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개드렸던 《미스터 핍》를 읽고나면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두 소설은 '핍'이라고 하는 주인공을 통해, 소설 속 이야기를 통해, 서로 오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또 다시 《미스터 핍》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되니까요.

문학적 상상력을 토대로 우리의 현실과 시대상을 투영해보고, 소설 속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을 통해 인간과 삶의 본질을 한걸음 뒤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만나게되는 새로운 세상을 이토록 가깝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하는 작가와 작품, 문학의 힘에 감동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내가 엄청난 유산의 상속자가 된다면...?
나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얼마나 잃게 될까?
과연 '위대한 유산'이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할까?

문학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다음에는 찰스디킨스의 유영한 작품 《두 도시 이야기》를 읽어볼 예정입니다.

<작품소개>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偉大─遺産
요약: 영국의 작가 찰스 디킨스의 장편소설.
저자: 찰스 디킨스
장르: 장편소설
발표년도: 1861년
가난한 고아로서 친절한 대장장이 자형 집에서 얻어먹고 살아온 주인공 핍이 어느 날 익명의 부호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돈을 받게 되어 런던으로 나가서 신사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갑자기 돈이 생기자 허세만 부리려는 속물로 타락하여 옛날의 선량하고 근면한 마음이 사라져 간다.
마지막에 가서 그에게 큰돈을 주었던 은인은 실은 어렸을 때에 먹을 것을 보태 주었던 탈옥수였던 것이 판명되어 크게 기대했던 '위대한 유산'은 수포로 돌아가지만, 그때 핍은 본래의 순수한 마음을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한 청년의 정신적 성장을 중심으로 19세기 영국의 금전만능주의를 비판한 소설이다. -두산백과- 

(워낙 오래된 책으로 읽게되어 다른 표지의 책이미지를 올립니다)

 

나는 내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원했던 것, 바로 그것대로 살려고 했다. 그것은 왜 이리도 어려웠을까?

2차 대전 당시 유럽의 각 전선에서 죽어간 젊은이들의 배낭속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책이 바로 성경과 《데미안》 이었다고 한다.

끊임없이 자절하고 자책하지만, 그 가운데 삶에 대한 깊은 성찰에 안간힘 쓰고 있는 젊은이들의 초상. 이것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인간과의 만남이며 곧 우리 자신 나와의 만남이 아닌가 싶다.
내 속에 공존하는 두 세계의 대립과 갈등, 진정한 사랑과 종교에 대한 욕망...진정하고 유일한 삶의 내용은 무엇이며 우리가 진정 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차분하고 깊이있게 질문하고 있었다.

최근 읽은 소설들 《톰소여의 모험》, 《위대한 유산》, 《미스터 핍》, 《데미안》까지 가만보니 하나같이 성장소설들이다.
내일 모레 마흔을 앞둔 나. 이런 소설들이 구구절절히 공감과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왜 일까?....^^*

그녀(에바부인)는 손으로 내 머리를 공기를 쓰다듬는 것처럼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태어난다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지요. 새도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온 힘을 애써야 한다는 걸 당신도 잘 알잖아요. 돌이켜 생각해보고 한 번 물어보세요. 대체 그 길은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그저 어렵기만 했었던가? 그러나 역시 아름다웠던 것은 아니었는가? 하고 말이예요. 당신은 보다 더 아름답고도 쉬운 길을 알고 있었던가요" p.167

인간이란 누구든지 유일한 그 자신일 뿐 아니라, 또한 오직 단 한번의 아주 특별한, 어느 경우에나 세계의 온갖 현상들이 단 한번 서로 스쳐가서는 다시는 또다시 만나지 않는 유일하고도 경이로운 존재인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영원하고 신성한 것이며 모든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서 자연의 의지를 실현시키는 한 누구나 놀랍고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서문 p.14중에서.

*1988년 정가 3,000원에 초판발행된 아주 오래된 책으로 읽게 되었다. 최신 발행된 책으로 곧 다시 읽어볼 예정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본 삶과 죽음의 문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우리가 '삶'의 의미를 바르게 인식한다는 것은 곧 '죽음'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은 결국 극명한 대조가 아닌 명확한 단 하나의 촛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톨스토이가 그의 작품들을 통해 일관되게 추구했던 것이 바로 이 '삶과 죽음'의 문제였다.
《이반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이 작품에서도 우리는 결국 '어떻게 죽어가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판사 이반일리치 골로빈의 삶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삶에서 관심은 온통 업무라는 세계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자 이 관심은 그를 삼켜버렸다. 자신이 지닌 권력에 대한 자각, 즉이려고 맘먹으면 누구든지 죽일 수 있는 힘, 재판정에 들어서거나 부하 직원들과 만날 때 겉으로도 전해오는 자신에 대한 예우, 상급자는 물론 하급자를 대해서도 거두는 성공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도 느끼지만 자신이 맡은 업무를 처리하는 우수한 능력 등 이 모든 것이 그에게 기쁨을 주었다. p.36

이런 그가 사망했을 때, 그의 죽음에 대한 동료들과 가족의 생각 역시 지독하게 업무적이었다.

이반일리치의 사망 소식을 접하자 집무실에 모인 신사들의 머리에 떠오른 첫번째 생각은 이 죽음이 자신 또는 자신이 아는 이들의 자리 이동이나 승진에 어떠한 의미를 갖느쟈는 것이었다. p.10

그녀는 그가 죽기를 바랄때가 있었지만 그의 죽음을 정말 바라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그가 죽음과 동시에 봉급도 사라지기 때문이다...바로 남편의 죽음조차 자신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녀는 자신을 지독히 운도 따르지 않는 여자라고 여기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감추었다. p.51

죽음을 마주한 한 인간이 죽음을 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자신의 지난 '삶'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 타인의 죽음은 결코 나의 것이 될 수 없으리라는 인간의 무지와 세속적인 욕망들에 대한 헛됨을 전하고 있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결국 우리가 문학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혹시 내가 살아온 삶이 바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쳐갔다.
'난 제대로 했는데 어떻게 바르지 않을 수가 있어?'
그는 이렇게 자신에게 말하며 삶과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의 유일한 답을 절대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하며 떨쳐버렸다.
p.99

그는 자신이 검은 구멍에 빨려 들어가며 힘들어한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구멍에 기어 들어가는 걸 방해하는 건 자신의 지난 삶이 괜찮았다는 인식이었다. 삶의 정당화는 그를 붙들고 놔주지 않아 그는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이 점이 그를 제일 힘들게 했다.
p.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