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che!
페이지 : 영화 중에서

코미디 배우로 유명한 잭 블랙. 마음에 드는 영화배우다. 웃음을 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전문성. 그러면서도 매너를 잃지 않는 인간성. 마음에 든다.

걸리버 여행기를 학생들과 함께 보았다. 사랑과 평화를 주제로 한 걸리버의 모험담이다.  리메이크 작품은 감독의 정신도 중요하겠지만, 시대의 흐름을 담아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현대의 걸리버라는 상황 설정과 다양한 패러디들. 그리고 썰렁하지만 따뜻한 유머들은 가족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엔 평화에 관한 메시지까지 전달해주니까.

확실히, 여학생들은 여자 캐릭터에 반응한다. 공주의 마지막 한 마디에 까르르 웃음보가 터지더라. 나는 잘 모르겠던데. 주인공의 성별에 따라 관객과 독자의 반응이 갈리는 것 같다. 최근 읽은 소설 속의 주인공은 대부분 여자였다. 이것이 남학생들이 책을 잘 안 읽는 이유가 되지는 않을까?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이 많이 있다면, 남학생들도 책을 즐겨 읽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책을 많이 읽는 남학생들을 보면 남녀 주인공 구분 없이 잘 보긴 하더라만. 

소설 걸리버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물론 이미 다 아는 내용이지만 작가가 어떤 이야기 구조로 어떤 문장으로 표현했는지 궁금해진다. 아무리 리메이크가 훌륭해도 영화는 영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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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방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른 그리스인들보다 뛰어난 것은 지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싸움과 용기로 얻은 것이라고 남에게 인식시키려 하였습니다. 그들이 뛰어난 이유가 상세히 밝혀지면 모든 사람이 지혜를 갖추려 애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이 비밀은 잘 지켜져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스파르타 예찬가들은 거의가 그들의 계교에 넘어갔습니다. 그들은 권투를 하거나 가죽끈을 손에 감고 운동에 열을 올리거나 짧은 외투를 몸에 걸치거나 하여 그들의 흉내를 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스파르타인들이 모든 그리스인들 앞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플라톤,[프로타고라스]중에서-
페이지 : 38쪽.

천재라 불리운 사람들. 그들에겐 인문 고전을 읽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니 우리도, 평범한 사람일수록 더욱 가열차게 인문 고전을 읽고 사색해야 한다...가 이 책의 주제이다. 필자는 역사 속의 인물들이 인문 고전을 읽고 사색한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가며 이를 힘주어 역설하고 있다. 어쩌면 인문 고전 읽기에 불을 지피는 것이 필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인문 고전 읽기를 해야하는 여러 이유를 제시하는데 이게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1. 학교가 해주지 못하는 인문 고전 교육

	[부자 교육 가난한 교육]이라는 책이 있다. 황용길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교육학과 부교수가 썼는데, 미국 부자계급의 교육이 빈자계급의 교육과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와 우리나라가 사실상 미국 빈자계급의 교육을 따라 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면 "고급 지식교육은 똑똑하고 능력 있는 아이들에게나 적당하다. 은행가(부자)의 자식과 광부(빈자)의 자식이 필요로 하는 교육은 종류가 다르다"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나라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 교육평가론의 창시자 손다이크와 그의 추종자 매디슨 크랜트 등이 한 말인데, 그들은 진화론과 우생학을 신봉한 철저한 인종차별론자였다. 끔찍한 사실은 이들이 미국의 빈자계급에 실시할 목적으로 만들어 실제로 오늘날 미국 공립학교에서 시행중인 교육과정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현재 각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지 : 33~34쪽

공교육이 지향하는 점은 계층간의 화합일 것이다. 중학교 교실을 들여다보면 딱 그렇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게 오히려 계층간의 교육격차를 벌리는 원인이 된다. 왜냐하면 부자는 부자들의 교육을 학교 밖에서 따로 받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는 평범한 가정의 학생들은 학교 교육만 열심히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학교 교육의 연장선상에 있는 학원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지배계층, 가진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스런 교육. 그게 바로 인문 고전 읽기 교육이란다.


2. 경제학도 철학에서 시작되었다

	애덤 스미스는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만들어진 천재적인 두뇌로 경제학을 창시했다. (중략) 경제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철학고전에 정통해야 한다. 두뇌 속에 철학하는 세포를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함정에 빠지고 만다. 우리나라의 경제학이, 우리나라의 경제가 서구에 종속되어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두뇌가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철학하는 세포가 없는 두뇌는 철학하는 세포를 가진 두뇌를 이길 수 없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아무리 노력을 많이 해도 언제나 종속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이는 초등학생이 초등학교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대학생을 이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페이지 : 116~117쪽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경제학도 학문인데, 철학적 근거가 있을 터. 그것을 지금까지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것은 역시나 학교 교육에 길들여지기만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이름만 듣고 책을 들여다보지 않은 내가 부끄러워진다. 이밖에도 고전경제학파,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IMF의 역사를 인문 고전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3.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 태도

다양한 옛분들의 말이 나온다. 정약용의 말은 속독하라는 말로 들린다.

	어떤 책이든 손에 잡으면 학문에 보탬이 될 만한 대목만 가려서 뽑고 나머지는 눈길도 주지 말거라. 그러면 백 권의 책이라도 열흘 공부로 끝낼 수 있을 것이다.
페이지 : 252쪽

세종대왕의 말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실제로 백 번 읽고 백 번 필사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 목숨을 버릴 각오로 독서하고 공부하자. 조상을 위해, 부모를 위해, 후손을 위해 여기서 일하다가 같이 죽자.
페이지 : 238쪽

이밖에도 다양한 위인들의 인문 고전 읽기가 사례로 들어진다.

4. 나오는 말

짜임새 있는 구성이 아쉽다.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다.  했던 말을 또 해서 강조하는 저자의 진심은 이해되지만 읽기가 불편할 수도 있겠다. 구어체 대신 문어체를 썼으면 좀 더 간결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인문 고전을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인 건 확실한 것 같다. 나부터도 논어와 국가론이 읽고 싶어지니까. 출판사에서 좋아하겠다. 인문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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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은 공상과학 소설이다. 나는 소설보다 영화를 먼저 만났다. 영화가 주는 깨달음이 너무 커서 당시 활동했던 카페에 소감문을 적은 기억이다. ’원인과 결과로 인한 삶의 의미 찾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소설에는 그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가 현재에 초점을 맞춰 각색했기 때문이다. 소설은 철저하게 미래 사회를 그리고 있다.


1. 문명의 퇴보를 예언하는 암울한 미래상

	인간의 지성에 대한 꿈이 얼마나 덧없었는가를 생각하자 슬펐습니다. 인간의 지성은 자살한 겁니다. 지성은 안전하고 영속적이고 균형 잡힌 사회를 모토로 삼고, 쾌적하고 안락한 생활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요. 지성은 마침내 여기에 도달하여 희망을 이루었습니다.
페이지 : 131쪽.

안전, 영속, 균형잡힌 사회, 쾌적, 안락한 생활. 모든 진보와 보수는 이를 위해 꿈꾼다. 그러나 이를 달성한 인류의 미래는 가히 충격적이다. 진보의 정점에서 인류 문명은 오히려 퇴보했던 것이다.

	변화가 없고 변화할 필요도 없는 곳에는 어떤 지성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없이 다양한 필요성과 위험에 직면해야 하는 동물만이 지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페이지 : 131쪽

2. 설득력 있는 상상력

저자는 소설가이면서 과학자란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상상력은 과학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4차원을 시간으로 보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아마도 시간여행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 된다.

	그게 바로 내 위대한 발견의 씨앗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시간 속에서는 돌아다닐 수 없다는 선생의 말은 틀렸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사건을 아주 생생하게 회상하고 있다면, 나는 그 사건이 일어난 순간으로 돌아가 있는 겁니다. 나는 방심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잠시 과거로 펄쩍 뛰어 돌아 가는 것이죠. 물론 그 과거 속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미개인이나 동물이 지면에서 2미터 높이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이 점에서 문명인은 미개인보다 훨씬 낫습니다. 문명인은 기구를 타고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결국에는 시간이라는 차원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멈추거나 이동 속도를 빨리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방향을 돌려 반대 방향인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고 기대하면 왜 안 되죠?
페이지 : 20~21쪽.

 
그렇다. 상상력은 위대한 것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 억지 논리. 마치 소피스트들의 궤변 같은 이 주장이, 인간의 상상력을 증폭시키고 인류에게 커다란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이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지금 읽고 있는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생각난다. 이 글의 지은이 ’허버트 조지 웰스’도 인문 고전들을 많이 읽었으리라 추측해본다.)


3. 영화 <타임머신. 2002>

’타임머신 2002’라는 영화도 추천한다. 소설이 자연의 경외감을 느끼면서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면, 영화는 여기에 ’타임머신으로도 과거를 바꿀 수 없는 이유’까지 덧붙여 이야기해준다.


 

<어드벤처로 포장했지만, 사실 굉장히 철학적이다.>



어떤 리뷰 중에는 주인공이 책장에서 책 3권을 미래로 가져갔다고 하던데, 소설 속에서 찾을 수 없었다. 

두께에 비해 가볍고 튼튼한 책이다. 이에 대한 출판사의 자부심이 엿보인다.

	이 책은 실로 꿰매는 정통적인 사철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철 방식으로 만든 책은 오랫동안 보관해도 손상되지 않습니다.
페이지 : 4쪽.

설득력 있는 상상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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