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에서 내가 사서 읽은 첫 번째 소설책이었다. 
세상과 타협하며 공부와 관계가 없는 거의 모든 책들을 멀리했던 나에게 다시한번 
읽는 기쁨을 가슴 한구석을 후벼파며 나의 어머니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 "엄마를 부탁해"이다. 

내가 이 책을 샀을 때 벌써 이 책은 너무나도 유명했었다. 하지만 베스트 샐러라고 유명한 책이니
읽어 볼까 한것은 아니었다. 그냥 정말 우연한 기회에 그냥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읽을 책 하나
없을까라고 지인에게 물었을 때 그 지인이 내게 권한 책이었다. 지인이 내게 이 책을 추천 할 때
많이 팔린 책이니 베스트 샐러이다라고 이야기 했으면 아마 사서 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왠지 모를 나의 고약한 성격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봤다라면 먼가 그 많은 사람들 중 하나 색깔없이
살아가는 다수에 포함된다는 어쭙잖은 나의 독립의식. 재수 없다라면 재수 없는 성격인데, 각설하고
지인이 '읽어 보고 효도해!'라고 한 마디 했을 때 멀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책을 사게 되었다.

오랜만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엄마를 잃어 버린지 일주일 째다." 그 한 문장이 내 눈을 후벼 팠다. 첫 장 첫 문장부터 날 사로잡았다. 
고양이도, 기르던 애완견도, 간난쟁이 아이도 아닌 엄마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읽기 시작해 나는 기차에서 내리고도 책에서 눈을 땔 수 없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페이지들을 끝내기 위해 역구석 벤치에 앉아 마지막장까지 읽고 책을 덥었다. 

엄마를 잃어 버린 죄책감을 느끼는 가각의 주체들이 주관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행적과 과오들을 설명하는데
나역시 그 주체가 된 듯한 느낌. 그리고 알수 없이 밀려오는 죄책감은 내가 책 속의 객체들에게 감정이입이
지나치게 된 것이 아니라 책속의 객체들을 통해서 내가 내 어머니에게 했던 지난 과거들의 잘못이 내 심장과
내 머리를 채웠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 구석에 앉아 읽은 마지막 장. 이미 이 세상을 떠나 영혼이라는 객체로 자신을 찾지 못해 고통스러워 하는
자식들과 남편을 하나 하나 찾아 보며 어머니라는 존재를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준 그 부분은 세상과 
타협하며 눈물은 남자의 것이 아니라고 배웠던 내 눈시울 마져 붉어 지게 했다.

이책을 덥고 가방에 집어 넣으며 역에서 나오다가 그래 우리 어머니가 저런 것을 좋아 하셨지 하며
역 한구석에 진열되어 있던 호두과자하나를 집어 들고 식지않게 가슴에 품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누구든 이 책을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리고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이 책을 한번쯤 읽고
내 어머니, 내 아버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고 내가 내 부모님에게 어떻게 하며 오늘날까지 살아 왔는가를
한번 되돌아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머니, 신경숙, 부모님, 사랑, 아픔

처음 제목만을 접했을때 기업들간의 혹은 금융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상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박범신의 이전 소설들을 읽었기에 가졌던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할까 두려웠으나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조금은 뜬금 없는 설정이 혼란스러웠지만 곧바로 그 혼란함의 해답들을 재시하였다. 비지니스 우먼! 자신이 나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기 위하여 몸 조차 비지니스의 도구로 사용해버리게 된 한 여인. 그리고 그 여인에게 찾아온 운명같은 사랑. 하지만 세상은 늘 강자의 편. 약자는 말그대로 약자인 이 세상속에서 그 둘의 운명을 세세한 감정묘사와 긴장감있는 사건들로 그려냈다. 

세상이 순수하다고 그리고 사랑은 물질적 부족함을 채워 질 것이라고 믿었던 주인공. 그녀와는 정 반대로 사랑은 없고 그 빈곳을 채워 주는 것은 물질적 풍요라고 믿었던 주인공의 친구 그 둘의 생각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책의 초반부에 독백처럼 쏟아지는 주인공 ’비지니스 우먼’의 대사
"세상의 주인은 ’자본’이고, 삶의 유일한 전략은 ’비지니스’다. 사랑과 결혼조차 일종의 ’비지니스’에 불과했다. 자본의 압제는 그 경계마저 불분명하니, 화염병을 들고 나간다고 해도 던질 데가 없었다. 간교하고도 잔인한 독재자인 자본의 품 안에서 사람들은 단지 실패한 자와 성공한 자, 두 종류만으로 구별되었다." 라는 부분에서 주인공의 사고의 생각을 보여주고 이 사고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은 날카롭고도 직접적인 화법으로 풀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주인공의 과거 회상장면에 주인공이 얼마나 순수한 마음으로 이 세상에 나왔는 가를 보여주고 현재 주인공의 사고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주인공의 친구 주리를 보면서 그리고 그녀에게 영향을 받으면서 어떻게 변질되어 갔는가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녀의 변질된 사고가 그녀의 아들에게 어떠한 식으로 전달 되어가는가를 보면서,  부족했지만 그래도 사람 살아가는 정이 있었던, 이웃이 있었던, 가족과의 시간과 사랑이 있던 그 시절을 그리워 하며 향수에 젖어 사는 사람들을 시대에 뒤떨어지고 적응하지 못하는 구세대라 우아하게 조소를 날리던 많은 신세대들 그리고 그러한 신세대들을 못마땅해 하던 구세대라 불리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결국은 세상을 앞만 보며 달려왔던 그들이 세월에 지쳐 속도를 늦추고 한숨을 돌렸을때 자신들이 이루어낸 물질의 풍요들이 육체적 안식은 가져다 주었지만 정신적 안식은 오히려 빼앗아 가버렸다는 알아챘을 때는 늦었다는 것을 이 소설은 주인공의 독백과도 같은 고백들로 알려준다. 

마지막 주인공의 선택은 아직도 우리시대에 낭만과 사랑은 살아있지만 그것이 보는 이들에 따라서는 낭만이 아닌 잘못된 선택이요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성공한 비지니스를 통해 이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치루어야 할 희생에 비하면 그 선택은 너무나도 도덕적이며 희생이 따르는 순고한 길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책의 내용들을 열거하면 이렇고 저렇고 하기에는 이 소설은 너무나도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기에 리뷰또한 장황해지는 것 같다. 책장을 덥었을 때 모여지고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생각들. 읽어 나가면서 그래! 내가 느끼고 있었던 것 오늘날의 세상이라는 놈이 바로 이런거였어. 내가 아무리 발부둥 쳐도 아무리 높이 뛰려고 안간힘을 써도 오를 수 있는 곳은 여기 까지인게 이런거였어 라며 흥분 했고 소설의 마지막 마침표에서 눈을 때었을 때는 그래!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공평한데 우리가 주어진 잣대 안에서만 평가하다 보니 진짜 행복의 가치를 잘 못 판단하고 살아 온 것일 수 도 있어 라는 생각에 위안을 가지기도 했던 그런 소설이었다. 

정말 최고다 근래 읽은 소설중에 이만한 것이 없다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첫 번째 책장을 넘기고 이틀이라는 시간만에 마지막 장을 덥었을 수 있었던 읽을 만한 소설이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비지니스, 박범신, 사랑, 꿈, 현실

처음 제목을 보고 이건 멀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한 책.

앞부분 조금을 읽으면서 이건 스릴러 인가? 범죄소설? 사전 정보 없이 접한 이책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어갈 수 록 책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지는 특히 기독교란 종교를 믿음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강렬한 메세지를 가지고 있기에 벌어지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교회를 나가면서, 성경을 읽으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을 다잡으려 하지만 인터넷을 열어 기사를 보고, 티비를 틀어 뉴스를 보고, 밖으로 나가 일상을 겪으면서 우리는 수없이 질문하게 된다. 진짜 우리를 그토록 사랑하는 신은 존재하는가? 우리를 사랑한다는 신은 왜 우리를 이렇게 진흙탕 같은 삶속에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는가? 끊임 없이 원망 할 존재를 찾는 우리들에게 신은 완벽한 존재이다. 늘 신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또한 자신이 믿고 있는 신, 즉 하나님을 원망한다.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는 어느날, 인적도 드문 그날 문득 주인공에게 날아온 한장의 의문의 편지. 딸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딸아의 피묻은 옷이 발견된 오두막, 두번다시 가고 싶지 않은 그 곳, 마추기도 기억하기도 실은 그 오두막으로 오라는 편지. 범인일줄 모른다는 의심이 들면서도 편지 마지막에 적힌 딸과 오로지 자신만이 알고 있는 하나님을 지칭하는 그 애칭. 범인라도 좋다. 하나님이라도 좋다. 내가 가서 만나 가슴속에 응어리진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찾고 말리라. 주인공은 그 오두막을 향해 떠난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그 오두막에서 주인공에게 벌어진다. 그가 매장 마다 던지는 그 질문들은 우리가 이 세상속에서 늘 하늘을 향해 던지던 그런 질문들이다. 책속에 등장하는 하나님들이 대답은 우리가 그리고 주인공이 가진 질문을 한방에 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가 던진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일깨워 준다. 

여지껏 봐 왔던 여러 권의 책들 중 그 어떤 책보다 책장을 덥고 생각이 많아 지는 책이고 덥었던 책장을 다시 넘기게끔 만드는 책이었다. 영어 원서 보다는 조금 덜 부드러운 번역이 걸렸지만 다시 읽어봐도 가슴을 쾅쾅 강하게 요동치는 매력을 지닌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을 향해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속에 불만으로 가득찬 질문들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며 더욱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한번쯤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