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안철수 교수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설마설마했는데..감사해야하나 실망해야하나. 마음이 여럿으로 갈라져 버린다.

평소에 올바른 모습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지지 받던 그가 정치판에 끼어들면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그래도 기본을 갖춘 사람이니 믿어 봄직도 하다는 마음 둘이 상충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많이 속아왔던가. '왜 정치 속으로 들어가면 사람은 변하는가?'에 대한 논문이 난 꼭 필요하다고 본다.

 

 

안철수처럼 생각하고 안철수처럼 행동하라.

그가 가진 인내와 집념을 그대로 따라하기엔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상당히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책은 안철수의 지나온 흔적을 통해 그를 바라본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은 이미 TV를 통해 비춰졌던 모습들인지라 나에게는 큰 흥미거리로 다가오지 않았다. 내용은 사례위주로 쉽게 씌여져서 초등학생들고 읽기 좋을 듯하다.

아들에게 존댓말을 쓰는 어머니와 이를 통해 안철수 역시 아랫사람들을 존중해주는 말씨와 마음을 가진 것, 큰 돈으로 회사를 팔아 넘길 수 있었지만 그보다 더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매각하지 않고 유지해 온 점, 백신의 무상보급, 기본을 중시하는 성격 등 그의 됨됨이를 보여주는 사례는 앞으로 그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그만의 배려와 소통의 기술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리더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지리산이 언제부턴가 나에게 다가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의 관심사 역시 변했기 때문일까?

TV를 통해 그리고 책을 통해 보여지는 그 산의 모습은 그야알로 다채로웠다.

그 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내 삶의 방식과는 너무도 다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지리산 명인열전.

지리산 올레길 숨어사는 외톨박이, 이색풍경 답사기라는 부제가 눈에 띈다.

두 명의 저자가 이끌어 나가는 지리산과 사람의 이야기는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 곳에 길을 냈다.

 

마흔 네번째 마디에서 끝나는 1권을 시작으로 연결되는 책은 또 얼마나 나올지..

염소고기의 명가부터 지리산 호랑이 부적을 그리는 화가, 함양재래시장 이야기, 지리산 별미집,혜원암 등등..지리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너무도 다양하다. 물론 지리산의 음식에 가장 크게 정신을 빼앗겼지만 말이다. 흑돼지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는 흑돼지연구가와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소녀와 같이 꿈이 자라나는 곳이기도 한 그 산에 언제쯤 한 번 가볼 수 있을까? 아직까지 지리산에 한 번 가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엉덩이를 들썩이게 할만한 책이다. 물론 지리산 추종자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지침서가 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대중성은 좀 떨어져 보인다. 어쩐지 향토지같은 기분도 슬쩍 드는 건 나뿐이 아닐듯.

 

제목은 명인이라지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다.^^

<전지전능한 할머니가 죽었다>는 크리스틴과 엄마 에블린, 외할머니와 이웃 생 틸리르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소박한 이야기들이 잔잔히 그려진다.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여유가 있는 그 시절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나 역시 느슨해지고 긴장이 풀리는 듯하다.

할머니의 집 여행에서는 괴팍할거라 생각했던 할머니가 이런저런 소품들을 사용해서 뭐든지 만들어내는 것을보고는 전지전능한 할머니라고 굳게 믿게되는 과정을 보면 꼬마소녀의 순진한 모습에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이 노인이 정말로 우리 할머니였을까? 순진했던 어리시절 내가 하나님이라고 아니 적어도 그분의 가장 뛰어난 조수 중에 한 명이라고 믿었던 사람, 생의 하루하루를 이 지상에서 다른 인간들이 필요로하는 모든 것을 마련하는 데 온전히 바쳤던 바로 그 사람이었을까? p45

 

 

전지전능하게만 느꼈던 변해가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실망감을 느끼고 그렇듯 세상에 익숙해져가는 크리스틴.

할머니의 죽음으로 크리스틴은 시무룩해지고  이웃 생 틸리르 할아버지와 위니팩 비치를 찾아나서느 여정에 나서면서 나이듦에 대해 인생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와 늙은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인생의 서글픔과 무상함을 느꼈던 것일까?

 

나는 늙고 싶지 않았다 나는 늙지 않고 모든 걸 알고 싶었고 특히 내 주위 사람들이 늙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우리 옆에는 우리가 아까 내팽게치고 간 신문지 모자가 사람들의 발에 마구 짓밟힌 채 바닥에 뒹굴고 잇었다. 나는 기념으로 가져갈 생각에 모자를 다시 빳빳하게 펴려고 했다. 그러자 느닷없이 두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p120

 

 

 

엄마의 허락없이 이사짐 운송업자를 따라 모험을 강행하기도 하는 크리스틴은 끝없는 호기심을 가진 아이다.

생활에 바빠서 모험이라는 걸 여행이라는 것을 떠나려고 생각만 할뿐 현실에 머물러 버리는 엄마와는 다른 크리스틴.

결국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을 찾아 파리로 떠나는 그녀의 모습이 기운차다.

끝없이 이어지는 인생의 여행에서 그녀는 어디에 다다랐을까?

자서전적인 성격이 있는 글에서 내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곤 회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