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OK되는 기획서, 제안서, 보고서의 비밀

어떤 아이디어도 빛나는 기획안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들의 전략, 스타이론!

 

기획서, 제안서를 써야 할 일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폼나고 설득력 있는 페이퍼나 프레젠테이션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먼저 관련한 책들을 섭렵해보기로 했다.

 

'한 번에 OK되는', '쉽게 완성하는'... 이런 것에 혹해 정말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책이든'기획'에 대한 다양한 책들을 접해보고 그것들을 통해 내 것으로 삼고,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 재창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보는 것이다.

 

저자는 신문사 기자로 오래 활동하면서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글쓰기와 기획에 대해 강의하고, 아이디어를 컨텐츠화 하고 있었다. 저자가 그만의 직관력과 기획력으로 만들어낸 글쓰기 방식과 기획 이론이 바로 이 책에서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스타이론' 이었다.

 

'스타이론'이라는 것은 기획의 프로세스를 별모양의 5단계 과정을 통해 정리하고 발전시킨다는 의미였다. 기획뿐 아니라 비즈 라이팅(비즈니스 라이팅)에도 적용된다.

 

  기획 스타 모형 - 5단계 별 그리기: 과제 -> 분석 -> 아이디어 -> 전략 -> 실행

 

  비즈 라이팅 스타 모형 - 5단계 별 그리기: 아이디어 떠올리기 ->생각토해내기 -> 정리하기 -> 조사와 분석 -> 글쓰기

  (이것은 다시 5단계 구성요소로 정리된다. Why -> Analysis -> Message -> How -> Effect)

 

이러한 큰 흐름을 가지고 각 세부적인 요소를 어떻게 정리하고 또한 전개해야 하는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기획의도, 기획 트레이닝, 아이디어의 중요성, 글쓰기의 중요성.. 등등의 내용들은 다소 익숙한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다만, 스타이론을 적용한 사례와 책 뒷쪽 매뉴얼을 이용하여 내가 직접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그 이론을 사용하는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적용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바른 판단과 적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몇 권의 관련 책들을 보면 더욱 분명한 핵심 포인트와 툴,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획자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가장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별을 보며 생각하고 번뇌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별을 보며 쏟아낸 수많은 생각이 별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그 아이디어들이 모여 기획의 씨앗을 만든다.... 별을 생각하고 별을 관찰하며, 실제로 도화지 위에 멋진 별 그림을 그리는 것, 이것이 바로 '스타이론'이다.

Intro 중에서

 

 

당신에게 잠재된 기획력이 있는가. 당신에게 기획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다음과 같은 한 문장의 물음으로 알 수 있다.

당신은 무지개를 보면 마음이 뛰는가?...

무지개를 보면서 가슴 뛰는 설렘을 경험할 수 있는가? 그것이 바로 기획자의 마음이다. 설렘을 품지 못하는 기획자는 진정한 기획자가 아니다.

p.49~50

 

 

인생이 여행에게 배워야 할 것들

왜 인생을 여행이라고 하는가

 

CBS의 라디오 프로듀서이자 에세이스트, 북 칼럼니스트 정혜윤 씨의 책이다.

'인생이 여행에게 배워야 할 것들'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여행'을 주제로 한 인터뷰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과 여행에... 마음을 담고, 열정을 담아 살아가는 정혜윤 피디의 글과 삶이 낯설게도 멋지게도 다가왔다. 그가 책 속에서 소개하는 또 다른 책들의 문장들과 여행에서의 깊은 단상들도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바로 그녀가 만난 '여행자'들이었다.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부단히 길을 잃고 헤매다가 명확한 자신만의 '길'을 찾아 오롯이 걸어가고 있는 멋진 사람들.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다.

 

시갈골문학회의 어르신들

사진작가 임종진

이주노동자 소모뚜

나무로 역사를 해석하는 사학과 교수 강판권

진딧물의 권위자인 교수 김효중

시인 송경동

GIS 지도 분석가 송규봉

인문학 연구교수 안재원

 

이분들의 '여행'과 같은 '삶'의 이야기 한마디 한마디가 내 가슴으로 스며들어왔다.

 

 

이 가운데 강판권 교수의 이야기가 특히 감동적이었다.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경상도 깊은 시골에서 어릴 적부터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다닌 그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계명대 사학과에 입학합니다. 당시 원서 접수대에 사학과의 줄이 제일 짧아 사학과에 지원했다고 합니다.

졸업 후 본인의 의지대로 취직이 되지 않아 대학원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학위 논문을 외교정책에 대해 주제를 정하고는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포기하고 맙니다.

그때 그는 자신이 시골 출신 '촌놈'이고 농업에 대해서만은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논문의 주제를 '중국의 농업사'로 바꿉니다. 그때부터 공부가 재밌어지고 박사학위를 받게 됩니다만, 대학교수 자리도, 중고교 교사 자리도 얻지 못하고 일 년간 팔공산을 오르며 인생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갈나무투쟁기>라는 책을 발견하고 '나무'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날부터 계명대학교 안에 있는 나무를 공부하기 위해 캠퍼스 안에 있는 나무를 하나하나 세고 기록합니다. 그래서 그는 결국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란 책을 쓰고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이후 <나무열전>, <공자의 나무 장자의 나무>라는 책을 집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계명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합니다.

 

 

그의 인생의 여행길에서 주저 앉아 고민하던 시절을 토해 결국 그는 '나무'를 만났고, 진정한 '자신의 길'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책에 소개된 그의 이야기를 함께 전해본다.

 

 

"나무 도감을 사서 실제 나무와 하나하나 비교해보면서 학교를 돌아다녔습니다. 조경담당 행정 직원을 붙잡아 놓고 이게 무슨 나무입니까? 계속 계속 물어보는 거죠. 그러다가 한마디로 나무에 미쳐버렸습니다... 세면서 보니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다 다른 겁니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나무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이 거의 폭발적일 정도로 생겨났습니다."

p.158~159

 

"나무는 치열합니다. 나는 나무처럼 나 자신부터 온전해지고 치열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무를 세면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마다 온전한 존재란 사실이 내 맘을 건드렸습니다. 물아일체의 경지에 오른 듯했습니다. 그때가 내 나이 마흔입니다."

p. 160

 

 

 

나이 마흔에 나무와 사랑에 빠져버린 그는 드디어 자신의 길을, 자신의 인생을 찾은 것이었다. 굉장히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내 맘을 건드리는 것, 물아일체의 경지로 나를 이끄는 것, 한마디로 미쳐버릴 수 있는 그것. 그것을 찾은 여정이었고, 그는 마흔에서야 바로 그것을 찾아낸 것이다.

 

 

삶을 여행처럼, 여행을 삶처럼... 정혜윤 피디는 여행과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자주 설명했다.

그것들에 충분히 공감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니라 여행을 삶 속에 심고 싶어졌다.

p. 93

 

일정 변경이 없는 여행이 없는 것처럼

매끄럽기만 한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인정함에서....

p.18

 

여행을 일상의 탈출로 보는 의견에 반대한다.

그보단 차라리 매 순간 여행자의 태도로 살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여행지에서 기꺼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삶 속에선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p.13

 

우리는 여행지에서 가끔 이런 절박함을 갖는다. 내가 언제 또 이 도시를 찾을 것인가?

그 여행은 단 한번 주어진 기회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에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p.192

 

 

 

삶이라는 공간을 '여행지'라는 공간으로, 일상을 '여행'으로 바꾸어 보니, 마음과 생각의 경직됨이 사라지는 듯했다. 계획의 어긋남이 새로운 기회로 거듭나고, 매일 같은 일상의 루틴함을 과감히 부숴내어 '다시 보지 못할' 새로운 신세계로 재구성되는 듯하다.

 

'삶을 여행처럼, 여행은 일상처럼' 

잊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살고 싶은 멋진 문장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꽃과 나누는 울림의 포토에세이

천천히 깊고 느리게 들여다보는 삶, 사람 이야기

소소하고 미약하지만 더없이 귀한 삶 속에서 따사로운 한줄기 빛을 찾다!

 

정혜윤 씨는 그녀의 책 <<여행, 혹은 여행처럼>>에서 사진작가 임종진 씨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을 대상화시키지 않는 것은 사람을 낮춰보지도 않고 사물로 보지도 않고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을 봐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러나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여행, 혹은 여행처럼>> p.113

 

 

그의 사진에세이를 그렇게 해서 읽게 되었다.

 

임종진. 전 한겨레신문 사진기자로 이라크전을 취재했고, NGO 자원활동가로 캄보디아서 머물기도 했다. 느리고 깊게 소통하는 사진을 권하는 사진강좌를 운영해왔고, 연재의 그의 별명을 따온 '달팽이사진골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산골과 시골, 티베트, 이라크, 캄보디어, 인도 등지에서 찍은 그의 사진과 '사람'과 '삶'에 대한 단상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같은 사진을 보아도, 그 사진을 담아낸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사진은 달리 보인다. 그 사람을 아는 만큼 그 사진이 더 깊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고, 그렇기에 정혜윤 씨의 책과 해석을 통해 알게 된 임종진작가에 대한 스토리가 그의 사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듯하다.

 

'이미지를 찍지 말고, 이야기를 찍으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야기와 웃음과 삶이 생생하게 투박하게 담긴 그의 사진에 깊은 여운이 남는다.

 

그의 글과 그의 사진 몇 장을 전해본다.

 

 

 

놓은 길을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걷고 또 걷습니다.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 스스로 생각해봅니다... 단지 느린 걸음일 뿐이지만 그것이 주는 것은 깊어지는 시선과 여유로운 숨 고르기입니다. 결국 더 많이 '보는' 것입니다.

p.102

 

 

그리고 이내 웃음입니다.

모든 경계와 구분이 사라진 뒤 남는 것은 맑은 웃음 그 자체입니다.

그것으로 우리의 만남이 인연이고 울림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p.205

 

 

어느 그들은

나와 다름없이 당당하게 존중받아야 할 삶인 것임이 분명하고, 나와 다르다고 볼

하등의 명분이나 이유가 우선하지 않기를 소리 없이 품어봅니다.

p.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