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집 나간 자존감을 찾아준다"

저자의 표현에 웃음이 난다. "책 읽고 글 쓰는 20년차 방송작가"의 면모가 제목부터 목차, 책 구석구석 가득하다. 절대 어려운 말로 지치게 하지 않고 술술 읽힌다. 글 좀 쓰는 동네 언니가 잘난 척하지 않고 한 번 써보라고 진심으로 격려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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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감정을 치유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좋은 도구인 글쓰기. 그 좋은 걸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배운 걸 당장 해볼 마음을 먹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간단한 기록이나 메모부터, 서서히 글줄을 늘리는 사이, SNS로 소통해갈 때 언젠가 만나게 될 글쓰기의 즐거움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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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겠다는 다짐은 일단 글 쓰는 습관을 가진 후로 미뤄도 좋겠다. 우선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글쓰기 이전에 읽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가 어린 엄마들에게 특히 방해받는 일 중의 하나다. 그래서 하루 10분 독서를 시작으로 책 읽는 시간을 서서히 늘려가 보길 권한다. "하루 10분을 못 내겠어?" 바쁜 일에 자꾸 미뤄지는 이들에게도 응원가와 같다.

 

또한 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독서법들에도 마음이 간다. 저자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절대시간'을 확보하고, 평일 하루 20~30페이지 독서를 한다. 주말에는 발췌를 하거나 단상을 쓰며 두 번 읽는 효과를 얻는다. 그렇게 한 달에 1권 읽기를 목표로 하는 목적독서와, 같은 주제의 책을 여러 권 함께 읽고 간단히 기록하는 주제별 목적테마 독서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찾는 독서법이다.

 

그럼 무엇부터. 어떻게 쓸까? "잘 쓰기 위한 사소한 글쓰기 참견들"이 훌륭하다.

1. 하루 10분 타이머를 맞춰두고 글을 쓴다.

2. 어려운 주제보다 가장 좋아하는 것부터 써본다.

3. 오감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4.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목록을 만들어본다.

5. 내가 하고자 하는 키워드는 무엇인지 생각한다.

6. 첫 세 문장에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낸다.

7. **에게 **이란? 정의를 내려본다.

8. 소리 내어 글을 읽어보고 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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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일 혼자 낑낑대면서 쓰는 글쓰기가 아닌 공개하는 글쓰기로 메모 한 줄이 글이 되고, 그 글이 나만의 콘텐츠가 되어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가는, 진정한 이 시대의 새로운 글쓰기법을 제안하고자 한다."(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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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봄부터 가을까지 지역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듣고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격주로 만날 때마다 며칠 전에 만난 듯 반가운 것은 저자의 말처럼 "글로 만나는 사람은 책으로 만난 사람과 그 밀도가 다르다. 더 솔직하고, 더 자신이 드러"(30쪽)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글로 만나니 더 격려받고 위로받는다. 그러니 저자의 말처럼 혼자 골방에서 쓰다 지칠 것이 아니라 블로그든 페이스북이든 자신에게 맞는 SNS나 직접 글쓰는 모임을 만들어 공유하는 공개 글쓰기가 중요하다. 글쓰기 권태기에 빠질 때 격려받고 자극받으며 함께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달팽이학교. 
이정록 시인의 시에, 
주리 작가가 예쁘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달팽이학교엔 선생님이 지각하고
교장선생님이 가장 늦다.
이웃 보리밭으로 소풍 가는데 일주일,
뽕잎 김밥 싸는데 사흘이 걸리는 달팽이들.
교실에서, 복도에서 실례를 해도 
누구 하나 얼굴 찌푸리는 이 없이 풀잎 기저귀를 차고 날아간다.

느린 아이들.
아예 늦는 게 당연한 달팽이들 통해
빨리빨리 재촉하는 어른들 때문에 피곤한 마음이 해소되고
주눅들던 마음들이 환해진다.
그림책을 읽고 나니 아이들 표정이 밝다.
재미있다고.

학교에서도 읽었다는 아이들과 
이 책으로 시 쓰기를 했다.
실제 아이들이 쓴 시를 읽고 제목을 알아맞히고
아이들 겪은 이야기를 풀어내 한 편의 시를 완성했다.

총게임 매일 하고 싶다는
솔직한 아이 맘이 담긴 시가 젤 맘에 든다.
혼날까 가리던 아이가 선생님들 칭찬에 보여주었는데.
게임하느라 많이 혼나는 아이들.
게임보다 더 신나고 재밌는 일이 많이 생기길.

느려도 
누구 하나 혼내지 않는, 
그래서 좋은 달팽이학교.

<용수 스님의 곰>, 도대체 어떤 책일지 궁금하다.

스님과 곰같은 이의 대화인가, 곰같은 스님이 인간 된 이야긴가.

그 궁금증은 책 뒷표지 설명으로 풀렸다.

'곰'이란 티베트말로 '명상'을 뜻한다.

너무 세련되지 않아 끌리는 이름은 어린시절 뛰놀던 동네 오빠 이름 같아서 친근하다. 아무튼,

신문방송학 전공이라는 긴박해 보이는 과거를 떠나

티베트 불교에 매료되어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는

저자의 약력과 서문이 말을 건넨다. 너의 마음은 어떠냐고.

 

 

 

책을 읽고 난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짧은 글, 깊은 울림"이다.

명상하는 이의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친절하세요."

첫 장부터 그리고 틈틈히 전해지는 위로의 말이 따뜻하다.

 

이 책은 마음의 욕심과 미움, 분노, 원망, 자기비하 등

우리 마음의 불편한 감정들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모든 것이 수행의 일부분임을 조심스럽게 조언한다.

생각이 점점 힘겨움으로 빠지지 않도록 깨어 있으라, 내려놓으라 말하고,

개념에서 벗어나고 생각을 비우는 수행을 하라 말씀한다.

나쁜 습관은 좋은 습관으로 바꾸되 철저히 벗어나려 할 수록 더욱 힘이 드니

약함을 인정하고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내버려두고 기다리고 지켜보라 한다.

 

인정하기 싫은 부분도 있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수행자 스님의 깊은 내면의 성찰 때문인지 진심이 느껴진다.

 

 

 

특히 마음에 남는 부분은 화에 관한 내용이다.

화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을 보며 화가 많은 사람은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화, 분노에 대한 깨달음이 신선했다.

 

"분노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에너지입니다. 이 에너지에 체념하거나 막으려고 하면 여기서부터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 에너지는 맑고 분명합니다. 화가 나면 마음이 굉장히 명확합니다. 이 에너지는 강력합니다. 기운이 없을 때도 화가 나면 기운이 생깁니다. 자연산 각성제입니다...

분노에 빠지는 것을 표출이라고 합니다. 화를 내면 후회를 하고 화내는 습관을 키우게 됩니다. 분노를 참는 것을 억압이라고 합니다... 화를 자꾸 참다보면 병이 생기고 어느 날에 크게 폭발합니다. 화를 참는 것도 분노의 습관을 키우는 것입니다.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은 분노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몸에도 마음에도 힘을 빼는 것입니다. 분노의 생각을 담담하게 지켜보는 것입니다."(분노의 특징과 대처법 中, 157~158쪽)

 

누군가 미울 때, 가령 직장상사나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나 부부싸움을 했을 때

용수 스님의 글들을 들여다 보며 마음수련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아니, 미리 읽어보고 마음의 힘을 길러봐도 좋다.

 

-> 부부싸움할 때(?) 꼭 읽어봐야 할 부분이다.^^

 

명상과 기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도 있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무릇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란 성경말씀과 비교해볼 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공부, 마음 수련이 아닐까 싶다.

 

차례로 읽지 않아도 좋다.

펼쳐진 곳 어디나 다정한 오라버니 같은 따뜻한 위로와 충고가 전해진다.

누군가가 미워질 때 그것은 습관이며 생각이니 그 마음이 깊어지지 않도록 내려놓으라는 스님의 말은 진리다.

솔로몬의 잠언처럼 곁에 두고 보고 싶은 책이다.

 

 

용수스님의곰, 티베트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