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에 새장 하나가 있었습니다....어느 날 직박구리 새끼 한 마리가 그 안에 넣어졌습니다. 직박구리는 좁고 어두운 곳에 넣어진 것이 싫어서 파닥파닥 퍼덕였습니다. 새장은 재빨리 '파닥거리면 안 돼'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직박구리는 계속해서 퍼덕거렸지만 결국 지쳐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엄마를 부르며 울었습니다. 새장은 다시 '울면 안 돼'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문득 새장은 '하하, 내가 선생님이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직박구리는 선생님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매일 얌전하게 선생님의 뱃속에 있지만 더는 처다보기도 싫어서 늘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행여 선생님이 떠오르면 기분이 안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그 직박구리는 이레 동안 좁쌀 한 알도 얻지 못했습니다. 모두 직박구리를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배고픔애 지치고 지친 직박구리는 주둥이를 뻐끔뻐끔하다가 죽어버렸습니다...그 다음에 온 직박구리 새끼도 상황은 똑같았습니다. 단지 죽은 원인이 조금 달랐을 뿐입니다...-새장 선생과 후 쥐 중에서

...나는 농업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의 내 일기를 공개한다. 어차피 나는 글씨도 문장도 서툴다. 나와 마찬가지로 진심으로 일에 매달렸던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일기는 정말로 재미없고 짜증이 날 것이다. 지금 내가 다시 읽어보아도 정말로 의욕도 없어 보이고 무성의한 기분이 드는 곳이 많이 있다. 마치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지방 소개처럼 정말 엉터리에 꾸며낸 듯해서 싫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내 일기는 사실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우리는 공상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이다. 하지만 현실의 일은 모두 이렇게 소소하다. 그리고 그 일에 성실하다 보면 생각할 일들이란 모두 이렇게 소소한...아니, 소소하다기보다는 촌스러운 시골티가 나게 된다...나는 비뚤어진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아버지와 둘이서 일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일하는 부분을 읽는다면 분명 나를 경멸하게 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는 그런 자식들을 때려주고 싶다...-어는 농업학교 학생의 일기 중에서

 

...성경은 기독교의 경전이다...그 책에서는 천지창조부터 시작해서 인간과 문명의 발생과 타락, 민족과 제국의 흥망성쇠, 선인과 악인의 대결, 죄악의 심판과 구원의 희망 등 수많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그 이야기들은 마치 공상소설이나 영화처럼 허구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 역사의 무대에서 실제로 벌여졌던 사건과 인물들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은 기독교의 경전이자 동시에 역사의 기록물이기도 하다...

...성경에서 서술되는 내용들은 다른 역사서들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비역사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성경을 읽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그것에 내재되어 있는 바로 이 역사성과 비역사성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 역사, 인간-이것이 성경의 주제이자 핵심이다. 그래서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다룬 제1장에서부터 시작해서, 야곱과 모세, 여호수아와 사사들, 사울과 사무엘, 다윗과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인물들에 대해서 차례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