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닌자고에 푹 빠져있어 어린이날 선물로 심사숙고 끝에 고른 것.

레고... 좋기는 하지만... 어른인 내가 해봐도 폭 빠져드는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비싸고 확장성이 떨어진다.

예전에 주로 나왔던 듀플로 류의 블럭은 플라스틱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소근육을 발달시켜 주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었던 반면 레고는 블럭의 다양한 모양과 결합방법 다양한 디자인 등등 디테일이 강화되면서 블럭 조각 하나하나의 확장성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장난감이 복잡할수록 아이들은 기본적인 규칙과 형태을 인식하는데 더 많은 머리를 써야 하고 놀이방법은 제한된다는 어떤 이의 말을 떠올리면 레고는 그다지 좋은 장난감이 아니다. 다른 쪽에서 보면 듀플로류의 기본블록에서 갖게 되는 마케팅의 한계- 모든 집에서 한 세트를 구매하고 나면 더이상은 필요하지 않아지는 제한성-을 넘어서는 레고의 진정 훌륭한 전략이었음은 이미 증명이 되었다.

레고도 물론 자작이 가능하지만 자작하는 매니아의 수준으로 나아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레고를 구매해야 하는지는 스스로들이 잘 알것이다.

 

각론하고,,, 그럼에도 아이는 레고에 열광하고 사악한 스테이크 군단의 얼굴만 보아도 눈을 떼지 못한다.

그래서 레고 자체로 승부하는 대신 레고 브릭마스터라는 편법을 선택했다.

레고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작은 부품들로 이야기에 필요한 수준의 놀잇감만 만들어내는 것을 유도하기로 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스토리텔리의 시대를 살아갈 것이므로.

독일에서 공부하고 2000년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숲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남효창 선생님이 쓴 책이다.

지금도 숲해설가들 사이에서는 꽤 신뢰받는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요즘들어 생태가 이슈다.

과학과 발전의 시대로 어느덧 정점에 달한 우리 문명이 이제 자연과 함께 하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음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생태적 이해는 이제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소양이 되고 있다.

그리고 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나본 사람은 그 위대함과 복잡함과 완벽함에 감탄하고야 만다.

 

숲에서 나무들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 그들의 정체와 그들 사이의 관계가 정말 궁금해졌는데 생김이며 생태가 어찌나 헷갈리는지 보고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도무지 내 것으로 정리되지 않는 정보들은 아주 잠깐의 휴식에도 망각쪽에 가 버리곤 한다.

몇가지 식물도감을 들고 풀꽃과 나무들을 관찰해도 그 때뿐이고 어릴 때와 성장해서 모습이 다른 건 사람이나 식물이나 같아서 혼란만 가중된다. 그래서 체계화가 필요한 것.

그동안 아이들 생태그림책과 몇몇 도감이며 몇가지 책을 들쳐봤어도 도무지 정리되지 않았던 것들이 <나무와 숲> 한권으로 해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총체적인 생태적 관점에 대한 제시에서 시작해서 작은 나무와 들꽃들의 분류로 들어가는 체계적 단계는 제법 짜임새있게 느껴진다.

구조적 해설과 분류적 해설의 조화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참 좋은 책이 곁에 있었다.

 

우리의 세상은 빨리 움직이고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것을 추구한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을 길게 보았을 때 효율과 경제에 대한 의미는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아이의 양말이나 옷자락이 젖으면 특별히 춥거나 해서 건강에 해가 될 법한 상황이 아니면 그냥 말리라고 하는 편이다.

옷은 입고 노는 동안 마를테니 그냥 잊고 놀으라 하고 양말이라면 벗어서 널어놓는다.

친구 아이의 양말이 젖었다.

아이의 엄마는 드라이기를 꺼내어 양말을 말려준다. 옷이 젖었을 때도 여벌옷이 여의치 않으면 다리미로 달려서 금새 말려준다.

나는 천하태평인 엄마다. 하지만 아이의 요구나 불편함에 둔감한 엄마다.

친구는 아이가 늘 쾌적하고 불쾌한 느낌없이 지내야 한다고 믿으며, 아이가 언제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바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활력이 넘치는 정성스러운 엄마다. 이렇게 키운 아이는 활력이 넘치고 일처리를 아주 잘해내는 유능한 아이로 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나중에는 이렇게 재빠르게 대응하고 싶어도 할 수 없거나 아주 비싼 비용을 치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에너지의 요금을 내가 지불하고 있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은 미래의 환경에 대한 갈취일 수도 있다.

내가 먹는 음식이라고 해서 내돈으로 산 것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버리는 것은 지금 다른 곳에서 굶고 있는 사람에 대한 또 다른 구조적 학대이다.  우리가 이렇게 여유롭고 풍족한 환경에서 사는 것은 그들보다 더 많이 노력했거나 그들보다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조금 불편하면 세상은 초록이 돼요>는 아이들이 요즘을 살아가면서 생각해야할 도덕적 요소의 하나인 환경의식을 아이들의 눈으로 담았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순수하고 원칙적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미래의 환경의 주인이므로 그들의 것은 그들이 지킬 수 있도록 정보를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필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