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란 경제현상에 관한 연구이고, 물리학이란 물리현상에 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무엇에 대한 것인지 알수 있다. 그러나 철학이란 무엇을 연구하는지 그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 학문의 대상은 결코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철학자란 항상 고독하며 심각하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갈망한다고 어둡게 여겼다. 소크라테스는 악덕한 부인덕에 철학자가 될 수 있었다는 말에 힘든 상황에서만 무언가를 돌아 볼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하루 자신의 소신을 갖고 삶을 의식하며 산다면 누구나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유명한 철학자들이 남긴 명언들을 넣지 않더라도 상황에 맞게 내 주장을 펼치고 상대방을 유쾌하게 웃길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나는 유머러스한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될려고 심각한 상황에서 농담을 했다가 민망을 당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 나름대로의 인생철학이다. 그런 인생을 먼저 사신 분을 만났다.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상대방을 웃길 수 있는지, 자신의 신념이 무엇인지...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을 읽고 과연...... 유쾌한 행복파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사람은 왜 사나? 살라고 태어났기 때문에 산다. 어떻게 살면 좋을까? 행복하게 살면된다. 이것이 나의 인생철학의 전부다.(p.338)]
제일 먼저 1957년 [마산일보]에 낸 구혼광고가 눈에 띄었다.크게 웃으면서 나도 모르게 응모자격을 보게 되었다. 삶에 농을 가지고 있다면 평생 즐겁지 않을 수 없다. 만약 2008년 요즘에 나온 광고였다면 응모도하고 한번 만나도 보았을 텐데... 아쉬워진다.
전시륜 철학자의 담고 싶은 부분은 <루마니아의 효성 심청이>편이었다. 루마니아로 출장을 갔는데 통역을 맡아줄 스물다섯살의 미레라를 알게된다. 그녀는 키 178센티미터에 얼굴도 예쁘고 능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착해 저자를 친아버지처럼 대접했다. 전기히터를 장치해 주고, 약수를 챙겨주고, 음식이 입에 맞지않을까 고추장과 김치를 사다주고 지극한 효성을 보여 심청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고마워서 선물을 해주려했지만 그러지도 못해 상공회의소에 돈을 150달러 맡기며 그녀의 이름으로 증권을 사주라고 부탁한 것이다. 거래처의 친절로 받아드릴 수 있었지만 마음을 움직여 증권까지 사준 그의 인생철학이 사람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어떻게든 고마움의 표현을 확실하게 하여 당신은 내게 중요하고 고마운 사람이라는 마음을 주어 내곁을 떠나지 못하게 만든점에 인상 깊었다. 그후 그녀는 저자의 양녀가 되었다. 더욱이 가족들에게 심청이 이야기를 했을때 모두들 웃으며 잘하셨다고 하는 말에 150달러를 아까워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이 밖에도 저자의 인생은 에피소드이고 유쾌한 농담이다.
접시닦이 아르바이트조차 넘기지 않고 사소한 모든 일들을 꼼꼼하게 기록하며 성실하게 사셨다. 평생 반을 함께한 아내를 단 한번의 만남으로 결정한 것은 그녀와의 편지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아내의 고운 마음씨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중요한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지킬 수 있었던 그의 철학, 유쾌한 행복론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사랑은 지금도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말이다.(p.315)
물을 알고, 고기를 알고, 낚시줄을 알고, 미끼를 알아라. 그러면 누구나 고기를 잡을 수 있다.(p.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