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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꿈과 재미 그리고 교양 등등 많은 것을 우리에게 '간편'하게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한 편의 영화를 통하여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은 너무도 넓고 다양합니다. 오늘은 얼마전 본 영화 한 편을 통하여 어떻게 영화를 보는 것이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인지, 제 표현대로 한다면 "즐기며"보는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려 합니다.



1.[아메리칸 갱스터]란 영화는?

'70년대 할렘가 뒷골목을 지배한 거대마약상 프랭크(덴젤 워싱턴)와 그를 쫓아 체포하고 다시 그를 변호해준 리치 로버츠(러셀 크로우)의 실존했던'이야기로 대부분은 프랭크가 거대마약상이 되기까지,되고나서,체포되기까지의 이야기이고 중간중간에 리치의 엇갈린 생활- 돈에는 그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청렴하지만 여자관계는 복잡한-이 전개되고 마지막부분에 둘이 만나서 체포하고 체포되고,나중에 변호까지 하였다는 것으로 매듭지어진다.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영화장면들은 총질,폭력과 배신,음모가 난무함,갱들간의 암투,마약밀매에 따른 여럿의 부정,협잡,마약수사 전담반 형사들의 비리,홀로 독야 청정하지만 불완전한 생활의 형사 주인공 등이다. 그리고 실제 이것이 영화가 '보여주는' 거의 전부다.



2. 그럼 이 영화를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읽었을까?

ㄱ. 프랭크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없던 뒷골목의 '흑인'이라는데에 초점을 맞춘이들은 인종차별의 문제가 이 영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한다. '암흑세계에서조차 백인의 지배아래 있는 흑인세력의 평등권 문제'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 하여 "씨네21"사이트의 독자리뷰란에 "이 영화가 재미없는 이유를 묻지 말 것"이라고 쓴 평도 등장한다.



ㄴ.자신만의 길을 걸어간 '두 사나이'의 문제로 보기도 하는데 이때 영화상에는 두 사람의 '접속'혹은 '얽힘'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확연히 다른 세계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세계에서 다돌림을 받으며 성장해나가는 두 사람은 꽤나 매혹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것은 살실이다. 이에 혹한 어느 관객은 프랭크가 '마약상'임을 잊고 그가 리치보다 나은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완벽한 자본주의의 성립 불가능"이라는 독자 리뷰는 프랭크를 옹호하는 시각에서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마약상이었다!!!



ㄷ. 단지 갱스터 무비로, 홍콩 느와르처럼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이렇게 바라보면 보는 이에 따라서는 별로 재미없는 영화일 가능성이 많다. 왜냐면 이 영화는 창작이 아니라 있었던 일을 재해석한 영화이기 때문에 극적인 반전이나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ㄹ.영화평론가 정한석은 [씨네21-635호]"전영객잔"에서 '전형적인 부패형사(마약수사반의)를 두고 평행하는 두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어 두 인물의 매혹적인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신화적인 두 미국 인민의 초상>이란 글을 제시한다. '미국이 그리워하는 두개의 신화 - 자수성가형 사업가와 청렴한 공직자가 발산하는 매혹'이라고 부제가 붙어 있듯이 이 영화평의 핵심은 '미국이 사랑해 온''서로에게 훌륭한 파트너이며 이웃'인 두 '인물의 공존을 인정해달라'고 영화를 읽어낸다. 그의 글 자체가 주는 읽는 맛도 무척 '매혹'적이다.



3. 그럼 '나는' 이 영화를 어떻게 즐겼을까?

영화에 대한 나의 인연은 꽤나 오랜 것이다. 어린시절부터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지금은 기억 나지도 않는 영화들을 많이 보러 다녔다. 아주 멀리는 왕우가 나오는 "외팔이 시리즈"부터 이소룡의 영화들, 007시리즈물들을 아버지랑 함께 보러 갔던 것이다. 물론 어릴때 따라갓던 것이니 영화에 대한 어떤 기억이 여태 남아 있을리는 없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아버지'란 존재는 뭘 하시는지 바쁜 존재라서 가끔 나를 데리고 영화를 보러 간다는 사실, 그리고 컴컴한 영화관에서 다른 세상을 접한 다는 사실, 그 자체에 흥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제는 홀로 되신 아버지를 내가 모시고 영화를 보러간다. 어쩌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난 한 해에도 아내랑 본 영화보다 아버지랑 본 영화가 두어 편 더 많았던 것 같다. 이런 나에게 [아메리칸 갱스터]는 어떤 영화였을까?



덴젤 워싱턴,러셀 크로우라는 검증된 두 배우에 [블레이드 러너],[델마와 루이스],[글래디에이터]의 명장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인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아버지랑 나는 오랜된 추억을 끄집어 함께 얘기하듯, 소풍가는 기분이었다는 얘기다. 영화가 설사 좀 잔재미가 덜하더라도 '매혹'적인 남자 주인공 둘만으로도 본전생각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사실 그러했다. 실화를 재현한 영화기에 어쩌면 기대했던 화려한 액션신은 덜하였지만 두 사람의 연기와 70년대의 미국 뒷골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다는 것이다. 특히 아마 처음으로 본 덴젤 워싱턴의 악역도 흠잡을 수가 없었고 개인생활은 엉망이지만 청렴한 형사였던 러셀 크로우도 불만을 가질 수가 없었다. 가장 놀랍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약을 직거래 하기위하여 동남아로 날아간 프랭크가 수송방법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였던 미군수송기를 사용하였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군대도 그만큼 썩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영화 마지막에 리치의 활약으로 프랭크가 체포되고 감형의 조건으로 프랭크가 리치와 타협하며 마약 유통과 관련된 인물들을 고백하는데 당시 마약전담 수사반 형사의 75%가 구속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였다. 지금도 통용되는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이 그 때는 지금보다 더 했을 터이니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충격을 던져주는 몇몇 장면들의 이야기는 하지 않으련다. 혹 이 영화를 볼 남은 이들을 위하여.-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영화임 - 한가지만 더 짚고 긑을 맺으련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결과적으로는 형사 리치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인 것처럼 보이지만 포스터에도,리플릿에도, 인터넷 사이트에도 먼저 등장하고 강조되는 인물은 덴젤 워싱턴이다. 그만큼 프랭크라는 인물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때문이리라.



나의 20자평 : ★★★★(8/10) 어두워서 더욱 끌리던 프랭크,그리고 그의 몰락

Ⅰ.

오늘은 3월 1일, 1919년 우리 겨레의 해방을 위하여 선각자들이 목숨 걸고 거리로 나섰던 날이다. 식민지의 해방을 위하여 그렇게 많은 분이 거리로 나섰던 우리 근대사의 출발점인 날이다.

그리고 오늘, 나는 동료와 당연히! 휴일 근무를 하고 있다. 이른바 빨간 날 쉬지 못하고 근무하는 빨갱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5일 근무에 3.1절 연휴를 보내시는 분들은 아마도 실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도 일하는 사람이 있어야 이 사회는 돌아간다. 다지 몇 푼의 돈을 더 받기 위해 쉬어도 되는데 나오는 그런 일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다.

1919년으로부터 거의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식민지에서 벗어나 자주독립 국가가 되었다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그런 행복과 혜택을 온전히 깨닫고 다들 제대로 누리며 사는 것일까?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분노가 인다. 스스로, 이 사회에….

Ⅱ.

모든 제도와 체제, 전통은 건설적이고 건전한 비판이 없다면 독단에 빠지고 경직되는 법이다. 자본주의도 예외가 아니다. - '서론', (21)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사회에는 이런 기본,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장관과 총리 후보자 전원이 한가지 이상의 상식 이상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이 국가공무원을 할 수 있는 나라, 그들을 추천한 대통령, 지지하는 의원들, 묵묵부답인 방송언론들…. 어느 한 TV에서라도 누구누구는 이런 범죄자이기 때문에 공무원으로는 불가하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단지 야당이, 반대자들이 지연시켜 국정이 혼란스럽다고 할 뿐이다. 1985년의 이야기가 아니다. 30년이 다 지나가는데 도대체 달라진 게 무엇인지, 분명 우리는 세상을 바꾸었다고 확신하였었는데, 그렇게 열심히 거리를 달리며 참여하였었는데.

하여 우리는 무언가 다른 까닭, 방법, 대응방향 등을 찾아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성공신화는 무너지지 않고 흔들리기만 할 뿐 우리를 옥죄어오는데 지난 방식으로 계속 대응할 수는 없는 법, 하여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참여하기 위하여!'

이 책은 '2011년 9월 17일 "우리는 99퍼센트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라는 구호와 함께 타오른 점령운동'(251)을 매개로 현존하는 (미국)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인터뷰)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거의 유사하게도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다. 우리 역시 미국식? 자본주의랑 다를 바 없이 그들의 그늘에서 성장해 왔으므로….

Ⅲ.

지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변화밖에 없습니다.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그 어떤 진정한 변화도 일어나기 힘듭니다. 선거를 통해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헛된 망상에 지나지 않아요. ~ ~ ~

그러면 선거라는 형식적인 절차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정치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경제시스템부터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경제 시스템을 바꾸려면 대중에 기반을 둔 사회운동, 정치운동을 통해 생산을 조작하는 방법을 뜯어 고쳐야만 해요. 이렇게 볼 때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직장 민주주의입니다. 노동자가 경영 관련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통제하는 장치도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121~122)

인용이 길어졌지만 아마도 이 말이 이 책의 지은이인 리처드 울프 교수가 이야기하는 핵심이리라. 직장, 일터, 기업을 "점령하라!"는 것, 이 부분이 바뀌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 결국 노동자가 주인인 회사, 어쩌면 협동조합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핵심은 경제시스템을 바꾸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경영 관련 의사결정에 발을 디뎌야 한다는 것!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난 수십 년간 탁월한 CEO 덕분이라 빼앗겨 왔던 노동 생산성 향상에 대한 정확한 분배를 위하여서는 이 길뿐이다. 동감한다.

하지만 또 이 바람이 현실로 완성되기에는 얼마나 엄청난 노력과 투쟁과 참여가 필요할 것인가? 미국에서도 인제야 시작된 깨달음이다. 하물며 우리는 아직도 중산층의 신화가 나불대고 있는 이 암흑기 속을 뚫고 경제 시스템의 꼭대기에 노동자 참여가 온전히 이뤄내기에는 얼마나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이 따를 것인가?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이미 방향은 나와 있고 길은 보이니까 저 길로 가면 되지 않을까? 함께, 더불어 나아간다면 길은 열리는 범, 우리가 만들어 낼 것이다.

1919년 3월 1일 이후 해방까지도 스물여섯 해가 더 걸렸음을 알고 있다. 서두르지 않으나 쉼 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반걸음만 더 나아간다면 5년, 10년, 20년이 지나갈 때마다 '자본주의'를 넘어설 대안은 실천될 것이다. 우리 땅에서 우리가 먼저 시작할 것이니까!

예, 그렇습니다. 기업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민주적 가치가 기업에서 실현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거지요. ~~ 즉, 노동자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 우리가 독재, 금권 지배에 반대한다면 경제를 점령하고 자본주의에 도전하며 기업을 민주화해야 합니다. (183~184)

■ (2.27) 고인이 되신 스테판 에셀 옹의 명복을 빕니다. ■

2013. 3. 1. 겨울 가뭄 길다 해도 오늘처럼 봄비 내립니다.

들풀처럼

＊2013-007-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