠돌이로 살아야 했다. 그래서 논에 추수할 곡식들은 썩었고 이들은 배고픔에 굶주려야 했다. 철도 건설로 많은 조상들이 눈물을 흘려야 했으며 그 위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반면에 철도 건설로 조선인들의 시간 개념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 전에는 2시간 단위의 시간 개념이 지배했지만 기차는 정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1시간 단위인 시간 개념이 생기게 된다. 또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하루면 여행할 수 있다. 시간의 개념이 달라지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변화였을 것이다.

철도에서는 조상들의 피와 땀이, 기차에서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이 자행되는 철도....하지만 당시 열차를 타고 피서도 가고 수학여행도 갔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일본이 조선을 침입하지 않았더라면....조선이 자주적으로 근대화를 이뤘다면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쓰여지고 문화는 얼마나 발전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이룰 수 없는 바람으로 가슴이 저며왔다. 일부 일본 정치가들은 조선 수탈의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망언을 일삼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들려올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체증이 밀려온다. 조선은 독립되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이 침략의 역사에 진정한 마무리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