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장르소설을 살아 남고 인기를 끌며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 될 수 있는 일본의 환경이 부럽다. 이 소설 "언페어"역시 장르소설로 영국 다음으로 많은 추리물을 쏟아 내는 일본의 전형적 그렇지만 또 전형적이지 않은 추리물이다. 일본의 많은 만화들 중 독자들로 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또한 애니메이션 물로도 역시 많은 사랑을 받는 '탐정 김전일, 명탐전 코난' 역시 추리 물이다. 일본에서 추리물들이 이토록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부럽다.

 

각설하고, '언페어' -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이것이 리얼리티 그리고 독창성!"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 주고 싶은 것일까.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인기몰이를 한 언페어. 시작 부터 극적이고 비주얼 적이다. 마치 영화를 보듯이 이어지는 편집적 단락들. 구성, 묘사, 대사. 몸과 마음으로 빠르게 따라 책 중 반부에 이르면 지친 눈을 쉬게 해주도록 한 탬포 멈추는 듯한 화법과 구성. 그리고 다시 이내 내달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시간. 그 다섯 시간동안 이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한시간 반 어두운 극장안에서 아니면 불이 꺼지 컴컴한 거실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을 신경쓰며 몸을 움츠리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켜 봤던 스릴러를 보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왜 '언페어'가 영화와 드라마화 되었는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내가 머리속으로 생각한 것 만큼의 영상이 뽑아져 나왔을까에 대한 의문 때문에 처음 느낀 내 경험을 강탈 당하지 않기 위해 영화와 드라마는 보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또 소설의 내용 보다는 잡소리가 많은 서평이지만, 집중하기 좋고 시간 보내기 좋고, 읽을 만한 소설이었다는 것이 이 서평의 요지라면 요지일 것이다.

언페어, 하타타케히코, 공정, 불공정, 추리소설

마이클 샌델, 하버드 대학교 정치철학과 교수.

외국의 한 대학교 교수가 왜 이렇게 우리 사회에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을까? 그리고 잘 팔리지 않기로 유명한 철학, 그것도 정치철학 책인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아직도 우리들 사이에서 회자 되고 있는가? 내가 가지고 있던 무수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일본의 한 교수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사회의 조건"이라는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 불기 시작한 인문 고전 읽기 열풍.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 그리고 여러가지 사회적 분위기가 한국의 독자들을 인문고전 도서로 이끌었다. 그에 때맞추어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수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특강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의 EBS를 통해 전파를 탔다. 하버드 특강이란 말 그대로 특강은 아니고 하버드 대학교 역대 교양강좌중 가장 인기가 있는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 교양수업을 그대로 촬영해 방송한 강의 영상이다. 근데 왜 이 영상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 되었을까? 단순히 하버드 대학교, 세계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 대학교 강의여서 였을까? 이 책의 저자 고바야시 마사야 교수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NHK를 통해 전파를 탄 마이클 샌델의 강의가 일본 사회에 여러가지 반향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 8가지로 정리하였다. 첫째, 하버드대학교라는 지적 브랜드, 둘째, 대중사회 속의 지적 오아시스, 셋째, 대화영 강의의 신선함, 넷째, 강의의 연극적 아트, 다섯째, 사례나 도덕적 딜레마의 흡인력, 여섯째, 정치철학이라는 장르의 매력, 일곱째, 세계의 시대 상황과 매치, 여덟째,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 이렇게 8가지의 관점에서 하버드 대학교 강의가 인기를 가지고 오늘날 많은 아시아인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사랑 받고 회자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EBS 방송 "하버드 특강"을 본 사람들이라면 이 고바야시 마사야 교수가 지은 이 책을 보다 쉽게 이해하면서 또한 동시에 마이클 샌델의 책과 특강을 보면서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지고 있던 궁금증의 많은 부분들이 해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것은 책을 그리고 그 책을 지은 사람을 이해하기위해 책을 쓴 고바야시 마사야 교수이고 또 그 책을 우리들이 읽고 마이클 샌델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과서가 있는데 그 교과서를 다시 풀어서쓴 해설서나 참고서 같은 것이 교양서적, 그것도 정치철학 교양서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 그것이 그냥 내게는 흥미롭다.

 

책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 사설을 늘어 놓은 것은 이 책은 그냥 간단하게 내용이 이렇더라라고 요약 정리해서 쓰기에는 내가 아직 이해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서이다.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의 강의"를 깊이 있게 이해 하기 위해서는 그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 처럼 더 많이 준비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말인 즉슨,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가기 위해 읽어야하는 모든 인문 고전 철학 서적들 예를 들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 이성비판, J. 벤담의 Introduction to the principles of moral and legislation."과 같은 그리고 외에도 수업에 요구되는 필수 서적들을 읽고 이해해야 하며 공리주의와 자연법을 비롯한 근대 서양철학의 기초와 아리스토 텔레스의 정치학 플라톤의 국가와 같은 서양철학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 철학의 이해가 수반되어야 샌델의 책 그리고 강의를 보다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이 고바야시 마사야 교수가 이야기 하는 마이클 샌델과 그의 철학 이야기도 효과적으로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지금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인문고전 읽기와 정치철학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우리사회가 보다 낳은 사회와 효과적인 비판과 토론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 바람이 멈추지 않고 불고 이러한 책들이 계속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있기를 바란다.

정의, 마이클샌델, 하바드, 강의, 철학

"전을 범하다"

제목부터 강렬했다. 무엇인가를 범하다라고 하면 사전적인 의미의 "범하다"가 1. 법률, 도덕, 규칙 따위를 어기다. 2. 잘못을 저지르다. 로 해석되고 일반적으로도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는 것이니 강렬 할 수 밖에 없다. 전(傳): 전할 전. 구전 되어오던 우리의 많은 전통 고전. 그 고전을 오늘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분석한 전을 범하다는 나에게 전통을 바라보고 고전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냥 그러려니 예전에는 그냥 이것이 재미 있었겠거니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전통의 비판 그리고 주관적 시각을 가져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무언의 외침을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저자는 이 책에서 하고 있다.

 

책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고전소설의 주제가 '권성징악'이라니 얼마나 폭력적인가? 그 논리를 따르자면, 기껏 아비의 눈을 뜨게 하려고 열여섯 살짜리 심청이 몸을 던지는 것이 '선'이란 것이다. 고전소설에서 도덕에 대한 이해는 그토록 얄팍하단 말인가? 사랑을 위해 정조를 지키는 춘향을 구원하는 것이 결국은 '암행어사'라는 판타지였다니, 이 역시 허무맹랑하지 않은가?" 라는 말만 보아도 저자가 얼마나 뒤틀린 고전의 상식과 사회정의에 신물이 나버렸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저자는 내가 위에서 언급한 우리들의 비판 없이 무엇을 읽고 받아들이는 태도 또한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의 교육은 외워서 정답을 찾아내는 수동식 교육이었고 그 교육에 익숙해진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주관적 비판의식을 잃어 버렸고 일어 나는 일들은 원래 그러려니 몇 몇 사람이 어설픈 논리로 주장하면 또 그러려니 하거나 아니면 아예 잘못된 그리고 뒤틀어진 비판의식으로 무조건적 비판만을 해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불고 있는 인문고전 읽기 바람. 그리고 마이클 샌들 교수의 강의를 시작으로 불기시작한 정치 철학, 사회철학에 대한 관심과 사회 정의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 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기는 하나 그역시 전을 범하다의 저자 "이정원"작가가 말하는 것 처럼 그냥 또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이기에 지나지 않은 텍스트 읽기의 독서라면 문제가 있을 것이다.

 

책 내용과는 상관없는 내용이 주저리 주저리 들어갔지만, 이 책은 단순히 우리의 고전들을 비판적이고 현대적인 시각으로 읽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눈을 뜨고 귀를 열고 글을 마음으로 읽으라는 저자의 강한 메세지가 들어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면 좋을 것이라는 내용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내용들이라 믿는다.

 

"서늘하고 매혹적인 우리 고전 다시읽기 - 전을 범하다" 수동적인 당신의 책읽기를 능동적이고 주관적으로 바꿔어 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전통, 고전, 역사, 심청, 홍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