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신이 그 책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알아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읽은 후에 새로운 의문점을 남기는 책이 당신의 인생을 더욱 값지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페이지 : 90쪽

난 이제 독서법 책이 다 똑같아 보인다. 이 책은 특히 그랬다. 기존의 독서법들을 모아 놓은 느낌이랄까. 관점이 있어서 그걸 주장한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나와 있는 독서법들을 88가지로 정리해서 한 장씩 요약한 느낌이다. 책 보다는 백과사전을 읽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신선하게 다가온 개념들도 몇 가지 소개되어 있었다.

1. 적독

	’적독(책을 사서 읽지는 않고 쌓아두기만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읽지 않고 쌓아두기만 했는데......"라는 자책이야말로 책을 읽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실제로 당신은 책을 쌓아두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읽어 온 것입니다. ’집에 책이 있다’는 상황 자체가 매일 책을 읽을 수 있는 적극적인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적독도 독서의 일부입니다.
페이지 : 98쪽

 
책을 쌓아 놓으면 언제나 읽을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독서할 준비를 늘 하고 있으니 책을 손에 잡기가 수월할 터. 책을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는 친구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개념이다. 적독의 포인트는 제목이 잘 보이도록 쌓아놓으라는 것.


2. 의식의 화살표

	의식이 나를 향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책)을 향하게 할 것인가는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건 ’의식의 화살표’를 자각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방향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페이지 : 153쪽

그랬다. 나는 늘 자기 주관만 뚜렷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비판적인 시선. 매의 눈. 이런 독서법이 속독과 관련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책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소홀했던 것 같다. 의식의 화살표는 언제나 나를 향한 채 읽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도구로 삼든지 신하로 삼든지, 귀 기울이는 태도는 역시 중요했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의식의 화살표를 잘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순발력이 관건인 것 같다.


3. 필요 없는 설명이나 사례 지워버리기

	책에 메모를 한다고 하면 중요한 포인트를 강조하거나 체크하는 목적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반대의 용도도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지우는 것입니다.
페이지 : 184쪽

나에겐 요 부분이 충격적인 발상으로 다가왔다. 발상의 전환이랄까. 우리는 늘 중요한 부분만 강조해왔는데, 필요없는 부분을 지운다는 생각은 왜 못했을까. 학창시절 선생님들께서 교과서에 시험범위 아닌 곳을 불러주시면 그 페이지에 ’ X ’표를 쳤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훌륭한 독서법이었구나. 책을 사서 읽을 때 한번 실천해봐야겠다.


4. 답 없는 책 읽기

	정말 좋은 책에는 답이 없습니다. 그 대신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떠넘깁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해답이 있는 책은 좋은 책이 아닌 것입니다. 해답이 없는 책이 가장 좋은 책입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되고, 읽다 보면 궁금해지는 문제들이 산처럼 쌓이고, 어떤 게 맞는 건지 헷갈리는 책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노 신이치, [누가 ’책’을 죽이는가])
페이지 : 195쪽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 좋은 책이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실제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는 책이 기억에 오래 남고 남들에게 이야기해주기도 좋다. 명쾌하게 권선징악 결판나는 것도 좋고, 자기 주장 확실한 것도 좋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도 좋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이 책은 당신에게 필요한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페이지 : 전면 글 중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습니다.’ 라는 지시사항은 없다. 그냥 책읽기의 다양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뜻이겠다. 독서법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의 입문서로 좋을 것 같다.






독서법, 우쓰데마사미, 북포스, 김욱, 책

	하지만 우리 늑대가 토끼나 양이나 돼지같이 귀엽고 조그만 동물을 먹는 건, 우리 잘못이 아니야. 원래 우리는 그런 동물을 먹게끔 되어 있거든. 치즈버거를 먹는다고 해서 너희를 커다랗고 고약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게 말이 되니?
페이지 : 7쪽

아기 돼지 삼형제를 늑대의 입장에서 재해석한 그림책이다.

할머니에게 줄 생일 케익을 만들다가 설탕이 떨어진 늑대가 이웃에 사는 돼지 형제들에게 설탕을 빌리러 가서 사건에 휘말린다는 이야기.

"아, 늑대 완전 불쌍해."

학생들의 반응이다. 설탕 빌리러 갔다가 어쩔 수 없는 사고를 당했다는 동정론이 우세하다. 

	짚더미 속에 먹음직스러운 햄이 있는데, 그냥 가는 건 어리석은 일 같았어. 눈 앞에 커다란 치즈버거가 있다고 생각해 봐. 너희도 그걸 그냥 내버려두진 못할걸.
페이지 : 19쪽

	너희도 알지? 음식을 바깥에 그냥 놔두면 상하고 만다는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 그걸 먹어 치우는 것뿐이었어.
페이지 : 24쪽

돼지 형제들을 이웃이라고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엔 본능을 참지 못하는 알렉산더 울프씨. 상황이 모순적이다. 늑대에게 돼지는 이웃일까? 음식일까? 그런데 이런 모순적인 상황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 준다.

	하지만 너희는 나한테 설탕 한 컵쯤은 꾸어 줄 수 있겠지?
페이지 : 마지막 쪽.

읽고 나서 아이들과 이런 저런 얘기하기 좋은 책. 반드시 아기돼지 삼형제 원작부터 읽혀주자. 늑대의 입장부터 듣기에는 죽어버린 돼지들이 너무 불쌍하다. 생각하기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추천한다.



늑대, 돼지, 존셰스카, 그림, 동화

	여왕도 결국은 카드 한 장에 불과해. 난 이들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
페이지 : 7쪽?

사촌 조카 집에서 영어 원서로 된 팝업북을 보고 매우 놀랐다. 마치 책이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글로 된 팝업북을 주문했다. 역시나 학생들의 시선을 확 끌어 잡는다.




"와~! 책 속 내용이 살아서 튀어 나오는 것 같아요!" 

팝업북의 위용(?)에 압도 당한 학생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남학생 여학생 모두 탄성을 질러댄다. 

개인적으로는
 


요게 제일 마음에 든다. ㅋ

어쨌든, 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일에 팝업북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피터팬과 오즈의 마법사 같은, 다른 팝업북 구입도 고려해 봐야겠다. 로버트 사부다부터 찾아 봐야지.

책의 내용은 그림책에 맞게 압축 요약되어 있다. 내용보다는 그림이 중요한 책이니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역시나 원작을 찾아서 읽고 싶게 만드는 책. 

팝업북을 보면서 만든 사람, ’로버트 사부다’씨의 책에 대한 열정과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부분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 그의 정성이 느껴진다. 이점이 배울만 하다. 나도 도서관에서 책을 관리하면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정성을 보여야겠다. 학생들이 팝업북에 감탄하는 건 바로 그 세심한 정성 때문일 테니까.

기계적이지 않은 놀라움을 오랜만에 느껴볼 수 있었다. 남녀노소 선물용으로 강추한다. 



팝업북, 앨리스, 그림책, 판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