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은 저에게는 참 어렵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할 때 아침마다 아이들과 함께 제목과 작곡가, 그리고 아주 짤막한 내용정도를 알려주고 클래식 음악 감상을 하는 시간을 갖았었는데, 물론 살짝 눈뜨고 장난치는 아이도 있는가하면 진지한 모습으로 꽤 길다 싶은 곡도 잘 감상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감상이 끝나면 음악을 듣고 나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갖았는데, 짧은 어휘지만 나름대로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아이들을 보며 ‘어른인 나보다도 훨씬 낫구나’ 싶은 적이 많았어요. 거기에 어떤 악기들이 사용되고, 어떤 장르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어렵게 느끼기보다 들리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서 배웠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적어도 곡의 제목이나 작곡가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혼을 다해 곡을 만들었을 음악가들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 누구보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저자인 홍승찬 교수는 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아름답고 좋은 음악을 혼자알고 즐기기 아까워 클래식 음악이라고 아득히 멀게 느낄 것이 아니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홍수찬 교수가 잔잔하게 들려주는 클래식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휴식같이 편안하면서도 유명한 음악가인데도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저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했습니다.

 

 

오디오가 없던 시절에는 집에서 음악을 들으려면 음악가를 집으로 불러 연주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돈이 많은 부자나 귀족들은 음악가에게 월급을 주고 집에 머물게 했었다고 하는데, 하이든 또한 후작에게 고용되었었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음악 듣기도 힘들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유명한 ‘놀람 교향곡’에 대한 일화에서는 넉넉한 여유를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0세기 위대한 지휘자인 카라얀은 누구보다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대응했던 능력이 탁월했다고 하는데 이미지 관리를 위한 노력이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70억짜리의 바이올린의 길거리 연주 이야기도 놀랍게만 느껴졌구요.

 

‘온통 근심 걱정 때문에 서서 구경할 시간조차 없다면 도대체 이걸 산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말이지요.

‘Where is my Life? I have iost it in the living.'

여러분의 삶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혹시 앞만 보며 너무 열심히 사느라 정작 진정한 삶의 여유를 잃어버린 것은 아닙니까?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12번을 들으면서 삶의 여유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P60)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일부러 감상하는 사람을 잠들게 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으며 스스르 잠들고 싶을 때 들으면 좋다고 하니 저도 좀 찾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클래식이라는 말이 이미 ‘여러 세월을 거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다른 많은 작품으로부터 걸러졌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막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각 장르에서 대표작품을 골라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브람스가 사랑의 대상인 클라라의 죽음을 앞두고 작곡한 ‘아무리 그대들과 천사의 말로써 얘기한들’의 가사에는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모차르트, 쇼팽, 멘델스존, 슈베르트 등 서양음악사에 길이 이름을 남긴 작곡가들의 생은 모두 짧았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주옥같은 명곡을 더 만들었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내일’은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할 때 들을 만한 곡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소개되고 있는 음악들은 들어 본 것도 있었지만 아직 들어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아 궁금하기만 했답니다. 기회가 생기면.. 아니 그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삶의 여유를 갖고 살아야겠습니다.

 

클래식이필요한순간들, 홍승찬, 책읽는수요일

 

건강이 가득한 이탈리안 홈 카페

가로수길 레시피

 

평일은 그럭저럭 챙겨 먹는데, 집에서 보내게 되는 주말마다 도대체 무얼 먹어야 할지 너무 고민스러울때가 많다. 주말엔 왠지 매일 먹는 밥 말고 특별한 무언가를 먹고 싶긴한데, 그렇다고 매번 나가 외식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요리라고는 몇 가지 할 줄 모르는 탓에 결국 만만한 라면이나 라뽁이를 해 먹거나 중국음식을 시켜 먹을때가 많아서 신랑에게 미안할 때가 많다. 뭔가 특별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런  고민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멋진 책을 만났다.

110가지의 근사한 이탈리안 요리들이 가득 담긴 <가로수길 레시피>를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만나보게 되었다.

보통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잡고 먹어줘야만 할 것 같은  이탈리아 요리들을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고 만들어 볼 생각에 벌써 부터 신이 난다. 왠지 한국음식만 건강식일거라는 고정관념이 있는 나에게  이탈리아 음식도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예를들어 몸에 안좋을것 같은 버터는 필수지방산인 올레익산이 많아 성장발육과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화려한 이력을 지닌 저자인 박인규 셰프는 지금은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에서 수석 셰프로 일하고 있으며, 드라마 '파스타'에서 요리 자문을 맡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요리는 복잡하다는 편견은 금물이라고 말하고 있으면서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조리시간도 모두 10분에서 30분을 넘지 않는 것들이고, 요리 사진도 3~4컷 정도로  넣어 요리 방법을 간단하게소개하고 있어서 재료만 준비된다면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싶은 자신감이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각 요리마다  모르고 있었던 재료의 영양, 효능이 소개되어 있어 유익하게 느껴졌고, 이탈리아 전통 음식들을 우리 입맛에 맞게 구성했다는 점으로 이탈리아 음식들이지만 전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요리 계량법이라든지 스파게티 면을 맛있게 삶는 법,

기본 육수 맛내기, 기본소스 & 드레싱 맛내기,

이탈리아 식재료 사용법 등 기본 가이드가 먼저 소개 되고 있어

꼼꼼히 잘 살펴 알아두었다.

 

 

PART 1 Spring  춘곤증을 날려주는 이탈리안 봄 상차림

제철맞은 해산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부추, 파프리카를 이용한 에너지 충전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키조개 관자 모차렐라 크림 스파게티 - 얼마 전에 어시장에 다녀왔는데 키조개철인건지 키조개를 가득 쌓아놓고 파는 것을 봤었는데 좀 사올껄 그랬나 싶을 정도로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요리이다.

 

PART 2 Summer 심신을 달래주는 여름 상차림

제철이라 더 맛있는 시금치, 토마토, 가지와 닭가슴살을 이용한 영양만점 요리를 담고 있다.

 

*가지 모차렐라 구이 - 구운가지 안에 모차렐라 치즈가 듬뿍 담겨있는데 상상만으로도 입이 즐겁다.

 

PART 3 Summer & Fall 건강을 지켜주는 환절기 상차림

고구마, 오징어, 전복, 감자, 당근을 재료로 한 건강 식단으로 환절기 건강을 책임질 요리들을 담고 있다.

 

*전복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 스파게티중에서도 카르보나라를 좋아하는데 전복이 들어 있어 건강까지 생각했으니

꼭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이다.

 

 

PART 4  Fall 식욕을 건강하게 돋우는 낭만 상차림

식이섬유가 풍부한 버섯과 오메가 3,비타민 A,B,D,E가 두루 풍부한

연어, 흰살 생선, 사과, 애호박을 이용한 건강식단을 소개하고 있다.

 

*크림치즈 훈제 연어말이-훈제 연어가 몸에 좋다고 해서 즐겨 먹는 편인데 이렇게 먹으면 색다르고 훨씬 더 맛있을것 같다.

 

 

PART 5 Winter 풍부한 영양을 담은 겨울 상차림

단호박과 고등어, 갖가지 해물, 콜리플라워를 재료로 하는 요리를 담고 있다.

 

*대하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 - 마늘과 올리브 오일로 맛을 낸 스파게티로 즐겨먹는 스파게티 중에 하나인데 대하까지 넣어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즐거운 마음이 든다.

 

PART 6 Four Season 사계절 요리가 즐거운 알짜배기 상차림

누구든지 부담 없이 만들어 맛 볼 수 있는 요리로

집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한 요리 레시피들을

담고 있다.

 

 

*참치 모짜렐라 스파게티 - 참치캔을 이용해서 이렇게 근사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PART 7 Dessert 감미롭고 순수한 건강 디저트

입이 즐겁고, 눈이 행복하며,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특별 디저트를

담고 있다.

 

*딸기 시럽 팬 케이크 - 침이 꼴딱 꼴딱 넘어가게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 한 조각이면 행복이 절로 느껴질 것 같다.

 

 

책을 보는 내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만들어 보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만들어 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맛 뿐만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한 이탈리아 요리를 담고 있는 가로수길 레시피로 요리가 즐겁고 행복해 질 것같다.

더불어 근사한 이탈리아 요리로 신랑에게도 사랑받는 아내가 될 수 있을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가로수길레시피, 박인규셰프, 지식인하우스

 

아프리카 수단 아이들의 감동실화를 담고 있는 <우물 파는 아이들>

 

2008년, 남수단의 니아의 이야기와 1985년, 남수단의 살바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수단의 두 아이의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결국 둘은 만나게 된다.

 

열한 살인 니아는 누런 흙탕물을 뜨기 위해 커다란 플라스틱 통을 들고 그것도 맨발로 하루에 두 차례 연못으로 걷고 또 걷는다. 일 년에 일곱 달을 매일 반복되는 하루 생활이다. 우기가 끝나면 집을 떠나 큰 호숫가로 옮기지만 그곳에서도 니아는 진흙을 파내고 물이 괴기를 기다려서 진흙물을 얻는다. 다섯 살 난 동생은 더러운 물 때문에 병이 나고 깨끗한 물을 먹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 년 내내 호숫가에 살지 않는 것은 니아네 누어 부족과 딩카 부족과의 싸움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날 마을로 찾아온 손님들은 바위에 구멍을 내는 작업을 시작하고 드디어 물줄기가 솟구치게 된다. 니아의 아버지는 학교를 짓게 될 것이며, 우물이 생겨 아이들은 더 이상 물을 길러 다닐 필요가 없어지니 모두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알려준다. 니아는 작업 책임자가 누어족과 수 백년간 원수였던 딩카족으로 자기네 부족에게도 우물을 파주고, 누어족을 위해서도 우물을 파주게 되었다는 것을 듣고 그 책임자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다. 그 책임자는 바로 어른이 된 살바였다.

 

수업 중이던 살바는 총소리에 숲으로 달아난다. 종교 갈등으로 인한 전쟁 중이였던 것이다. ‘우린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 가족은 어디에 있지? 언제 다시 가족과 만나게 될까?’어린 살바는 함께 전쟁을 피해 도망 중이던 무리의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기도 하고 또다시 버림받지 않기 위해 뒤처지거나 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끝없이 계속 걸었다. 그 와중에 친구와 삼촌을 잃게 된다. 어린 살바가 느꼈을 배고픔과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공포에 함께 마음이 아팠다. 힘들게 도착한 에티오피아의 난민 캠프에서 6년간 생활했지만 그곳에서도 내 쫓기게 된다. 전쟁 중인 수단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다른 소년들의 지도자가 되어 일 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걸려 무사히 케냐 난민 캠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구호대원 마이클에게서 영어를 배우게 되고 미국으로 갈 기회를 얻게 된다. 미국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수단에 돌아가 사람들을 돕겠다는 막면한 생각을 품기도 하던 중 아버지 소식을 듣게 되고 19년만에 재회를 하고 가족의 소식도 듣게 된다.

살바는 희망을 잃을 때마다 크게 심호읍을 하고 삼촌의 말을 떠올렸다.

한 번에 한 걸음씩.

한 번에 문제 하나씩. 이 문제만 해결하고.

하루하루 한 번에 문제 하나씩 해결하면서, 살바는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P115)

살바는 남부 수단에서 딩카족과 누어족을 위해 43곳의 우물을 팠다고 한다.

 

이 책은 남부 수단에서 태어나 에티오피아와 케냐의 난민 캠프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가게 된 살바 두트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여졌는데,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소년들(전쟁으로 집과 가족을 잃었으며, 난민 캠프에 오기까지 몇 주 혹은 몇 년간 헤매고 떠돌았던 아이들)’과 수단에 대해 알게 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소망과 인생에서 끈기와 희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불평불만으로 가득했던 현재 주어진 내 삶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지 새삼 알게 되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이라는 끈을 놓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편리함이 무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금도 겪고 있을 아프리카 수단 아이들의 힘겨운 삶이 안타까웠고,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마저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그들의 고통과 목마름에 너무나 무관심 했던 건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함께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우물파는아이들, 린다수박, 개암나무, 문학의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