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신간   <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

1. 책을 좋아한다.

2. 책을 많이산다.

3. 책을 읽진않는다.

책도 좋아하고, 책도 많이 사는데 왜 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가?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만큼 참 어려운 질문이다.

그래도 2월에 산 책 5권은 5권 중 4권은 읽은거 같은데,

3월에는 쉰다고 7권이나 샀건만 , 아직 달랑 반권 읽었다.

아- 책 읽기는 지하철이 짱인데, 지하철을 안타서 그런가?

날씨 좀 따뜻해지면 우아하게 북카페에 가서 생과일 주스 시켜놓고 한번 읽어볼까?

그럼 분위기에 한권 뚝딱 읽어낼지 누가 알아?

어쨌든, 지금 읽고 있는 이 책 !

사실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외서를 읽다보면 번역의 탓인지, 한국사람인 나의 정서에 맞지 않아서 인지

문장이 영 매끄럽지 않아서 읽기가 참 불편하다.

알랭 드 보통 뿐만 아니라 빌 브라이슨 책도 샀다가 반도 못 읽고 답답해서 손을 놓았다.

그럴 때마다 내가 영어공부해서 원서를 읽어야 하나 고민하기도 하지만.. 뭐..

하지만 알랭 드 보통도 빌 브라이슨도  그렇게 유명한걸 보면 번역의 탓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에 다녀온 이후로 영국과 관련 된 책이라면 무턱대고 사서 모으는 요상한 취미가 생겼다.

이번에 이책을 산 이유도 단순하다.

언젠간 그 유명한 알랭 드 보통의 책 한권은 독파하겠다는 욕심도 있었지만,

내 인생 잊을 수 없는 히드로 공항의 다이어리 였기 때문이다.

보통은 사고 싶은 책이 많아 항상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고 며칠을 살핀 뒤에 몇권을 골라 책을 구입하지만

이 책만은 '무조건 사기'로 마음 먹고 장바구니에 1등으로 넣어두었다.

솔직히 책 표지는 참 촌스럽다.

알랭 드 보통이라는 이름 하나 믿고 책 표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지는 그래도 깔끔하고 읽기 좋게 편집과 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좋았다.

한문장 한문장 너무 멋있게 쓰다보니 꼬이고 꼬여서  책이 죽죽 읽어내려가진 않지만

그래도 히드로 공항의 그 분위기는 맘껏 느낄 수 있는 책이랄까?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보면 첫 장면에 히드로 공항의 모습이 나레이션과 함께 나온다.

<러브 액츄얼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영국식 영어를 배워보겠다는 굳은 집념에 이 영화 100번은 본 것 같다.

근데 이 책을 보면 딱 그 영화의 첫장면과 같은 느낌이 든다.

알랭 드 보통은 새로지은 5터미널에서 상주하며 그곳의 이야기를 썼다.

2008년 8월부터 상주했다는 알랭 드 보통,

책을 보다보면 새벽 5시30분에 도착하는 영국항공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2008년 8월9일에 내가 새벽 6시인지, 6시 30분에 5터미널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으니,

어쩜 내가  도착한 그 시간 알랭 드 보통은 나의 비행기를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때 영어만 잘했어도 인터뷰를 했을텐데..히히

책에 보면 알랭 드 보통을 알아보고 하루종일 앉아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들도 있었단다.

그 유명한 알랭 드 보통의 책에 나올 수 있다면, 전세계인이 읽을 알랭 드 보통의 책에 나올 수 있다면

그정도 민망함은 이겨내지 못하겠는가?

어쨌든-

결론은

1. 영국을 좋아하는 사람 

2. 공항을 좋아하는 사람  

3.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면 읽어 볼 만한 책이라는 것 !!

난 영국도 좋아하고 공항도 좋아하니 만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