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라면 엄두도 못 내던 내가 우연히 처음 접했던 니체의 책이 박찬국교수님의 <초인수업>이었다. 니체에 대해 아는 거라곤 그저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남겼다는 것 뿐, 완전 무지한 상태에서 <초인수업>을 읽으며 느낀 감동은 상상 이상이었고, 그 충만함은 잊을수가 없다. 그렇게 난 '니체'에 빠져들었고, 니체 전기에서부터 니체 해설서를 하나씩 읽어가며 니체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래서였을까? '박찬국'교수님의 신간이라는 소리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아, 그런데... 초인수업과 똑같은 머리말...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알고보니 이 책은 <초인수업>의 개정판이었다.
아무튼 언젠가 다시 읽을 생각에 구입한 <초인수업> 대신 생소한 제목으로 초인수업을 다시 재독하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 셈이다.
니체의 철학은 인간 개개인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니체는 종교의 힘에 의지해 자신을 버리고, 내세만을 바라보며 현세를 희생하며 살지 않기 위해 '신'을 죽이는 과감성을 보일만큼 인간에 천착한다.
니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이는 타고난 성질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삶의 여러 고통을 겪으며 자신을 극복하면서 본성을 조금씩 변용해가는 과정을 통해 '초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을 극복한 인간이 진정 아름다운 인간이라고 니체는 말한다.
인생이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로 여겨지는 사람은 '이 놀이를 계속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지요. -60쪽-
한 평생을 살아가노라면 순간순간 고통들이 찾아온다. 그 고통은 때론 죽음까지도 생각할 만큼 극한의 고통일 때도 있다. 하지만, 니체는 우리들 인간 모두는 이 고통을 넘어설 수 있는 '힘에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내 자신을 믿고, 극복하며, 하루하루를 '놀이'처럼 살아가는 것 만이 '인생'에 대한 예의이자 최선이라고 말이다.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초인수업'을 재독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내가 많이 성장했음을 느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독서, 그리고 니체를 접하며 느끼는 충만함들, 이 책을 재독하며 독서가 주는 성장을 다시금 느껴볼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왜 이 책을 이렇게 개정판을 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철학책을 쉽게 접하게 하려는 의도는 다분히 보이긴 하지만, 자계서에 가까운 표지도 그렇고 무엇보다 제목이 너무 가벼워서 더욱 아쉽다. 그러나 누군가 이 가벼운 제목에 이끌려 니체의 철학을 접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면 개정판이 나온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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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철학은 안락한 삶 속에서 이끌어낸 철학이 아닌, 온갖 병마와 고통속에서 끌어낸 철학이기에 현대인에게 더 와닿으며 위로를 주는게 아닐까 싶다. 나 또한 힘들때면 니체의 철학속에서 삶의 의지를 끌어올리고 많이 위로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의 철학을 에너지삼아 살아갈 생각이다.
니체의 철학이 막연하신 분, 니체가 알고 싶은 분이시라면 이 철학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분명 이 책 속에서 무한한 니체의 인간사랑과 그의 힘있고 따스한 철학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