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받아본 게 얼마만일까? 「김병종의 모노레터」를 몇 장 넘기지 않아 그 생각부터 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쓴 글귀가 담긴 그 편지들을 받아본 것이 얼마만인지…. 책을 보면서 가슴이 벅찼던 것도 그 때문일 게다.
물론, 알고 있다. 이 책이 단순히 나에게 쓴 편지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리운 이여’라는 글자로 시작되는 편지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어찌하랴. 나를 부르는 것 같고, 나를 생각하며 쓴 글 같기만 한 것을.
나에게 온 편지는 모두 31통이다. 일정한 주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하나, 그것이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는 것일 테다. 단순히 편지를 받았다는 생각에 그리된 것은 아니다. 편지의 내용 때문이다. 김병종은 참 애틋하게도 편지를 썼다. 윤이상, 김용택, 박남준을 말하는 편지가 특히 그러하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뭉클거리고 만다. 삶을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알려주기 때문일까?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옛 고향 친구의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받아본 듯한 마음에 눈앞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쓸쓸한 편지도 많다. 잊혀지는 것들에 대한 편지가 그렇다. 헬런 권, 권대섭, 최명희, 정조문을 이야기하는 편지가 특히 그랬다. 이 편지는 삶의 쓸쓸함을 담고 있다. 함께 늙어가는 사람들만의 소중한 것을 말하기에 좋지만, 그 소중한 것도 우리가 떠나면 잊혀질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쓸쓸해지고 만다. 참으로 가짜들이 유명한 이 세상에서 그 진짜들이 영광을 맞이할 날은 언제일까? 읽고 있노라면 가슴이 왜 이리 허망해지는지… 소주 한잔 들고 싶은 심정으로 편지를 읽어야 했다.
편지 중에는 내 가슴을 뿌듯하게 해주는 것도 있었다. 유진규에 관한 편지가 그러하다.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해 지방으로 떠났던 유진규, 춘천마임축제를 만들어 기어코 그 괴력을 보여준 그의 소식이 담긴 편지는 유진규라는 인물과 일면식이 없는 내 마음까지도 벅차게 만들어준다.
아! 생각해보니 김민기에 관한 편지도 빼놓을 수 없겠다. 연극인으로 멋지게 돌아온 소박한 그 남자에 대한 편지 또한 나를 뜨겁게 만든다. 고통으로 얼룩졌던 처참한 기억의 동굴을 벗어나 이제는 훨훨 날아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은 나를 흥분시키고 말았던 게다. 책을 잡은 내 손이 뜨거워졌던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었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도 얼굴이 붉게 물드는데, 처음 편지를 잡을 때야 오죽했을까.
진솔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김병종에게 받은 편지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게다. 참으로 각박한 세상이다. 편지 쓴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못하는 세상이다. 좋은 편지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세상이다. 그런 때에 나온 이 편지, 진솔하고 아름다운 이것은 보물처럼 곱고 귀하기만 하다.
이 곱고 귀한 편지를 받아서 행복하다. 진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기쁘기만 하다. 「김병종의 모노레터」,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아주 오랫동안, 벅찬 마음으로... 편지를 받아본 게 얼마만일까? 「김병종의 모노레터」를 몇 장 넘기지 않아 그 생각부터 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쓴 글귀가 담긴 그 편지들을 받아본 것이 얼마만인지…. 책을 보면서 가슴이 벅찼던 것도 그 때문일 게다.
물론, 알고 있다. 이 책이 단순히 나에게 쓴 편지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리운 이여’라는 글자로 시작되는 편지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어찌하랴. 나를 부르는 것 같고, 나를 생각하며 쓴 글 같기만 한 것을.
나에게 온 편지는 모두 31통이다. 일정한 주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하나, 그것이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는 것일 테다. 단순히 편지를 받았다는 생각에 그리된 것은 아니다. 편지의 내용 때문이다. 김병종은 참 애틋하게도 편지를 썼다. 윤이상, 김용택, 박남준을 말하는 편지가 특히 그러하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뭉클거리고 만다. 삶을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알려주기 때문일까?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옛 고향 친구의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받아본 듯한 마음에 눈앞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쓸쓸한 편지도 많다. 잊혀지는 것들에 대한 편지가 그렇다. 헬런 권, 권대섭, 최명희, 정조문을 이야기하는 편지가 특히 그랬다. 이 편지는 삶의 쓸쓸함을 담고 있다. 함께 늙어가는 사람들만의 소중한 것을 말하기에 좋지만, 그 소중한 것도 우리가 떠나면 잊혀질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쓸쓸해지고 만다. 참으로 가짜들이 유명한 이 세상에서 그 진짜들이 영광을 맞이할 날은 언제일까? 읽고 있노라면 가슴이 왜 이리 허망해지는지… 소주 한잔 들고 싶은 심정으로 편지를 읽어야 했다.
편지 중에는 내 가슴을 뿌듯하게 해주는 것도 있었다. 유진규에 관한 편지가 그러하다.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해 지방으로 떠났던 유진규, 춘천마임축제를 만들어 기어코 그 괴력을 보여준 그의 소식이 담긴 편지는 유진규라는 인물과 일면식이 없는 내 마음까지도 벅차게 만들어준다.
아! 생각해보니 김민기에 관한 편지도 빼놓을 수 없겠다. 연극인으로 멋지게 돌아온 소박한 그 남자에 대한 편지 또한 나를 뜨겁게 만든다. 고통으로 얼룩졌던 처참한 기억의 동굴을 벗어나 이제는 훨훨 날아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은 나를 흥분시키고 말았던 게다. 책을 잡은 내 손이 뜨거워졌던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었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도 얼굴이 붉게 물드는데, 처음 편지를 잡을 때야 오죽했을까.
진솔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김병종에게 받은 편지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게다. 참으로 각박한 세상이다. 편지 쓴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못하는 세상이다. 좋은 편지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세상이다. 그런 때에 나온 이 편지, 진솔하고 아름다운 이것은 보물처럼 곱고 귀하기만 하다.
이 곱고 귀한 편지를 받아서 행복하다. 진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기쁘기만 하다. 「김병종의 모노레터」,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아주 오랫동안, 벅찬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