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였다고요."  하루에도 몇 번씩 듣게 되는 우리 아들의 말이다. 볼펜을 분해해서 아주 못 쓰게 만든 것도, 물컵을 깬 것도, 엄마의 목걸이를 끊어놓은 것도, 옷에 구멍이 난 것도..... 이런 의심이 가는 실수가 있을 때마다 혼내려면 아들과 하루 종일 싸움만 하게 된다. 아들의 성향을 알게 된 지금은 이런 일들 앞에서 대담한 엄마가 되었다. "어, 그래, 실수였구나, 원래 대로 해놔!" 원래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아들은 그래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모습을 보이기는 한다.

황성미, 창비

케이티는 폴짝폴짝 뛰어다니기를 좋아하는 베장이예요. 집에서 뛰어다는 걸 못 참는 건 사람 엄마나 베짱이 엄마나 마찬가지인가 봐요. 케이티도 엄마한테 딱 걸려서 밖으로 나오게 되었지요. 넓은 곳으로 나가니 폴짝폴짝 뛰어다니기가 더 좋았어요.  

 백합꽃 속에 들어가서는 이 꽃 저 꽃 뛰어다니면서 꽃가루를 뿌려놓았는데 그만 꿀벌에게 걸리고 말았어요. 누가 그랬냐는 말에 바로 고자질하는 베짱이가 있었으니 바로 케이티의 동생 루였어요.  

토마토 위에서 폴짝폴짝 뛰다가 진디를 다 쫓아내는 바람에 무당벌레에게 혼났구요, 금관화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거미줄을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지요. 그럴 때마다 동생은 "케이티가 그랬어요!" 하면서 다 일러바쳤으니 얼마나 미웠겠어요. 케이티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더 억울했답니다. 사실은 고자질쟁이 동생 때문에 말썽꾸러기로 오해를 받게 된 거라구요.

 집집마다 꼭 이렇게 얄미운 동생들 하나씩 있지 않나요?  늘 붙어서 투닥대는 베짱이 남매를 보고 있자니 꼭 우리집 남매를 보는 듯해요. ^^ 고자질을 해놓고는 그래도 미안했던지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동생 표정 좀 보세요.  

 이젠 뛸 수도 없고 뭘 하고 노나 고민중인데 어디선가 도와 달라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개미들이 자기 몸집보다도 더 큰 올리브 열매를 집 안으로 들여놓으려다가 집 입구가 막혀버렸대요. 그래서 가족들이 모두 집 안에 갇혀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데 어떡하면 좋아요?

 아하, 그런 일이라면 걱정 마세요. 폴짝폴짝 뛰기 좋아하는 케이티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구요. 케이티는 작은 나뭇가지를 올리브 아래 넣어서 지렛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는 최대한 높이 포~올짝 뛰어서는 올리브 열매를 아주 멀리 날려 보냈지요.  

모두 케이티가 해냈다며 박수를 쳤어요. 엄마도 케이티에게 참 잘했다고 했구요, 그럼 고자질쟁이 동생은 뭐라고 했을까요? 역시나 이번에도 "케이티가 그랬어요!" 라고 외쳤어요. 하지만 아주아주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는 건 말 안 해도 알겠죠? 

늘 말썽만 피우는 것 같은 아이들에게도 잘 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어요. 잘 하는 것 하나를 자꾸 칭찬해주다 보면 잘 못하는 것도 점점 잘하게 되지 않을까요? 3살 이상 유아.

 

맹앤앵

집안에 10원짜리나 100원짜리가 굴러다녀도 아이들은 탐을 내지 않는다. 그만큼 돈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아니나다를까 딸아이에게 돈 중에서 얼마부터 소중하냐고 물었더니 "만원!" 그런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스스로 용돈 관리도 하게 만들고 경제 교육도 시키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오기도 하고 어떤 책은 사주기도 했는데 경제 관념이 없어서 그런지 열심히 보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다 보니 내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던 책은 저학년이 보기에는 정보가 너무 많고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정보를 주는 책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면 아이들이 좋아하겠구나 싶다.

준선이의 방 안 구석구석에 처박혀 있던 10원, 100원, 500원, 천원, 만원짜리가 나와서 각각 자신이 얼마나 귀한 몸인지 들려준다.  

  
가게에서 거스름돈으로 최고의 대우를 받는 10원. 그 10원짜리 10개를 모으면 삐진 누나한테 사과할 때 꼭 필요한 사탕도 하나 살 수 있다. 바로 10원은 누나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돈의 시작이란 말씀. 그리고 방 안 풍경과 소품을 하나하나 만들어서 배치한 그림을 보는 재미도 크다.

 마을 버스 탈 때, 키다리 연필 살 때,코코아 뽑을 때도 100원짜리는 꼭 필요할 걸.  

 
100원이 모여서 500원이 되고, 1000원은 마술을 부려서(투자를 해서) 6000원이 되는 돈들의 수다가 제법 재미있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는 한 발짝 더(아는 재미! 노는 재미!) 코너가 있는데 전체 책 분량의 삼분의 일 가량을 차지한다. 돈이란 게 무엇인지, 돈의 가치는 무엇인지... 돈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풀어주어서 쉽게 알 수 있다.

 
정보만 주는 게 아니라 알게 된 것을 놀면서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조물락조물락 코너도 있다. 요건 물건값을 알아맞추는 사다리 타기.

 
투자와 소득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한 정보도 들어 있어 아주 유익하다. 

이 책은 유치원생부터 저학년까지 볼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주는 책이다. 저학년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서 좀 유치한 면도 있긴 하지만 우리 딸처럼 적은 돈의 가치를 무시하는 고학년 아이들에게 읽혀도 좋을 것 같다. ^^

창비, 경제,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