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난 곰을 달래는 법 by 닉 블랜드

 

 

감정을 표출하는 데도 감정을 달래는 데도 아이들은 너무 서툴지요.

어른들도 자신들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서 아이들한테는 제대로 못 한다고 다그칠 때도 많아요.

어린아이들은 자기 생각대로 안되면 쉽게 짜증 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는커녕 되려 짜증 낼 때도 많고요.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려는 배려의 마음을 엄마도 아이도 서로 키워나가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짜증 난 곰을 달래는 법>은 참 고마운 책이기도 합니다.

관계 속에서 왜 자꾸 어긋나고 틀어지고 짜증 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상대방을 위한다고 하면서 항상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깊은 숲 속 축축하고 바람 불던 어느 날 동굴 속으로 급히 들어간 얼룩말, 사자, 무스, 양, 네 명의 친구는 짜증이 난 곰을 만나게 되요.

곤히 자고 있는데, 네 명의 친구들이 들어와 잠을 깨우는 바람에 짜증이 났는지도 모르겠고요.

짜증 난 곰을 달래자고 생각한 친구들은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것을 주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얼룩말은 줄무늬를 생각해 내고, 무스는 자신의 멋진 뿔을 사자는 자신이 가진 황금 갈기가 짜증 난 곰을 달래줄 거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세 친구들의 계획에 더욱더 짜증만 납니다.

그리고 양에게 말해요. 대단한 걸 원하는 게 아니라고요. 그저 조용히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고.

그러자 양은 보잘 것 없다고 느꼈던 자신의 털을 깎아 푹신푹신한 베개를 만들어 줍니다.

이제 곰은 짜증 나지 않겠지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일지라도 꼭 필요한 것이면 되겠지요.

책을 읽고 난 아이들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짜증 난 곰을 달래는 좋은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테푸 할아버지의 요술 테이프 by 박은경

 

 

민기네 동네에는 테푸 할아버지가 살아요,

테이프로 물건을 고쳐주는 할아버지인데, 동네 아이들은 테푸 할아버지 불러요.

동네 아이들은 무슨 일이 생기기만 해도 테푸 할아버지에게 달려가는데요,

부서진 과자에 붙이는 테이프, 자른 머리카락을 붙이는 테이프, 낙서를 지우는 테이프 등 신기한 요술 테이프가 있어요.

재미있는 상상을 더해 방귀 막는 테이프도 있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는 테이프까지 있답니다.

친구에게 놀림을 당해 속상한 아이,

엄마 아빠가 바빠 심심한 아이,

김치를 먹어 입이 매운 아이,

모두 테푸 할아버지의 요술 테이프를 붙이면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진다고 하는데요,

하나쯤 갖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집집마다 이 신기한 요술 테이프 하나쯤 갖고 있지 않나 싶어요.

만들기 할 때 다쳤을 때 찢어졌을 때 포장할 때 꾸밀 때 테이프만 있으면 다 되니까요.

예전에는 주로 풀을 이용했던 것 같은데, 아이는 테이프 먼저 찾는답니다.

테이프 없는 세상은 아예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중요한데요.

그런 아이들의 경험과 아이들의 생각을 잘 그리고 있는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조금만 다쳐도 테이프 찾으며 울던 아이가 엄마가 다친 걸 보곤 말 안 해도 테이프를 가지고 와 붙여줍니다.

그 예쁜 마음 덕에 금방 낫곤 하는데요. 테푸 할아버지의 요술 테이프 부럽지 않을 정도랍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특별한 친구들 by 경혜원

 

 

공룡을 사랑하는 친구들에게는 정말 특별한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연상 능력에 깜짝 놀랐는데요. 재치 있고 재미있고 자꾸 그림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주인공 소년처럼 공룡들과 특별한 만남을 갖게 된다면 심심하지 않겠다 싶더군요.

길바닥에 새겨진 그림들, 색이 벗겨진 건널목, 육교 위의 다리 모습, 온갖 차들과 버스들, 가로등, 놀이터 등

늘 마주하는 모든 곳에 특별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건널목이 되어주는 기가노토사우루스, 육교위의 스피노사우루스, 뾰족한 이빨을 달고 있는 차들은 타르보사우루스가 되고,

가로등은 브라키오사우루스와 닮았습니다.

늘 건너는 징검다리는 크로노사우루스와 닮았고요, 놀이터에는 바리오닉스와 프테라노돈이 기다리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소년은 티라노였네요. 특별한 친구들을 매일 만날 수 있어서 티라노가 살짝 부럽기도 합니다.

 

정말 사랑하는 것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 온 우주가 그 관심사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마련이지요.

자동차, 기차, 동물, 공룡, 우주선, 비행기 등등 아마 이 소년은 공룡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인 것 같아요. 보이는 모든 것이 공룡 친구들이니까요.

아이들은 저마다 무언가에 푹 빠져 지낼 때가 있는데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특별한 무언가에 빠지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사물을 볼 때 그냥 사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무언가를 떠올리곤 닮았다고 이야기하곤 하는데요, 이 책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나름 나름 특별한 친구들을 만들고 사귀고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

우리 주변을 관심 있게 돌아보게 해주는 좋은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