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좋아하시나요?

중학교 한문시간,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배우며 소녀는 한자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데요 그 중심에는 좋을 호(好)라는 한자가 있었어요. 지금은 상형,지사,형성... 이란 명칭만을 기억할 뿐 정확한 뜻은 가물가물 한데요 어쨌듯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데서 만들어졌다는 이 한자 하나만으로도 '끌림'을 감지하기에는 충분했죠.

이렇게 중학생 때부터 좋아하는 과목 중의 하나였던 한문시간. 더욱이 잘생기신 국어 선생님이 이 수업시간을 병행하셨는데 이때 굳히기에 들어간 거죠^^

일본어의 한자는 더욱 매력적이란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한 글자를 훈 즉 뜻으로도 읽고 음으로도 읽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재밌지 않나요? 그리고 중국어 간자체처럼 그 원형을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고 번체자처럼 복잡하지도 않으니 말이죠. 반면에 한자가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것이 일본어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해법은... 일본어를 시작하신 분 이라면...하면 된다... 필요성이 농후하지 않다면... 되면 한다 ...뭐 이 정도겠죠?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오십음도 순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요. 저자는 하루에 100개씩 읽고 쓰기를 권하지만 조금은 무리란 생각도 들어요. 괜히 겁먹고 포기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저는 학교 가는 지하철 안에서 소설 읽듯이 읽어 내려가며 한자의 모양을 눈에 익히고 쉬는 시간마다 써보는 연습을 했었던 것 같아요. 이 정도만 해도 작문시간을 어려움 없이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부록 부분도 재밌답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일본의 한자는 생소하면서 이 생소함이 오히려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읽기가 독특한 한자와 틀리기 쉬운 한자도 싣고 있는데 굉장히 유용하게 이용하실 수 있을거예요.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노출되지 않았던 각 분야의 달인과 고수들의 출현이 빈번해지고 그들과의 접촉도 용이해졌으며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참신함이라던가 독창성을 바라기는 조금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출판연도가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횟수로 4년...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블로그가 생기고 새로움과 기발함으로 무장한 내용이 포스팅 되는데 4년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리폼에 입문할 수 있도록 유용한 팁과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하고 있다.

 

리폼에 사용되는 자재, 공구, 도구에 대한 설명과 리폼순서 뿐만 아니라 페인트나 사포질을 하는 방법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런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스텐실 도안 세기는 방법의 설명 부분이었다.

 

 

 

스텐실 하기에 좋은 서체인 영문 글꼴 중 stencil체로 인쇄하면 바로 도안을 새길 수 있습니다, 스텐실 문구를 인쇄할 때는 도안을 새기는 것이 목적이니 글자모양을 외관선으로 지정하여 인쇄하면 잉크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p32)

 

 

 

전문가 못지않은 어쩌면 그 이상의 블로거들이 다루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고급 기술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반면에 기본적인 것들(소재,페인트방법,재료의 특징...)은 생략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탄과 부러움으로 보는데 머물고 만다. 이때 생각으로만 머물지 않고 즉시 행동에 옮기고 싶다면 이 책이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끊임없이 새것을 사들이는 행위를 반복하면서도 결코 완전히 소유할 수 없는, 머물지도 않아 남지도 않는 것들에 대한 공허함 그리고 속도를 이겨낼 수 없어 무기력해지고 마는 '더 새로운 것' 에 대한 집착.

요즘들어 새것에 대한 집착이 결국은 공허함과 무기력함만을 남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오래된 것을 그리워하게 했고 손때묻은 것에 애착이 생기게 했다. 신상품이 즐비한 매장보다 할머니 댁에 더욱 눈길이 가게 했고 자주 발길을 향하게 하기도 했다.

다락방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던 물건들을 꺼내 먼지를 닦아내고 보니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벼룩시장이 그리 멀리 있는게 아니었다. 아무 곳에 무심하게 놓아도 이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처음부터 자기 자리인 양 잘 어우러지는 이런 소품들로 집을 꾸미고 싶어졌다. 그리고 발견한 이 책.

금요일 저녁 따듯한 방에 배를 깔고 누워 여유롭게 볼 수 있어그런지 더욱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오래된 것들이 뿜어내는 안정적이고 따뜻한 에너지로 가득한 책이다.

처음 볼 때는 전체적인 분위기에 반해서 그리고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 곳곳에 숨겨진 소품들과 아이디어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고 또 넘겼다. 보물찾기를 하는 아이가 느끼는 기대감과 설렘은 보~너스로 안겨준다^^

벼룩시장 애호가라면 결국에는 중고서적과 잡지코너로 발길이 향하게 되는데 거기에 가면 뭔가 꼭 건질 게 있기 때문이다. 먼지 쌓인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 부터 초창기 미키 마우스 시리즈까지 어떤 주제든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