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나타났다!! by 신성희

생쥐에서 고슴도치로 고슴도치에서 사슴으로 점점 더 커지는 오해와 상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유사한 그림책들을 전에도 많이 접했습니다. 각자가 본 대로 느낀 대로 들은 대로 이야기가 전해지는 동안 소문의 이야기는 더욱더 그럴듯해지고 커다란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 빚어지는 일들을 어떤 책은 무겁게 표현하기도 하고, 어떤 책은 심도 있게 다루기도 하지만 <괴물이 나타났다>는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괴물이라고 여겼던 것은 느릿 느릿 거북이입니다. 거북이는 어떤 동물들에게도 약해 보이는 동물인데 과연 이 거북이를 무서워하고 온갖 상상력으로 괴물로 형상화했다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우리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태도와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내가 들었거나 보았던 일부를 가지고 사건을 크게 부풀리기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걱정을 하기도 하고 큰 문제로 만들기도 하지요. 우리가 아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일 텐데도 말이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으로 쉽게 판단하고 전부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진실과 마주했을 때 자신이 얼마나 잘못되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것은 자책이나 잘못이라기보다는 유쾌하고 즐겁게 웃고 지나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의 진실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어떤가요? 사소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복잡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요? <괴물이 나타났다>가 재미있는 해답을 해줄 것 같습니다.

빨강 부채 파랑 부채 by 홍영우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전해 오는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옛사람들의 지혜도 함께 배울 수 있는 것을 가려 뽑아 엮은 그림책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 그림책> 중 빨강 부채 파랑 부채는 우리에게는 꽤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살랑살랑 부치면 코가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상상만 해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전해주는 내용이지요.

옛이야기 속 나무꾼은 때로는 순진하고 때로는 용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직하게 그려지곤 합니다. 꽤 많은 옛이야기 속에 나무꾼을 주인공으로 했던 걸 보면 굴곡진 삶 속에 담긴 우리 인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인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리석은 모습도 가지고 있고, 용기 있을 때도 있고,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땐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요. 그 자체로 친근한 우리의 모습일지 모르겠습니다.

빨강 부채 파랑 부채 속 나무꾼은 가난하지만 부지런한 나무꾼이었습니다. 하지만 길을 가다 발견한 부채로 부자가 된 나무꾼은 이제 열심히 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놀고먹는데 하도 심심하니까 부채를 가지고 장난을 부리다 옥황상제 눈에까지 띈다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나무꾼의 마음을 읽고 행동을 보면서 우리의 현재 모습은 어떤지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신기한 마법의 물건이 생긴다면 어디에 어떻게 쓸까요. 각자 상상하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며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재미있는 우리 옛이야기 그림책입니다.

" 친구들과 걸어갑니다.
해를 따라 반짝반짝 걸어요.
바람 따라 살랑살랑 걸어요.
달빛 속을 별빛 속을 걸어요
걷기는 신나는 놀이
내일도 함께 걸어요."

걷는 것은 건강에 굉장히 좋다고 하지요.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성장판을 자극하여 키를 크게 한다고도 하고,
어른들에게는 다이어트에 걷기만 한 것도 없다고도 하는데요.
이 좋은 것을 게으르고 쉽고 편한 것만 추구하다 보면 안 하게 됩니다.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하고, 코앞에 있는 마트에 갈 때도 걷기보다는 자전거나 다른 이동 수단을 이용할 때가 있습니다.
걷기보다는 나은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조금만 걸어도 쉬이 피로해지는  것 같고 걷는 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아요.

부모가 이렇다 보니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만 걸어도 될 텐데도 "걷기 싫어!" "다리 아파!"라고 먼저 말을 꺼내곤 하는 아이.
더 게을러지고 걷는 게 더 싫어지기 전에 걷기의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유아용 책으로 딱 좋을만한 책을 만났어요.
우리 그림책. <걸었어>인데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걷는 모습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그리고 친구랑만 걷는 게 아닙니다.
가는 길에 해를 만나고 바람을 만나고 달빛을 만나기도 하고요.
걷기 중에 만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그리고 친구가 되고요. 그러다 보면 소중함을 마음속에 떠올리고 금세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걸었어>의 또 다른 재미는 한 땀 한 땀 바늘로 수를 놓아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고 있는데요.
수를 놓아 만든 작품이 멋진 이야기가 됩니다.
정성 들여 수놓은 작품이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고 감동을 줍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책을 느끼고, 작품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멋진 그림책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