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먹어 치우는 늑대

 

트림 꺼억~ 방구 뿡뿡!
코딱지 후비적후비적~
머리털을 비비~ 꼬고, 손톱은 잘근잘근~ 씹고
아무거나 먹어 치운 배고픈 늑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아무거나 먹어 치운 늑대의 기막힌 이야기!! 제목은 조금 섬뜩하긴 하지만 그 이야기가 내막은 참 기발하기도 합니다.

늑대가 먹어 치우는 먹잇감들이 어쩐지 좀 수상한데요,

트림을 하고, 방귀를 뀌고, 코를 후비거나 손톱을 물어뜯고, 머리털을 비비 꼬는 등 흔히 우리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나쁜 습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말 못 할 나쁜 습관이 있는데요, 바로 코를 후비는 것입니다.

코를 자꾸 후벼 코피가 자주 나기도 하고요. 가끔은 정말 몹쓸 짓을 하기도 하고요.

나쁜 습관이라 고치고 싶은데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매번 하지 말라고 해도 그때뿐이고요.

이제는 정말 습관이 되어버려 자연스럽게 손이 올라가곤 합니다.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먹어치운 늑대는 고대로 나쁜 습관을 하게 되는데요,

책에 나온 나쁜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따라 하는 늑대를 보며 무심코 하는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일 리는 없겠지요. 늑대의 행동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볼 수도 있고,

아무거나 먹어치우는 늑대 덕분에 아이와 진지하게 코를 후비는 것이 왜 나쁜지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거나 먹어 치웠던 늑대의 최후가 기가 막힌데요, 한 번쯤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늑대의 고약한 심보와 아이들이 한 개쯤 가지고 있을지 모를 나쁜 습관이 만나 어떻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지 알게 되고,

우리 자신도 돌아보게 되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나도 최고가 되고 싶어요 by 앨리슨 워치

 

아이들을 보면 너도 나도 최고가 되고 싶어 하지요. 그리고 정말 뭐든 잘하는 최고가 분명 있습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혹은 집에서 무엇이든 흠없이 잘하기도 하고 최고인 아이들이 있습니다. 내가 최고야~ 라고 한대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런 친구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친구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뭐든 잘하는 친구가 미운 친구도 있겠지요.

<나도 최고가 되고 싶어요>는 뭐든지 잘하는 최고인 친구 옆에서 주눅 들고, 때로는 자신도 최고가 되고 싶은 로지의 마음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바이올렛은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높은 목소리로 노래하며, 누구보다 멋쟁이에다,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말합니다. 모두들 최고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요. 하지만 로지는 빠르지도 않고, 목소리가 크지도 않고, 멋쟁이도 아니에요. 하지만 로지도 뭐든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어느 날 반에서 완두콩 키우기를 했는데, 바이올렛의 싹이 커보여 로지는 몰래 바이올렛의 새싹을 흙으로 덮어 버립니다. 아이들의 감추고 싶은 속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로지의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바이올렛이 아파서 당분간 학교에 안 나오는 동안 바이올렛의 화분도 정성껏 돌보게 되는데요, 정성껏 돌보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최고의 원예사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토록 최고가 되고 싶었던 로지도 이제 최고가 되었지요. 로지의 기분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친구를 시기 질투하는 마음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멋진 모습으로 변화해가는 로지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최고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부족한 마음, 숨기고 싶은 마음을 들여다 보고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그런 감정들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 또한 찾아보게 됩니다. 책을 읽고 비슷한 경험에 대해 함께 서로의 감정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바람이 불었어 by 팻 허친즈

 

단순한 그림과 쉬운 이야기로 유명한 유아 그림책 작가 팻 허친즈의 <티치>작품을 재미있게 읽었었고 아이도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인데요, 오래된 작품이긴 한데 최근 <바람이 불었어>를 읽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불었어는 어느 날 바람이 불어 화이트씨의 우산을 비롯해 꼬마 프리실라의 풍선, 모자와 연, 널어 놓은 빨래, 판사님의 쓰던 가발 등이 하늘로 날아 오르고 바람은 그것들을 실컷 가지고 노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기존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선명한 컬러와 이해하기 쉬운 그림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이야기 속에서는 우리에게 친근한 바람이 마치 장난꾸러기처럼 묘사되고 있어서 아이들도 크게 공감할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심리도 마찬가지지요. 엄마 아빠의 말을 잘 듣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장난이 불어닥치기도 해서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하고요, 잘 놀다가 내팽개치기도 하고요. 이야기 속 바람이 마치 아이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바람이 불어 뒤집어진 우산이나, 꼬마 프리실라의 풍선이나 널어 놓은 빨래 등 장면장면 아이들에겐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신나게 다 놀고나면 내동댕이쳐버리고요. 아이들의 모습속에 그런 모습들이 있지 않나요?

그래서 더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조금은 아이들의 마음도 이해해보게 됩니다.

가끔은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바람이 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린 유아들에게 한 번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