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케 교수에 이어 이번엔 메르씨 교수다. 땡큐교수도 있을법한 재밌는 이름의 책이다. 이름 못지않게 교재 내용도 유쾌하고 재밌다.

남성형과 여성형 명사 설명 중에 그려진 삽화를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림 속 프랑스어 문법 규칙이 계속 아른거려서 안 외워지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판서를 하듯 여러 기호와 표기 방법을 사용하고 풍부한 삽화로 부담감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해도 빠르다. 

개인적으로 프랑스어를 시작한 목적이 원서를 읽는 데 있기 때문에 발음이 한글로 적혀 있는 교재가 필요했다. 고맙게도 일일이 발음이 표기되어 있어 수월하게 더 솔직하게 말하면 만만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본문 내용이 녹음된 테이프도 있으니 들으면서 프랑스어 발음에 익숙해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독일어 테이프는 낯익은 목소리의 주인공 이참씨였는데 그렇다면 프랑스어는 이다도시씨?^^ 네이티브 스피커라고는 하는데 이름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확인은 할 수 없었다.

서술보다는 도표가 도표보다는 그림이 암기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메르씨 교수는 참 유머러스한 분이시니^^두려움 없이 함께 시작해보아요!!! 참~ 맘에 드는 쌤이랍니다.

선글라스 끼고 머플러 두르고 한 손에는 프랑스어 원서를 들고 에펠탑 앞에서 샹송 부르는 그날까지 메르씨 교수님의 수업을 충실히 들어보려 합니다.

폼생폼사인 사람은 폼에 죽고 폼에 산다지만 중국어를 처음 시작할 무렵 저는 발음에 죽고 발음에 사는 혹은 성조에 살고 성조에 죽는 학생 중 한 명이었죠. 청력에도 문제가 없고 구강구조도 정상인데 어쩌면 들은 것을 그렇게 다르게 내뱉을 수 있는지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헛웃음만 나왔었죠. 초급 수업 막바지에는 항상 발음과 성조를 듣고 체크하는 쪽지시험을 봤었는데요 정말이지 그렇게 일관되게 바닥을 맴돌 수가 없었죠. 외국인들이 다,타,따의 발음이 모두 같게 들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의아했는데 그 심정을 알겠더군요. 게다가 중국어에는 성조까지 있으니 발음을 신경 쓰면 성조가 틀리고 성조에 신경을 쓰면 발음이 엉망이 되고... 일본어에 비해 시작이 유쾌한 언어는 아니었죠.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던 제게는 중국어를 굉장히 잘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는 ebs 중국어를 녹음해서 듣고 또 듣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에겐 방송 중인 초급 중국어가 벅차 따라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할 수 없이 발음교재를 구입해서 무작정 부딪쳐 볼 생각으로 서점으로 향했죠. 이런저런 발음교재 중에 책표지에 ebs tv중국어 강사라는 글자가 보이더군요. 아마도 저자의 이름만 보고도 이 책을 선택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중국어와 관련된 정보가 거의 없어서 저자의 유명세를 전혀 알지 못했어요. 단지 익숙한 글자, 그리고 믿음이 가는 ebs^^만은 보고 이 책을 선뜻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구성! 최곱니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인데요 성조부터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1성 + 1성부터 4성 그리고 경성까지. 이렇게 4성까지 4개의 파트로 연습할 수 있게 되었어요. 각각의 성조만을 연습할 때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다가 단어가 길어져 성조가 복수가 되었을 때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경험을 하신 분이라면 이 연습법의 효과를 절감하시게 될 거예요. 발음에 대한 설명도 이해하기 좋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사실 테이프가 없으면 무용지물에 가깝습니다. 별매로 구입해야 하는 테이프 때문에 별은 4개밖에 줄 수 없었지만 구성만으로는 단연 최고라고 자신합니다.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동화는 제목만 들으면 다~아는 이야기인 듯 한데 막상 내용을 기억하려 하면 이 동화 저 동화가 섞여 정작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더군요. 장화 신은 고양이도 그랬어요. 저는 이 책의 내용을 이렇게 요약하고 싶어요.

'지혜로운 고양이 푸스의 생존기'

삼 형제 중 막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산 중 고양이만을 물려받게 되죠. 방앗간과 당나귀를 유산으로 받은 형들과는 달리 먹고사는데 아무 쓸모 없는 고양이만을 받은 막내는 먹고살 일이 막막해지죠.

나는 고양이를 잡아먹고 고양이 털로 목도리나 하나 만들고 나면 꼼짝없이 굶어 죽고 말 거야.(p7)

그런데 이 고양이란 녀석이 흔하디흔한 평범한 '나비'가 아니었던 거죠. 위기에 강한 똘똘한 고양이 푸스는 기지를 발휘해 주인의 신분상승과 자신의 목숨을 지켜냅니다. 푸스 경이 되기까지 하네요^^ 이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평민을 왕으로 만들기 위한 abc가(기본공식)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고양이 푸습니다. 애교 없고 게으른 저희 집 강아지들과 정말 비교가 되는군요.

이제 가끔씩 재미로만 쥐를 ？i아 다니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배가 고파서 쥐를 쫓아 다니지 않아도 되었으니까요.(p32)

어린 아이들은 이 동화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을까요? 다 커버린 저는 이런 메세지를 적어봅니다. '자신의 목숨은 자신이 지킨다' 혹은 '자신의 길은 자신이 개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