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아 라일런트 작가의 작품은 이번 책이 3번째다.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 그리운 메이 아줌마]에 이어 최근에 나온 멋진 친구들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녀의 작품이 좋은 이유는 어떤 일에 대해서든 긍정적인 시각이 드러나고 삶에 대한 애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그랬다.
등장인물이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었지만 말도 못 하고 손도 없는 종류도 서로 다른 동물들끼리의 우정과
새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엿볼 수 있었다.
코나는 래브라도종으로 파라다이스가에 있는 5학년 선생님 집 거실에서 태어났다. 은퇴한 생물학 교수인 앨버트 교수님의 이웃 가운데 한 사람이 교수님에게 자신의 여동생의 아들의 담임 선생님 집에 래브라도 강아지 12마리가 태어났다고 말해주어 교수님이 그 집에 찾아가 코나를 데려왔다.
코나가 왔을 때 교수님 집에는 그웬돌린이라는 소라게가 있었다. 그 둘은 금세 친구가 되었다. 교수님께서 늘 산책을 가는 구스베리 공원에서 스텀피라를 청설모를 코나가 사귀고 코나는 밖에서 있었던 일을 늘 그웬돌린에게 이야기했다. 친한 친구인 스텀피가 새끼를 낳고 며칠 지나지 않아 큰 우박이 떨어진다. 그웬돌린과 코나는 새끼들과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을 스텀피 걱정에 모험을 감행한다. 교수님이 잠든 사이 코나는 스텀피를 찾아 나서는데...
p46
"코나, 이 세상을 살다 보면 혼자 감당해야 할 일들이 있는 법이야."
그웬돌린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믿음이 간다.
p47
"~그리고 한 가지 말해주자면, 친구. 아이를 낳는 것은 매우 사적인 일이야. 신성한 일이기도 하고. 내겐 기도하는 것만큼 사적인 일이었어."
p52
스텀피는 갓 태어난 아기들의 엄마가 되는 일이 무척 힘들다는 얘기도 했어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도, 즐거움을 좇아 탐험에 나설 수도 없다고요. 스텀피가 둥지를 비울 때라고는, 나무 그루터기에서 솔방울을 뽑을 때나 근처에 묻힌 도토리를 파낼 때뿐이었어요. 그러고는 급히 집으로 돌아가야 했지요. 아기들이 깨어나 젖을 달라고 울 테니까요. 스텀피는 누군가에게 그토록 필요한 존재라고 느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피곤함을 느껴본 적도 없었지요.
스텀피가 새끼를 낳고 나서 깨달은 것. 육아가 힘들지만 이겨낼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느낌때문일 것이다.
p107
그곳엔 아직 생명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어요.
얼음 폭풍이 몰아친 후 며칠 뒤 코나와 앨버트 교수님이 구스베리 공원에 갔을 때 여전히 잔해들이 공원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것을 보고 코나가 느낀 감정들이다. 작가의 삶에 대한 희망, 긍정적인 자세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p150
자연이 가진 놀라운 진실 가운데 하나는 문제들이 거의 언제나 예정된 때에 풀리게 되어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거의 언제나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누군가가 꼭 필요한 때에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160여쪽에 걸쳐 펼쳐진 코나와 그웬돌린, 스텀피와 박쥐 머레이의 감동적인 이야기. 길지 않은 책이지만 이야기에 빠져 금세 읽어버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