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아모리(polyamory)란 독점하지 않는 다자간 사랑. 비독점 다자 연애를 뜻한다. 두사람을 사랑하지만 파트너를 속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순한 '바람피우기'와는 다르다.

 

그녀의 성격은 싹싹하고 시원시원하다. 사소한 요구에 짜증한번 내지 않고 그녀를 소개시켜 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녀와 연인사이가 된 결정적 이유는 축구다. FC바르셀로나의 팬. 술을 마시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공통점으로 호감도가 높아진다. "덕훈씨는 한 사람만 사랑 할 자신이 있어요?"(p.29) 나는 당신을 독점 할 생각이 없다고 그러니 당신도 날 독점하지 말아달라는 매력적인 그녀, 인아를 얻기위해 아니 그녀를 독점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끊임없는 설득으로 결혼을 한다. 그러나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나! 그녀는 폴리아모리란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남편에게 말하며 그와 결혼을 하겠다고 그러나 남편과는 이혼을 하지 않겠다. 왜? 둘다 사랑하니깐. 그렇게 평일과 주말로 나누어 두집 살림을 하는 인아.그리고 그녀의 남편 덕훈, 인아의 생각을 존중하고 따르는 재경. 3명이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는 그들의 대화를 통해 '그래 그럴수도 있겠구나.' 고개를 끄떡이며 술술 읽어나가게 이야기 하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거짓말도 믿으려 한다지만 자신의 기치관의 혼란을 겪으면서 까지 아내를 따라갈 수 있는지, 더욱이 아빠둘 엄마하나의 아이를 받아드리고 이민을 결심하는 엄청난 결말은 서로 다를 뿐이고 누가 옳고 그른 것은 아니며 생각의 차이를 받아드리면 둘은 아니 그들은 서로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 잣대로 평가 하자면 한 사람을 사랑하고 알아가려면 평생을 걸려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점에서 다른 사람까지 사랑하는 일은 벅차다. 누구의 입장에 서도 이해가 불가능하다. 인아의 논리는 너무 이기적이고 얄미웠다. 덕훈은, 자신보다 그녀를 더 사랑하면 떠날 수 없는 것일까? 나는 상대방 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받는 상처가 두렵고 무섭다. 이혼을 하고 상대방에게 수많은 상처를 주려고 했을 것이다. 재경은, 그가 사는 방식에 대해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겠지...

 

그러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책 절반을 차지하는 축구 이야기 였다. 축구는 잘 모르지만 베컴, 호나우도, 지단등 그들의 이야기와 사랑, 인생을 축구경기의 적절한 비유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재밌었다.  영화도 보고싶다.

아내가결혼했다, 박현욱, 문이당

L의 싸이에 들어가면 사진과 그 사진 속의 인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적어 놓은 글들이 있다. 사진 속의 인물은 친구들 이거나 부모님, 동생, 언니 어쩔땐 학교 다닐때 담임 선생님이라 인상적 이었다. 
내 곁의 사람들을 보며 소중하다는 건 알고있으나 그 사람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많다는걸 막연하게 가지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진진하게 받아드리던 중 쟈핑와의 <친구>를 보게 되었다. 첫장을 폈을때 작은 어머니에 대한 글로 시작한다. 제목이 친구인데 왜 가족 이야기를 하고 있지? 의문이 들었지만 저자에게 친구란 우리 생각처럼 단순한 동갑내기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을 나누고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다면, 피붙이의 여부를 떠나서, 연령의 고하를 떠나서, 생존의 여부를 막론하고, 그리고 사람과  사물의 경계를 넘어서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한 없이 평범한 사람도 그의 친구가 되면 특별해 졌다. 친구를 대하는 그의 마음이 따뜻했기에... 자신을 친 자식 처럼 여기고 사랑해준 작은 어머니, (문화 대혁명 시기,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연을 보면, ’눈물을 흘린다’라는 문장만 읽어도 울컥한다.) 나의 스승이라는 친구의 아들 쑨한보, 아버지, 어머니, 멍왕푸 선생님, 작가들, 화가들, 평론가등 [인생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부단히 친구를 찾아다니는 과정이다.] 친구로 채워진 인생 이야기가 가득했다. 특히 저자가 힘들게 쓴 소설에 혹평이 끊이지 않을 적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 "아비를 속일 생각은 말거라. 이미 다 알고 왔다. 별 것 아닌 일을 일부러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고, 일이 생기면 두려워하지 말라 했다. 넌 아직 젊으니 좋은 경험을 한 셈 치고 이번일을 교훈으로 삼아라.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창창하지 않니?"(p.109) 마음이 훈훈해 졌다. 내가 어려워도 힘들어도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에 기쁘고 즐거운 일에 함께 웃어 줄 친구가 있고 지치고 외로울때 그 시간을 지켜준 친구라는 이름의 사람들이 생각이 난다. 

서로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편지로 이야기 하고 작품을 서로 평가하며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싼마오와의 우정 또한 잊지 못할 것이다. 만약 나도 평소에 좋아하던 친구를 만나기로 한 약속에 설레임으로 가득했는데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허망하다 원망하고 울고있겠지... 그 무엇으로 대처를 한단 말인가? 그러나 뜻밖의 답장은 눈 처럼 새 하얀 아껴두었던 편지지라는 것을 안 순간 마음이 아프지만 그녀를 보내야만 하는 사실을 받아드린다.

책을 읽는 내내 인생이 어찌 이리 애절하고 재미있는지, 사람이 어찌 이리도 소중한지 그와의 만남이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나를 알지 못하지만 나의 친구이다. 매일 만나거나, 가끔 부딪치거나, 저녁을 먹을때 공연을 보거나, 술을 마실때에도 내 옆의 사람들이 내 인생에 기꺼이 들어오도록 사소하게 흘려 보내지 않고, 찡그리는 눈썹까지도 보고싶다. 쓸쓸한 계절 <친구>로 나의 친구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

조금 아쉬운 점은 저자의 아내와 딸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내와 딸을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러기에 충분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러나 궁금한 것은 역시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