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경제학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대부분의 여자 아이들의 우상이자 유명한 공주 무리 중 한 명인 백설공주가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미인 경제학이라.. 제목부터 흥미롭다.

나도 아름다운 사람이 더 성공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뭐 대충 왜 그런지 조금은 알 것도 같고, 다소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을 거라고 예상도 되었지만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경제학자인 대니얼 해머메시가 전하는 경제학의 대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저자는 이 책을 읽어야 할 주된 이유가 외모가 모든 인간 활동의 기본요소로서 시장행동의 밑바탕에 놓여있고, 시장에서 외모의 역할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하는데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는 직업, 사랑과 결혼, 정치, 경제 등 여러 면에서 중요시 되는 외모로 인해 이런 일이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미인 경제학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일화적 사례와 연구, 조사, 실험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내용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먼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있다.

정신분석학자 올리버 색스는 ‘미적 의미에서 아름답다고 판단되는 것은 대체로 얼굴’이라고 말했다. (P29)

미의 기준은 동일 사회에서도 시간에 따라 변한다.

외모에 집착하며 사로잡혀 있는 현대인들과 외모의 대한 대중의 보편적인 반응들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점들은 모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조사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미국인들은 외모에 따른 불이익이 실제로 있었다고 생각하며, 이런 불이익을 직접 경험했다고 생각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별로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아직도 아프리카에서도 더 예쁜 아내를 맞이하기 위해서 더 많은 소를 지참금으로 보내는 부족들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미인 경제학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문제는 외모의 소득효과를 측정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하는데 외모가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만큼은 보편적인 사실이며 오늘날의 외모는 돈이나 그 외의 특성들과 교환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외모차별의 여성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남녀 모두가 직면한 문제로 보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하고 싶더라도 여러 면에서 외모 프리미엄과 외모 패널티가 작동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미가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면... 아름다워 지는 것이 과연 맞는 답 일 꺼라 생각하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몰려온다. 아.. 정말 불편한 진실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 해도 나쁜 외모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외모는 운명이다. 하지만 다른 많은 것도 운명이다. 운명이기는 해도 나쁜 외모는 결정적인 약점도 아니고, 자신의 행동으로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것도 아니며, 우리의 정신을 무너뜨릴 정도로 엄청나게 무거운 것도 아니다.(P217)

 

 

미인경제학, 대니얼해머메시, 동녘사이언스

 

 

지명유래 충청북도편

지명이 품은 한국사 다섯 번째 이야기

 

저자인 이은식 박사님은 잊혀져 가는 향토사를 살리기 위해 서울을 시작하여 제주까지 “지명이 품은 한국사”를 출간하였고, 이번에 5번째 이야기로 충청북도 편을 담고 있는데, 참고문헌이 있다고는 해도 직접 곳곳을 찾아다녔을 저자의 열정과 수고, 그리고 인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한 저자는 <향토사>란 국사의 한 부분이며, 각 고을의 조각난 땅의 이름과 희미한 옛 사연들은 담은 이 책을 통해 내고장과 우리나라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내고장 사랑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청원군 오창읍에 하늘이 낸 효자 이정간이 심은 은행나무는 목령산 신령과의 약속대로 이정간 일가의 보살핌으로 무성하고 마을의 풍요와 번성을 가져왔으며 임진왜란, 병자호란, 동학농민운동, 국권피탈, 8.15광복 등 나라에 큰 변고가 생길 때마다 은행나무는 어김없이 울었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발발한 해에는 “따르륵 따르륵” 소리를 내며 사흘을 내리 울었다고 한다. 이 나무 뿐 만이 아니라 증편군 증평읍 사곡리에 국난의 징후를 알려주는 말세우물 또한 1910년 일제가 조선의 국권을 강탈했을 때와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우물물이 넘쳤었다고 하며, 마전사에 암수의 두 은행나무 중 암은행나무를 주지승이 베어버리자 홀로 서 있던 수은행나무는 나라의 병고가 있을 때 마다 울기 시작하였고 지금도 이 나무는 나라의 변고를 미리 예고하는 나무로 여겨져 보은군의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살핌 받고 있다고 하니 정말 흥미롭고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음성군 삼성면 용성리 유월샘은 고려말 중병을 앓는 아내를 업고 가던 한 남자가 6월 한달만이라도 좋으니 물을 주어 목숨을 구해달라고 하늘에 간절히 기도를 드리니 바위 밑에서 물이 솟아나고 그렇게 생겨난 샘 곁에서 아내를 돌보고 아내는 한 달 후 기적같이 건강을 회복한다. 그 후부터 그 샘은 매년 6월에만 물이 솟아 유월샘이라고 불러지기 시작했는데, 해열효과와 위장강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나도 내년 6월에는 신비한 유월샘을 한번 찾아가 볼까? 싶은 생각을 잠시 하면서 절로 웃음이 난다.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에서 외침을 받은 횟수가 931회라고 한다. (중략) 그렇게 발생한 많은 전란 중에서도 가장 길고 가장 험란 했던 전란이 고려시대 몽골과 치른 40년 전쟁이라고 말한다. (P226)

수많은 외침과 전란을 이겨내고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우리나라가 왠지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국사”라고 해서 다소 어렵고 지루한 내용이지 않을까 걱정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총 10장에 걸쳐 충청북도 지역의 각 시·군, 면, 리, 읍까지 지명들의 짤막한 이야기와 참고할 수 있도록 사진과 함께 담아 들려주고 있는데, 그 지역의 지명의 어원풀이, 유래, 그 지역에 인물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강, 산, 바위, 나무 등의 자연에 얽힌 역사적 사실부터 일화, 전설까지 풍성한 이야기를 두루 담고 있어서 마치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전혀 현실적이지 못해 보이는 전설 이야기도 말도 안 된다고 따져 보기보다는 그런 이야기가 전해 왔던 배경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읽다보면 흥미롭게 느껴지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지명이품은한국사, 이은식, 타오름

 

 

슬프도록 아름다운 삶이 춤추는 땅

아프리카의 눈물

 

 

MBC 다큐멘터리 지구의 눈물 시리즈 중에 ‘아마존의 눈물’과‘남극의 눈물’을 가슴 뭉클해질 정도로 감명 깊게 보았었다. 방송을 놓쳤던 건지 ‘아프리카의 눈물’과‘북극의 눈물’은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책을 통해서라도 ‘아프리카의 눈물’편을 만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장형원, 한학수 이 두 명의 프로듀서가 아프리카의 뜨거운 땅에서 1년 넘는 기간 동안 지구 온난화로 인한 아프리카 대륙의 흐르는‘눈물’을 찾아 헤맨 기록이라고 하는데, 두 프로듀서가 아프리카에서 그들의 눈물을 담기 위해 흘린 땀과 열정과 노고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더 이상 순박할 수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과 생태계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고통 받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는데, 그 진실이 불편하고 때론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게 만들지만 우리 모두가 꼭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움을 위해 고통을 견디며 검은 입술 문신을 하고, 커다란 원반을 입술에 끼는 여성들은 우리 시각에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아름다움을 위해 얼굴성형부터 전신을 성형하는 우리 또한 그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이해하기 힘든 일 일 꺼란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기도 했다. 미를 추구하려는 본능은 누구나 있지만, 그 미의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제작진은 말리의 사막 코끼리를 찾는 쉽지 않은 여정을 한다. 사막의 혹독한 건기에 더위와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리를 벗어나 죽어가는 새끼 코끼리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과 호수가 마르고 땅이 쩍쩍 갈라져 살 수 없는 땅이 점점 늘어만 가고,

야쿠하라는 나무의 잎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니제르의 가장 큰 피해자도 어린 아이들이었다. 너무 말라 가쁜 숨을 할딱이며 죽어가는 아이들까지... 지금 기후 변화로 인해 아프리카의 모든 어린 생명들이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한다. 이 모두가 지구 온난화와 심각해진 사막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예로 만년설과 빙하로 뒤덮혀 있어야 할 킬리만자로가 녹고 있는 것을 봐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가 지구 기후 변화의 여파로 당장 먹고 사는 문제, 종족분쟁, 생존 문제 등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산업화와 환경문제로 인해 아프리카의 원시 종족과 유목민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들의 삶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 환경 재앙이 불러오는 가장 큰 고통의 대가를 가장 순진무구한 자들이 치르는 것이다.“ (P93)

 

 

 

 

단지‘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의 흑인폭동’이라는 설명만이 있었던, 버닝맨이라 불린 불타고 있는 사진 속 흑인 남자 에르네스뚜는 일자리를 찾아온 가난한 노동자에 불과했다. 남아공 제노포비아의 아이콘이자 온난화가 붕괴시킨 슬픈 현실을 대변하는 상징으로 사진 속 그의 장례식에서 오열하는 부인과 아들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들인 어린가장은 위험한걸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아빠가 불에 타 죽은 남아공으로 가려고 한단다.

 

 

 

 

지구 온난화에 가장 적은 영향을 끼쳤는데도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아프리카 자연과 사회의 영향과 파장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도대체 그들이 무슨 죄란 말인가...

지구의 온난화가 누구 때문에 생겨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가속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반성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모두의 조그만 노력과 실천으로 아프리카의 눈물이 조금씩이라도 마를 수 있는 날을 간절히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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