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 제이, 샤나, 페프, 이브, 질, 키아라, 위스, 라피스, 라판, 모나, 켈리 ...

공주님의 이름이라고 생각한 당신, 틀렸다!

바로 사랑스러운 나고의 아기 고양이들의 이름이다.

이렇게 귀엽고 러블리한 이름을 붙여주는 주인의 마음을 알긴 할란가요?

 

이 책은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마치 고양이가 쓴 책 같다. 자기 마음이 어떻다드니, 샤워는 하기 싫은데 하고 나서 털을 말릴 땐 기분이 좋다드니, 우아하게 빛나는 털이 자기한테 잘 어울린다드니, 주인님은 밥을 주니까 좋다드니, 손님에게 애교 부리는 것은 크레페 때문이라드니,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쪘다고 고민하는 녀석도 있고.. 어디에서건 이렇게 많은 고양이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 와.. 없다. 이 책,『나고의 아기고양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 나고>에 이은 두 번째 고양이 책이다. 신선한 소재만큼 반향이 컸던 첫 번 째 책 발간 이후 거기 나온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그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열렬한 기대에 부응하여 나온 책이다.

 

나고라는 마을은 실제로 존재할까? (글쓴이는 아는데 안 가르쳐 주기로 했단다. 하하) 왠지 이름만 들었을 때는 나고야 라는 일본의 지명이 생각나면서, 일본의 어느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틀린 추측이다. 글쓴이 말에 따르면, 나고라는 마을은 지중해에 위치하고 있다.  인간과 고양이가 살아가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족한 마을이다.

 

이 책은 76마리의 (이렇게 표현해도 되나? 76 분의 고양이, 라는 표현이 이 책엔 더 어울린다!) 고양이들과 그들의 주인이 오손도손 살아가는 이야기가 옅은 갈색빛 수채화 같은 그림들로 기록되어있다. 만화책같지만, 옴니버스 식으로 소개된 고양이들의 이야기이다. 재밌고 웃음을 주는, 따뜻한 나고의 마을 고양이들 이야기. 그들의 습성을 소개하고, 귀여운 점을 콕콕 찍어 놓은 일러스트가 사랑스럽다. 마지막 부분엔 스티커도 달려있는데, 역시 수채화를 풀어놓은 것 처럼 작고 아름다워서 다이어리에 붙일 용도로 잘 쓰고 있다. 고양이들을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런 책을 지을 수 있었던걸까? 글쓴이의 고양이에 대한 사랑과 판타지에 대한 사랑이 동시에 느껴지는 책이었다.

독특한 표지의 이해하기 쉬운 철학책이다. 소설도 에세이도 아닌 철학서가 이렇게 두껍다면 거부감이 있을 법도 한데,안 쪽의 디자인이라든가 표지 디자인이 예뻐서 보자마자 관심이 갔고, 내용 또한 10개의 인생 주제를 나누어 [철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에  관해 이야기 하는데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좋았다. 나이가 들어도, 나이값 못 하고 잔걱정과 우울증이 많고 쉽게 마음을 다치는 나에게 이 책은 뭔가 인생에 대한 큰 지평을 열어주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이는 단순히 숫자일 뿐, 인간적인 성숙은 책을 통해 온다는 말이 있나 보다. 인생에 대한 시각을 더 크고 넓게 열어주는 책, 이 책은 그런 경험을 제공해 준다.

 

1장에서는 인생의 속도를 늦추는 일, 그것을 단순함이란 주제와 연결시켜 그것에 대해 말한 철학자인 에피쿠로스, 샬럿 조코 벡
의 소개를 하고 있으며, 인생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서로 토론하고 나누었던 흥미로운 실천사항들을 이야기해준다. 이 책 자체는 철학서로 분류되지만, 여러 그룹의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얻은 자료라는 점에서 왠지 정신과의 집단 치료라든지 토론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인생을 느긋하게 살기 위해서는 음악을 듣고 흥얼거리기, 소설과 명언, 시를 낭독하고 쓰기, 읽고 말하기, 보고 생각하기, 몸으로 철학하기 같은 일들이 있다. 별 것 아닌 일들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따라해보면 정말 시간이 천천히 감을 느낄 수 있다. 한 자 한자 글씨를 낭독하는 그 순간에는 정말 시간이 느리다. 이 세상에 이 책과 나만이 존재하는 듯한, 뭔가 중요한 시간과 개념이 나를 관통하는 듯한 느낌.. 편안함이 이렇게 쉽게 찾아오는 것을, 우리는 너무 먼 곳에서 편안함을 찾는다. 물질이 많을 수록 편안해 질 것이라는 생각은 오류인데,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기에 뭔가 남겨 놓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고, 그런 욕구가 커질 수록 편안해 지기는 커녕 더욱 복잡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2장에서는 의사소통에 대한 주제이다. 남과의 의사소통이 아닌, 자신과 의사 소통이 잘 되는가 .. 에 대한 이야기. 이렇게 내면을 향하는 이야기들은 사회에서는 쉽게 나누지 못하는 이야기이다. 도를 아십니까? 란 사람들도 아니고... 이렇게 책을 통해서 내면의 소리를 듣고, 나의 개성과 창의성에 대해서 소리를 들어보고, 가능성과 기쁨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시끄러운 세상의 소리를 피해 순수하게 나로 돌아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딱 보고 첫 눈에 좋은 책임을 알았다. 21인의 멘토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가 너무나 생생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책을 보면, 중간 쯤 펼쳐서 읽은 다음 처음으로 넘어가는데, 중간 쯤 펼쳐진 곳에 있던 영철버거의 이영철 CEO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영철버거, 대학생 때 주린 배를 채워주던 (!?!) 고마운 존재이다.^^ 유명한 CEO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게다가 친근하기 까지 한 그들이었다. 드라마 작가, 영화 평론가, 정신분석 전문의에서부터 부부여행가, 국회의원, 축구해설가, PD, 방송인, 경제학자, 영화감독 등 자신의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잘 나가는 전문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아- 어떻게 이렇게 멋진 직업의 그들만 데려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현 시대는 전문가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는 시대라는 생각이 살짝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나 어떠한가. 그들이 전문가라고 해서 지금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 그들은 적어도 20대를 치열하게 살았기에 20대에게 멘토링할 수 있다. 20대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나는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소중하기만 했다.

 

그들이 풀어놓는 실패담은 더욱 와닿는다. 뭐든 잘 할 것 같고, 뭐든 성공했을 것만 같은 그들이 사실은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고, 좌절했고, 주저앉았다는 것은 마치 고백처럼 내밀하다. 힘든 순간마다 그들 곁에는 그들을 지켜준 책이 있었다.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그러지 말라고 충고해준 자신의 영원한 우상, 책들을 그들은 가지고 있었다. 나는 과연 그런 책을 가지고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 본다. 재미있게 읽은 책 말고, 스릴있었던 책 말고, 나의 가치관을 정립시켜주는 책을 나는 발견했었던가?  그렇다, 나도 그런 책이 한 두권 쯤은 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다행이라 생각한다. 비록 불후의 명작이라고 일컬어 지는 유명한 책은 아니지만, 분명 내 인생의 이정표가 되어준 몇 권의 책이 있었다. 독서를 통한 인생의 첫 걸음, 주변의 멘토링이 없다 해도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친구를 얻을 수 있고, 친절한 조언자를 얻을 수 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