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레오나르드 다 빈치,

그의 뛰어난 작품들만큼이나 다방면에 걸쳐 탁월한 면모들은 이 시대 우리에게도 신비로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그에 관한 단편적인 이야기들이나 그의 작품들에서 어떤 메시지를 발견하고 싶고 그가 숨겨두었을지 모를 암호들을 찾아내려는 시각은 재미와 현학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작품들을 새로이 탄생시키곤 한다.

어떤 면에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 우리의 감성이 그가 살다간 시대에 대한 불만이나 폭로가 그의 작품 곳곳에 숨어있으므로 이 천재 작가를 통해 해소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보곤 한다.

 

'다빈치 추리파일'

다빈치라는 이름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에 걸맞게 이 책은 어떤 것을 담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다빈치에 얽힌 추리소설인가보다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접했다.

지칠줄 모르는 열정, 다방면에 걸친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 다빈치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의 말썽꾸러기 제자와의 사이에 질문하는 형식으로 이어져나가는 이 책은 추리소설을 기대한 나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책이었다.

퍼즐을 풀어나가듯 제시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은 때론 어렵기만 해서 답을 슬쩍 보기도 했고 그의 작품의 빈칸을 메꾸는 문제 같은 경우에는 너무 쉽기도 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중간중간 여유를 주기도 했지만 일정하지 않은 난이도가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무너트리기도 했다.

아쉬웠던 점은 문제의 답만을 제시한 경우가 많았는데 나처럼 논리적 사고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풀어가는 과정이나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어렵지만 다빈치라는 이름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책은 바쁜 일상 가운데 틈틈이 여유를 부리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미처 다 풀지 못한 문제들을 과제로 남겨두며 다빈치라는 천재의 작품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어낸 저자에게 감탄을 하기도 했다.

우리 역사를 잘 알지 못하지만 끊임없이 관심이 가고 기웃거려지는 분야이다.

식민사관은 자주 들어왔던 용어이고 다큐나 책을 통해 보기도 했지마 저자의 대단한 열정에 탄복했고

날조된 역사를 외워온 시간들이 너무 속상했고 알고 있던 사실들이 와르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이게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로.

 

대학시절 전공도 아니면서 역사 강의실을 드나들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대단한 역사학자,

이기백, 이기동은 역사 강의에서 남은 거의 몇 안 되는 지식의 하나였다.

'한국사신론'을 아직까지 책장에 모셔두고 뿌듯해하며 지인들에게도 그 책을 권유했었는데...

고조선이며 한사군, 삼국사기, 외워온 지식들이 허깨비처럼 빠져나갔다.

다큐를 통해서도 책을 통해서도 '조선사 편수회'를 알고 있었고 우리 역사학자들이 식민사학에 편승해있다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몇 번을 되짚어볼 정도로 황당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었다.

얼마전 지인이 '이덕일이라는 사학자에 대해 어떤 역사학자들은 정통이 아니라고 한다'며 말끝을 흐리던 게 떠올랐다.

 

책을 읽어가다보면 중간중간 이런 작태를 개탄하는 저자의 탄식이 드러나는데 굉장히 공감이 갔다.

식민사학자의 후예들에 의해 교육 받은 우리들도 어떤 게 진짜 역사인지 혼돈의 늪을 걷고 있고

우리 역사에 대해 소홀한 정부 또한 식민사학자들을 돕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구미에 맞게 조작한 역사, 중국 문헌의 연구들을 통해 우리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학자들,

그 위에 위태위태하게 우리 역사가 굴러가고 있다.

여전히 단군을 설화라 생각하고 홍산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넘겨주려는 노력을 하면서.

 

 

햇볕이 잘 드는 창 앞 책상에서 글을 쓰는 노년의 모습을 어느 영화에서 보며

'저렇게 늙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이듦이 두려운 건 건강의 악화와 다들 두려워하는 치매 때문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해본다.

부모님과 같이 지내게되면서 부모님의 기억이 흐릿하실 때면 덜컥 걱정이 앞서는 건

연세드신 부모님이 계신 자식 입장이라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치매'에 관한 책이나 자료들을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곤 한다.

 

치매라는 병이 치명적인 아픔을 가져오는 것에 반해 그에 관한 자료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오곤 했는데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치매에 관한 자료가 '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이라는 제목을 달고 책으로 나왔다.

제목부터 희망적인 이 책은 치매의 종류와 각 연령별로 치매를 에방할 수 있는 방법, 치매에 대한 지식과

치매환자 가족의 예, 치매의 진단 및 의료 서비스들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치매 가족은 물론

치매에 관한 무지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환자는 물론 본인의 예방에 관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치매는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힘든 생활을 가져오기 때문에 피하고 싶고 감추고 싶기도 하는 병이지만

치매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강조하는 이 책은 치매 환자 가족의 어려움도 함께 짚어주고 있다.

그러나 치매 진단을 위해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는 게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지난한 일일까를 생각케도 해주었다.

한편 스웨덴의 치매 환자에 대한 배려와 교육과 같은 노력이 우리나라에는 언제쯤 이루어질까 하는 마음에 몹시 부럽기도 했다. 음식의 조절과 긍정적인 마음, 운동 등 치매의 예방을 위한 노력은 물론 주변인들에게도 마음을 기울이며

보다 나은 세상을 이루는데 노력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