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비독 소사이어티의 이야기지만 또한 비독 소사이어티를 창립한 세 사람의 부분적인 전기이기도 하다 (감사의 글 중)

픽션이 아니다. 추리소설도 아니다.엔터테이먼트 요소도 제한 되었다. 한 회에 한 사람씩 이해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는 극적이고 자극적인 한국식 막장 드라마에 단련된 우리들에게 이 논픽션이 재미로 다가갈른지는 조금 의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흥미롭다는 것!

다수의 추리소설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라든지 사건에의 접근 방식이 공식처럼 존재하고 더이상 새로울 것 없는 식상함이 있는 반면 그것이 공간을 이용한 것이든 서술방식을 달리 했든 열에 아홉은 트릭을 위한 트릭이 장치되어있다. 반면 이 논픽션은 좀 더 근본적인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것이 비독소사이어티를 신선하게, 흥미롭게 만드는 이유다.다르게 표현하자면 긴장감음 없지만 현실감은 있다. 물론 이것이 독자들의 호불호를 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할 것이다.

살인은 살인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거나 아니면 성장한다는 환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지 살인은 일련의내면적 문제들의 절정에 이르러서 하는 행위이거나 혹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행위이거든

자네의 그 열의는 이해하지만 자네는 너무 정상적으로 보여 결혼 생활과 결국은 자네의 영혼까지 망가뜨릴 일에 헌신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군 이 일은 오직 강심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좀더 본질적인 것을 이야기 하고 범인의 심리, 범행의 동기에 집중하고 현실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독특한 수사기법이라든지 트릭과 같은 장치도 없다.단지 노하우가 축적돤 베태랑들의 감에 의지한 수사를 한다. 여타 엔터테이먼트 소설이 갖는 박짐감이나 재미면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한계가 없는 미친짓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을까. 뛰어난 두뇌도 날선 촉도 한순간 무디고 무의미하게 되는 순간에 어쩌면 비독소사이어티 멤버들처럼 순수한 열정과 끈기만이 대안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공소시효가 존재하고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자신의 일생을 바칠 사람은 흔치 않을테니 말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외국어를 공부하는 데 노력이나 흥미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노력과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힘이자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인 '자극'이 없다면 흥미도 얼마안가 그 농도가 옅어질 것이고 노력도 힘들어질 것이다. 자극의 원인이 열등감 등의 부정적인 것일지라도 이것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어 어휘에 두각을 보이는 과선배가 있었다. 떠도는 무림 고수들의 소문처럼 교수님들도 인정한 그녀의 어휘 실력은 풍문으로 익히 알고 있었지만 부러움을 느낀다거나 자극이 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한 학년 선배이기도 하고 1년 후에는 그녀보다 더 능숙하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내가 있을 거라 자만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다더라'가 '그렇다'가 되는 순간이 있었다. 우연히 학원의 같은 수업을 들으며 나와는 너무 비교되는 고급수준의 일본어를 구사하는 그녀의 모습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그 당시에는 압도를 넘어선 압살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씩씩거리며 서점으로 향해 이 책을 사 들고 왔던 기억이 난다.

동양문고 native japanese series로 공부를 했었고 만족도 커서 망설임 없이 어휘집도 이 시리즈로 선택했는데 막상 공부를 하기 위해 책장을 펼쳤을 때는 고시생 느낌의 구성에 조금은 실망을 했었다. 그런데 좋은 의미로 아무 생각 없이 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행을 바라거나 꼼수를 부리지 않고 그냥 외우면 된다는 듯하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면 저자가 굉장히 신경을 써서 어휘를 배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한 개의 한자로 된 어휘를 시작으로 한자 뒤에 붙는 음에 따라 공통점을 가진 것들끼리 묶여 정리되어 있다. 다음으로 큰 카테고리로 묶인 단어들이 소개되고 마지막에 정리된 접두어, 접미어, 경어등의 어휘도 소설을 읽거나 회화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독해법 책 중 내용과 편집이 가장 만족스럽다. 짧은 문장 속에서 해석을 어렵게 만드는 100개의 요소를 설명하고 있는데 한눈에 들어오는 편집과 '이보다 더 자세할 순 없다'의 설명이 길지 않게 되어 있다.

처음 이 교재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조금은 어려운 감이 있었다. 

요즘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 느껴지는 막막하고 아득한 그런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책들을 정리하며 펼쳐본 이 책! 어느 수험서보다 자세하고 깔끔한 설명과 구성이었는데 뭐가 그리 막연하고 두려웠을까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아마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을 반복하고 나면 이 웃음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한 문장에 모든 성분 표시가 되어있고 한글 번역과 독해를 위한 문법 설명도 꼼꼼하게 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주어와 동사를 파악하는 기술에 집중했다고 말한다. 이것이 곧 문장의 커다란 구조를 파악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고 이것을 중심으로 구와 절을 찾아내고 어군 상호간의 관련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가장 기본적인 주어와 동사를 파악하고 그 이외의 성분들을 나누고 묶는 것이 얼마나 문장 해석을 용이하게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영어 독해 기술을 담고 있는 책 대부분의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에 아직도 그네들의 영어 학습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점점 읽기만 잘하고 말 못하는 불균형적인 공부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