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롱스타킹의 작가로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틀림없다.

그가 작품 속에서 그려낸 아이들은 예쁘다 못해 아름답다.

<나도 동생이 있으면 좋겠어>에 그려진 아이 페터는 아이답고 순수해서 아름답다.

 

예쁜 아기였던 페터에게 친구가 동생이 생겼다며 자랑을 한다. 나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했더니 엄마는 금새 동생이 생길거랜다.

그리고 레나가 태어났는데 빽빽 울어대기만 하는 레나에게 엄마를 빼앗긴 것같은 기분이 든 페터는 동생을 때리기도 하고 온갖 말썽을 피우면서 엄마가 자기를 보아주길 바란다. 하지만 엄마가 페터도 레나처럼 엄마가 보살펴주었다는 이야기에 페터는 마음을 돌리고 함께 레나를 돌보기로 한다. 그리고 레나가 훌쩍 자라 다른 동생 닐슨이 태어났을 때, 페터와 레나는 엄마가 닐슨을 돌보는 사이 둘이서 신나게논다.

 

어쩌면 평범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 <나도 동생이 있으면 좋겠어>가 가치를 갖는 이유는 육아서에서 아이의 마음을 설명하는 말로나 나올 법한 심리적 설명들이 이 책에는 페터의 말로 직접 쓰여 있기 때문이다. 동생을 때리기 전에 페터에게 든 생각은 동생을 팔아서 세발자전거로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레나를 사가지 않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화가 나서 동생을 때린다. 엄마가 레나를 돌보느라 자신을 잊은 듯 하자 가위로 자기 머리카락을 자르는 페터는 그러면 엄마가 레나를 내려놓고 자기에게 오기 때문에 자기의 엄마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한다.

린드그렌의 페터의 마음을 표현한 말들은 그가 얼마나 아이들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단어 하나 하나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리고 막내 동생이 태어났을 때, 페터와 레나는 베개싸움을 하면서 함께 인생을 살아갈 동반자가 생겼음을 자신도 모르게 깨닫는 것임을 그려낸다.

 

흑백으로 된 오래된 삽화로 삐삐 롱스타킹을 만나다가 화사하고 알록달록한 북유럽의 삽화로 린드그렌의 책을 만나니 기분이 좋아진다.

마쓰오카 교코의 즐거운 상상과 하야시 아키코의 따뜻한 그림이 만난 수작.

한림출판사의 그림책들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부드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목욕은 즐거워>.

 

일본작가의 작품인 만큼 꼭 우리 아이를 닮은 사내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일까 벌거벗은 꼬마가 목욕을 하는 그림은 정겹기 그지없다. 꼬맹이가 오리인형을 데리고 욕실에 들어간다. 몸에 비누거품을 칠하고 목욕을 시작하면서 욕조 속에서 동물이 하나씩 나타난다. 거북이를 시작으로 펭귄이며 코끼리, 하마, 물개, 고래, 코끼리까지 나타나서 함께 논다. 미끄럼도 타고 비누를 쫓기도 하고 하마를 씻겨주는 표지의 그림에 있는 아이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떠오른다.

 

목욕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욕조의 더운 기운이 답답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엄마가 강제로 잡아당기며 여기 저기 아프게 문지르는게 싫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아이는 씻어야 하고 부모는 씻겨야 한다.

아이가 목욕을 하면서 동물들을 만나 함께 욕조에 들어가는 상상은 아이만의 전유물이다.

우리는 어찌하면 아이가 이렇게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까.

 

목욕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목욕은 즐거워>를 함께 읽고 상상력 부족한 부모가 아이와 대화 나누면서 목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아닌 것을 알면서도 부모가 노력하면 모르는 척 따라주기도 하니 말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기 전에 상품을 산 사람들의 리뷰를 읽는다.

"냄새가 좀 나지만 물건은 괜찮아요" 라던가 "냄새가 나서 며칠 베란다에 두었어요. 상품은 좋아요."

혹은 "가구 들여놓은 지 며칠 되었는데도 냄새 때문에 방에 들어갈 수가 없네요."라는 평도 만난다.

냄새... 그것은 그저 우리을 불쾌하게 하는 잠깐 지나가는 바람같기도 했다.

 

나는 합성 방향제 스프레이의 냄새를 견디지 못한다.

냄새를 맡으면 혀에 어떤 약품을 바른 것과 같이 껄끄러우면서 도처지 설명하기 어려운 쓴 맛이 고통스러워 혀를 몇 번이나 휴지로 긁어내야만 했다.

 

그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의 원인을 찾기 위해 캐나다의 환경운동단체의 두 사람이  자신의 몸을 실험도구로 삼았다.

우리 주변의 많은 유독성 화학물질은 그 해악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도 않았고 인체에 얼마나 어떻게 흡수되어 작용하는지 역시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그들이 취한 무모한 방법은 대단하면서 유일하다.

 

석유화학재벌들의 이윤추구로 인해 시작된 많은 석유화학물질들의 범람은 우리 세상의 한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채웠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석유화학부산물들로 공기를 채우고 있다.

이 책의 표지를 본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아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한다.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서 너무 많이 아는 것은 그저 불편할 뿐이라고 하지만 <슬로우 데스>의 작가들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은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며 이제 우리가 자본의 만행에서 벗어나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압박하는 것을 기본으로 유해물질들을 피하기 위해 생활에서 가져야할 기본 수칙들을 알려준다.

그러니 두려워 말라. 아는 것은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