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정혜신이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나의 결대로 나의 호흡으로 살아가고픈 당신에게 전하는 정신과의사 정혜신과 심리기획자 이명수의 치유공감

 

요즘 제게 응원이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한 가 봅니다.
요즘 눈이 가는 책들, 손이 가는 책들을 보면 여행, 심리, 사랑, 치유... 온통 이런 책들이니까요.
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억지로 피하지는 않으렵니다.

이상하게 불쑥, 자주 먹고 싶은 맛과 음식 생긴다면, 내 몸에서 그 음식에 담긴 영양소를 필요하는 것이라면서요.
요즘 제 마음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바로 위로와 격려라고 여기고 마음 가는 데로, '홀가분'하게, 읽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마음, 심리 처방전'의 긍정적인 효과라 하겠습니다.

읽는 족족, 보는 내내.... 나를 읽어주고, 나를 비추어줍니다.
그저 내 마음을 읽어주고 알아주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싶어집니다.

건강한 자기애를 가진 이들, 그것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축복과 갈채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일단 기록해두고 계속 책을 읽고 있었는데, 책 속에 딱! 이런 구절을 만납니다.

 

 

 

제가 심리적 영역에서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은 '임신부 식성론'입니다... 임신 후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음식은 현재 내 몸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내 몸에 필요한 것이 자동적으로 당기는 것입니다. 그걸 먹으면 됩니다. 그게 지금 나(와 태아에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니까요.
자기 결정에 불안해하고 그 결정을 확인받고 싶은 간절함에 외로운, 모든 이들에게 무한의 지지와 격려를 보냅니다.
당신이. 늘. 옳습니다.
p.101

 

 

 

자기보호본능이 미숙한 저에게 아직 '당신이 늘 옳습니다'에 100% 공감이 가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좀 더 많은 격려와 지지를  나 스스로에게 던지고 싶은 요즘입니다. 

 

정혜신 씨와 그의 짝꿍 이명수 씨가 던지는 응원의 메시지 몇 구절 함께 전합니다.

 

 

언제나, 인간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헤아리는 모든 행위는 가장 근본적인 동시에 가장 구체적이고 실용적입니다. p.77

 

 

맨얼굴의 관계를 방해하는 걸림돌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걷어낼 수 있는 것들에 불과합니다...

나희덕 시인의 절창처럼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특히 맨 얼굴의 관계에서는요. p.165

 

 

비슷한 맥락에서 평생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는다면, 저는 '나 자신'이라 답하겠습니다....죽기전에 '나 자신'과 조우하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유일무이한 동시에 황홀한 축복입니다. p.232

 

 

《호밀밭의 파수꾼》의 콜필드보다 명민하고,《양철북》의 오스카보다 사랑스러운 아홉 살 소년의, 슬픔과 사랑에 관한 퍼즐같은 이야기.

 

정혜윤씨의 책에서 소개 받아, 오랫만에 읽게 된 '소설'입니다.

거의 5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은 아홉살 소년의 성장소설이라고만 보기엔 아깝습니다.

 

작가는 주인공 오스카에게 아홉살다운 유쾌하고 기발한 생각들과 동시에, 또한 아홉살 답지않은 어른 스러운 사고와 이해의 깊이를 불어 넣고 있습니다. 그가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 그들의 아픔, 상처, 사랑 등을 통해 우리들 자신의 삶에 대해 비춰보는 시선도 느끼게 됩니다.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오스카는 아버지의 유품으로 알고 발견한 열쇠의 정체를 밝혀내고자 떠나는 그의 여정속에는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하여 그가 만나게 되는 여러 '블랙'씨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세대, 역사, 소통,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적인 시도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사랑받고, 아름다울 자격이 있습니다"

세상을 안고 담대히 보듬는 작가, 노희경.

 

 

노희경 작가의 작품(드라마)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그 겨울 바람이분다>의 극본을 바로 노희경 작가가 썼다고 들은 것 같다.

그녀의 작품 중심에는 가족, 소외, 상처, 치유가 담겨 있다고 했다. 그것은 이 책에 담겨 있는 바로 그녀의 삶이 방황, 부모에 대한 상처, 회환, 외로움에 자리했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자신의 온몸으로 경험해낸 아픔들이었기에 그녀의 다소 투박스럽고 억세지만 보다 깊은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가 되어 주는 듯하다.

 

어릴 적 아픔과 외로움으로 인한 것인지. 그녀는 '사랑'에 있어 지독한 자기보호본능 속에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사랑하지 않았고, 책임 지려 하지 않았고, 행복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반성문처럼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랑하지 않은 자는 모두 유죄다'

 

툭툭 던지는 듯 한 무뚝뚝함과 반면에, 드라마 작가다운 풍부한 감성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 들이었다. 다소 유치해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에 철저히 홀로 있고 싶을 때... 뭔가 모를 쓸쓸함에 붙잡혀 있을 때... 조금씩 찾아 읽으며 위로받을 수 있었다.

 

작가들은 참 좋겠다. 자신들의 감정과 마음과 생각들을 이렇게 고스란히 공감백배 글로 담아낼 수 있다니.

 

책 속에 작가 지망생들에게 쓰는 글이 있다. 내용 중 <노희경이 글 쓰는 수칙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1. 성실한 노동자가 되어라.

노동자의 근무시간 8시간을 지킬 것.

 

2, 인과응보를 믿어라.

쓰면 완성할 확률이 높아지고, 고민만 하면 머리만 아프다.

 

3. 드라마는 인간이다.

인간에 대한 탐구가 드라마에 대한 탐구이다.

 

4. 디테일하게 보라.

듬성듬성하게 보면, 듬성듬성 한 드라마가 나오고, 섬세하게 세상을 보면 섬세한 드라마가 나온다.

 

5.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다.

작가는 상처 받지 않는다. 모두가 글감이다.

 

6,7번 생략!

 

 

 

어른이 된다는 건 상처 받았다는 입장에서 상처 주었다는 입장으로 가는 것.

상처 준 걸 알아챌 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책 속 간지 중에서

 

나는 작가에겐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단 생각이다. 아니, 작가가 아니더라도 그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은 필요하다. 내가 아파야 남의 아픔을 알 수 있고, 패배해야 패배자의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p.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