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의자놀이가 생각났다... 마지막 순간이 되면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친구를 밀어버리고 내가 앉아야 하는 그 의자놀이. 쌍용자동차 관리자들은 이 거대한 노동자 군단에게 사람 수의 반만 되는 의자를 가져다 놓고 마치 그런 놀이를 시키는 것 같았다. 기준도 없고, 이유도 납득할 수 없고, 즐겁지도 않으며, 의자를 놓친 자들에게는 죽음을 부르는 그런 미친 놀이를.
본문 중에서 p.92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에 관심을 갖고 살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뉴스를 본 지가 얼마나 되었고, 신문을 사절하게 된 것도 오래되었다는 게 결코 그 무지와 무관심의 변명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설사 뉴스와 신문을 보았다고 해도 진짜 그곳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을까. 아니 설사 진짜 이야기를 보고 들었다면 내가 마음을 담고, 관심을 담아 그들의 눈물과 아픔에 얼마쯤 공감하고 얼마쯤 아파했을까.
아니, 아직까지도 이 책이 공지영의 '르포르타주'가 아닌, 공지영의 '소설'이라고 믿고 있는지도.

22번째 죽음, 상하이차, 마힌드라사, 인간의 대한 지독한 환멸, 폭력과 고립...
그렇게나 좁은 대한민국의 한쪽 구석에서는 이토록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난 '정리해고'의 바른 의미조차 모르고 살고 있었다.
'왜 들 저렇게 싸워...' 이것이 쌍용자동차 사태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전부였다. 부끄럽다. 정말 부끄럽다.


물리적 폭력은 가시적이기 때문에 공분의 대상이 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구조적 폭력은 비가시적이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가고, 그 폭력에 신음하면서 보내는 구호 요청의 신호에 전혀 응답하지 않는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시대에 이 구조적 폭력은 국제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면서 많은 사람이 무관심과 순응의 자세로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당연히 이 자살은 자살이 아니라, 구조적 타살이며 사회적 타살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151 조희연 <한겨레> 2012.4.16 인용

그들을 두고 나 혼자 이 따뜻한 집으로 돌아온 듯 가슴이 쓰려온 것은 그다음이었다. 그냥 이것이 피해갈 수 없는 길이며, 피해서도 안 되는 길이라는 걸 알았다. 오랜 경험을 통해 나는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의 길이 그리로 가고자 할 때 내 육체와 영혼을 다 해 그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p.47

나는 꿈꾼다.... 공권력에 의해 상처 받은 모든이에게 보상을 해주라는 명령을 내리는 꿈을. 그들이 일터로 가면서 쌍용자동차라고 적힌 점퍼를 입고 아내에게 손 흔드는 꿈을.
그때는 살았다고 믿었던 죽은 자들과 그때는 죽었다고 믿었던 죽어가는 자들을 위해 커다란 콘서트가 열리는 꿈을. 그러면 우리는 더는 눈물 흘리지 않고 손을 잡고 말할 수 있으리라...
p.171 

잃어버린 헌법을 찾아가는 한 법학자의 분투!
제45회 백상출판문화상 교양부문 저술상/ 교보문고, TV책을 말하다 선정 올해의 책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머리말에서 이렇게 밝혀두고 있다.

"우리에게 법은 여전히 삶으로보터 유리되어 저 멀리 '전문가들의 세상'에 존재하는 '그림의 떡'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법이라는 다루기 어려운 물건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놓고 우리 시민들은 그저 생업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논리였습니다....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시민들의 삶이었습니다...
저는 그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어보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법학을 전공하고 법학교수가 된 저자 자신의 이야기부터 우리 헌법의 정신, 대한민국 검찰과 법률, 평등과 차별 등에 대한 권리에 이르기까지 '법'에 대한 우리 인식의 벽과 턱과 낮추어 주고 있다.
특별히 대한민국의 법조계에 뿌리내려 있는 부조리한 모습으로 솔직하게 까발리며 우리에게 '법'이라는 어떤 의미와 가치여야 하는지를 대비하여 보여주고 있다.
모든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지켜내기 위한 헌법의 정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제 우리가 되찾아야 할 권리들은 무엇인지 쓰고 있다.
김두식씨다운 기발한 발상과 위트넘치는 문장들, 때론 깊고 진지하게 때론 쉽고 가볍게 '법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신의명령'과 같은 절대적인 규범이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가 찾는 정의는 결국 올바른 절차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만들어 진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유일한 해답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바로 그 고통스러운 자기 한계 고백의 토양에서만 자라날 수 있는 나무입니다.
p.107

윗사람, 어른, 권력자, 권위를 가진 사람의 명령이나 가르침이 그들의 말이기 때문에 옳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정말 옳은 것인지를 판단 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진짜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성희롱 지도교수에게 "야, 이 씨방쉐이야!"라고 소리 지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런 시민이 길러내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p.141

그러나 국가권력이 <<즐거운 사라>>의 저자 마광수를 붙잡아가려고 할 때에는, 마광수와 어깨를 걸고 함께 싸울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기독교 서적이 청소년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는 명분으로 판매 금지되고 저자가 붙잡혀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필요한 태도입니다.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사랑의 자유가 일종의 형제 관계이듯, 그 우산 아래 보호를 받는 우리 '이상한 사람들'도 헌법 아래에서는 일종의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p.259

백상출판문화상, 교보문고와 TV책을 말하다의 올해의 책, 대한출판문화협회 청소년도서로 선정되며 김두식씨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던 유익한 교양서 한권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싶은 책이다.

창의성을 꽃피우는 모티브는 무엇일까?

창의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흥분되고 즐거운 일인가.

 

열한명의 필자들이 창의성의 비밀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을 정리했다. 그것을 고려대학교 출판부에서 엮어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창의력 그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한 11가지 답변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혹자는 그것을 '사랑'에서 온다고 했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과정에서 깊은 관심과 관찰, 대상에 대한 포용이 생기고 그것이 '창의'와 바로 닿아 있다는 것이다.

 

어떤이는 '삐딱하게 보기'를 그 출발점으로 보고 강산에씨의 노래 <삐딱하게>의 가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조금 삐딱하면 (이상하게 나를 쳐다보네)...삐딱~ (하게)..삐딱...그가 서 있는 땅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네."

 

진정한 몰입을 위해 '무소유'와 창의성을 연관짓기도 했다. '자기 내적 동기'에서 발현되는 창의성의 즐거움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11명의 저자로부터 비슷하지만 다른, 창의성에 대한 출발과 접근이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왔다.

익숙함에서 새로움으로, 불완전함에서 완전함으로의 추구와 변화. 

창의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흥분되고 즐거운 일인가. 진정 '살아있는' 존재로 '나'와 '주변'을 깨어 인식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