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드라마로 대박이 났던 한자와 나오키다. 그때는 넷플릭스 같은 ott서비스가 없던 시절이었는데도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었었다. 소설이 원작인 것은 전혀 몰랐는데 나중에서야 이케이도 준이라는 작가를 알면서 자연히 알게 되었다.
그가 그간 내놓은 작품들은 기업과 경영 그리고 그 안의 인간 무리를 다루는 데 특화되어 있다. 개인과 사회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기본이고 공익과 사익의 밸런스를 찾는 모습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이케이도 준의 대표작인  한자와 나오키도 마찬가지다. 기업융자금을 꿀꺽하고 모른 체한다거나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뒷일을 도모하지는 않는 어리석음은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 아니던가. 누구나 유혹과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장르적 재미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소설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기업이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기업이 가야할 올바른 길은 무엇인지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분열하는 제국은 국내번역본 제목이고 원제는 대충 북미의 11개 라이벌 지역의 문화의 역사다. 사실 분열하는 제국이란 제목은 출판사와 편집자의 이 책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침투한 결과인데, 오히려 이 책이 가진 풍성함을 축소시킨 꼴이 된 듯싶다. 도입부만 읽어봐도 이 책이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다. 미국 영토의 각 주마다 차지하는 민족과 종교, 정치성향 등을 일목요연하게 역사적으로 풀어낸다. 다시, 크게 11개의 국민으로 압축되는 미국의 특색을 시작과 최근까지의 시간의 흐름으로 풀어간다. 트럼프가 정권을 잡고 나서 미국은 여러면에서 많은 격변을 겪어야 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러한 갈등은 예전부터 존재해왔으므로, 트럼프가 수면 위로 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그러한 진통을 통해 국민 다수가 다시 재정비할 소중한 경험을 가진다면 그것으로도 값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마 다수는 익숙한 우방으로만 인식하고 있을게다. 이 책은 미국이 가진 다양성과 동시에 문제점을 지역으로 잘 풀어냈다. 이 책이 각 주마다 지지하는 당과 후보에 대해서 이해시켜주는 기회를 제공할 것 같다.  

문학동네에서 예일대학교 강의를 편집한 오픈예일코스다. 종교는 없지만 종교는 항상 묘하게 내 주변을 차지하고 있다. 아니 아주 많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모님이 교회에 다니시고 주변친구 중에도 많다. 군대에 있을 때는 거의 선택의 여지 없이 종교행사에 출입했던 기억도 있다. 거리를 걸으면 교회가 편의점보다 많다. 역사를 놓고 봐도 종교가 미친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종교가 없다하더라도 어찌 모른 척할 수 있을까?
그래서 성경, 법전, 꾸란 등을 읽어볼까 해도 막연하고 겁도 난다. 단지 지식만 채우려고 덤볐다간 실패할 확률이 크다. 그래서 이책이 반가웠다. 성경을 나처럼 제3의 시선으로 두고 독해를 한다는 게 정말 내가 바라던 바였으니까. 특히 역사적으로 신약과 예수를 비평한 게 좋았다. 지루하지도 않고 재밌고 놀라웠다. 이책 덕분에 성경을 다시 읽어볼 용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