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음반몰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 보며 검색 결과가 없다는 문구를 당연시하던 어느 날 ’두둥’ 하고 뜬 그의 앨범 자켓 사진을 보고는 국내에서 이나바코시의 솔로 앨범을 만나게 되다니!!!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작년 국내 발매에 더욱이 6년 만의 솔로 앨범이라니. 그의 앨범을 모두 가지고 있을 정도로 B’z의 한 멤버로서뿐만 아니라 솔로로 그가 만들어내는 음악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첫 번째 솔로 앨범에서 보여주던 그만의 독특한 느낌이 사라지고 점점 B’z음악에 가까워지면서 조금은 시큰둥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너무 무심했다.^^;;

처음 hadou란 타이틀을 보고 중국언 줄 알았다. 하떠우~ 뭐 이 정도로 읽히는?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타이틀 hadou는 파동(はどう)을 의미하는데 원래 hadou란 타이틀은 3번째 트랙 the morning call의 가제였다고 한다. 한자가 아닌 로마자로 표기한 것은, 한자로 표기하면 처음에 파동이란 이미지가 굳어져 버리기 때문에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Lost는 짧지만 첫 번째 솔로 앨범 마그마의 분위기가 감돈다. 쿵푸팬더가 등장할 법한 전자음으로 시작하는 다음 곡은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탁트인 길을 질주하기 직전의 느낌이다. the morning call에선 경쾌한 피아노 소리때문인지 회춘의 향기가^^ 뭔가 굉장히 어려진 느낌이다.

불사조는 제목에서 풍기는 강렬함에 비해 따뜻함과 안정감을 준다. akai ito처럼 서정적이면서 애잔한 곡도 그의 목소리와 정말 잘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B’z와 이나바코시 음악의 중간쯤 느낌이 든다. 신선함은 조금 떨어지지만 기분 좋은 익숙함으로 모든 곡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그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시원한 고음처리로 곡 전체를 매력적으로 소화해낸 음악을 듣는 순간 앨범이 어떠한 색을 띠느냐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멜로디와 하나가 되어 흔들리는 머리와 다리가 눈에 띌 뿐이다.

 

요즘 8살이 다 되도록 자기 이름도 제대로 못 쓰는 아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몇 개국의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도 드물거나 놀랄만한 일이 아닌 오늘이니 말이다. 오히려 전자의 경우가 놀랍다면 놀라운 일일 것이다.

난 학교 입학을 얼마 남기지 않고 유치원에서 학원으로 옮겨졌다. 자신의 딸이 자기 이름도 겨우겨우 쓰는 바보? 라는 걸 깨달으신 부모님에 의해서^^;; 매일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만 하던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시간표대로 공부만 하는 학원생활이 힘들고 지겨웠다. 그래서 매일 학원으로 가는 길은 눈물바람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발걸음이 무겁긴 했지만, 자발적인 것이었다. 학원을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대의 대사건이 발생하는데 이후로 난 엄마의 손에 질질 끌려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완전 비자발적으로. 사건의 중심에는 이 맞춤법이 있었다.

받아쓰기가 있던 날, 간신히 내 이름만 쓸 줄 알던 나에게 단어를 쓴다는 건 무리였다. 정말이지! 전날 엄마와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하루 이틀로 해결된 문제가 아니었다. 선생님이 불러주는 단어와는 상관없이 그 전날 배운 단어를 써내려갔다. 그런데 원숭이...

예상문제에 있었던 단어다. 기억을 되살리고 되살려 자신 있게 답을 적었다. 몇 분 후 선생님의 채점이 끝나고 아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점수와 틀린 문제의 오답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드디어 나의 시험지.선생님은 웃으시며 한 마디 던지셨다. 원순이? 원숭이 여자친구니?

이 일(나에겐 이 사건) 이후로 맞춤법에 대한 공포가 시작되었고 초등학생 때뿐만 아니라 대학생이 되어서까지 끈질기게 나를 괴롭혀왔다. 그런데 이렇게 맞춤법에 시달리면서도 외국어에 투자하는 시간의 만분의 일만치도 국어에 투자하지 안았다는 게 이상하기도 하다.

요즘은 손 글씨를 쓰는 일이 거의 없고 컴퓨터를 이용하는 일이 많을뿐더러 맞춤법을 검사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보니 이런 부분에 더욱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뭔가 속 빈 강정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가장 기본이 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자주 방문하던 블로그의 주인장이 지필한 책이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주저 없이 도서관으로 향했다.

세상에! 이거야 이거! 만화로 거부감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상세한 설명, 보기 좋게 정리되고 편집된 구성...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중학교는 이미 오래전에 졸업했으니 중학생이 되는 아이가 생기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리스트에 올려야 겠다.

훤칠한 키에 말쑥한 외모 부드러운 말투까지. 노래하는 모습은 또 어쩌면 그렇게 멋있는지. 그런데 한 예능 프로에서 속담에 취약한 그의 모습을 보며 그동안의 좋았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세상에. 진짜? 진짜 모르는 거야? 놀랍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면서 순식간에 모든 의문과 실망감과 놀라움이 나에게로 향했다. 나는 제대로 알고 있나? 막상 저런 상황에 놓이면 나 또한 얼버무리는 경우가 더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퍼먹은 김칫독... 앓거나 굶주려 눈이 쑥 들어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저는 처음 들어보는 속담인데 이런 뜻이 있었군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그려진 토끼 캐릭터에 빵 터졌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남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

모난 돌이 의미하는 것이 모난 사람이 아니라 잘란 사람이었군요. 오호!

시치미를 떼다... 자기가 하고도 하지 아니한 체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말

여기서 시치미는 매의 주인을 표시하는 일종의 이름표라고 하네요.

척을 지다... 서로 원한을 품어 반목하게 되다

정말 처음 들어보는 말이네요. 여기서 척이란 본래 조선 시대에 소송사건의 피고를 뜻한다고 하네요. 송사에 연루되어 누구와 피고 관계가 되면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는 사이가 된다는데서 생겨난 말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현상이 이상할 것도 없다. 언제 한 번 제대로 속담이나 관용구를 공부했던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맞춤법을 시작으로 '되기 전에'시리즈를 모두 읽어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국어 교과서 두 번째 권에 속담이 포함되어 있다. 성인들이 보기에는 다루고 있는 속담이나 관용구가 많지 않아 조금은 아쉬운 감이 있겠지만 재미삼아 한 번 술술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맞춤법에 비해 캐릭터들도 더욱 코믹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