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무언가 미묘하다.
17가지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 하나하나마다 작가의 특유의 상상력이 잘 묻어나있다.
그래서인가.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읽다보면 왠지 한번쯤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정확하게 모든 일을 아는 사람도 없고, 말하는 자신도 어디까지가 사실인 지 알 수 없지만 '그래서 어떻게 됐대?'라고 계속 묻게되는 이야기.

제목때문에 덜컥 읽게 된 책이지만, 다 읽고 나서는 우리에게 이런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나고, 설레고, 기다리고, 어긋나고, 머뭇거리고, 사랑하고, 기억하고, 헤어지고..
어쩌면 우리 삶 군데군데 남아있는 이루지 못한 미련과 이루고 싶은 간절함이 빚어낸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다.

다만 이 책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삶 속에 찾아온다면 슬프지만 안녕이라고 말하기보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있기를 바란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아프리카는 매우 먼 나라였다.
절대로 가지 않을 나라라고 단언할 수 있을만큼.
그런데 작년부터 이상하게 아프리카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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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내가 아프리카에 관심이 생기자 주변에서 아프리카로 선교를 많이들 가거나,
아프리카에서 선교하시고 계시는 분을 만나게 되었었다.
이전까지는 관심이 없어서 몰랐었나? 싶을정도였다.

이 책 역시 작년에 아프리카에 관심이 생길 때 즘 누군가가 읽고 있다해서 책장에 꽂아둔 책이었다.
하지만 다른책들에게 밀려 책장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프리카도 아프리카였지만, 선교는 내 인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친한 친구들 중에는 네팔이나 태국 등으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정도 선교를 다녀온 친구들이 꽤 있다.
그 때마다 그들에게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라고 느껴지면서도
나는 태생이 선교에 대한 용기가 없이 태어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힘을 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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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년 정도가 지난 지금 이 책을 전해준 그 누군가는 다음주 이 책의 선교현장으로 떠나고,
나는 현재 아프리카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중이다.​
아직도 왜 아프리카에 대한 마음이 생겼는지 이유도 모른채 .
그렇게 멀게 느껴졌던 나라가 어느새 언젠가 한번은 가야겠다고 준비하고 기다리는 나라가 되어버리고 만것이다.

아마 작년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생겼을 때 쯤 이 책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지만 지금의 감흥은 없었겠다 싶은게
아마 그 때 읽었다면 지금 아프리카를 가기위해 준비하는 나는 상상도 못했을 것 같다.
이러고보면 책을 읽는 타이밍은 참 신기하다. 그리고 잘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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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단순하다.
하지만 진정한 진리는 그 단순함속에 엄청난 아니 엄청나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능력이 있다.
'복음이면 충분합니다'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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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사님께서 자신은 어느날 강권적인 은혜로 예수님을 믿게된 후 삶이 꼬여서 이 자리에 있는다고 하셨다.
덧붙여 하지만 지난날에 삶은 더 즐겁고 자유로웠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꼬였다.라고 덧붙이셨다.
이 선교사님의 가족이 딱 그렇다.

평범하게 학원을 하고있던 부부의 삶이 어느날 딸 아이가 보게 된 사진 한장으로 인해 완전히 뒤바꼈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도 아니었고, 그냥 일반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별다를게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움직여버린 그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다른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1년만에 케냐로 삶의 터전을 옮겨버린다.
앞으로 쌓게 될 모든 것은 그들을 위해서가 아닌 그들을 케냐로 보내신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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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으로 인해 한 가족의 삶이 변했을 뿐인데,
아프리카 케냐, 그 중에서도 3대 슬럼가 중 하나인 쓰레기라는 뜻의 '고로고초'마을도 변하기 시작했다.
그 곳에 엘토토라는 유치원이 생겼고, 아이들에게 복음이 들어갔다.
이어 엘지아, 엘고마 등 길거리 아이들과 청각 장애인 아이들과 함께 살며 선교는 확장되었다.
그들은 말한다. 복음의 마땅한 반응은 선교라고.
그들의 이러한 고백에는 깊은 울림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따랐다.

괜히 이 책을 소개할 때, 내 이야기를 했나 싶다.
나는 이 선교사님 가족처럼 모든 걸 포기하고 아프리카로 갈 용기도 없고, 또 그럴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아직까지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아프리카에 대한 마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갑자기 이 책 덕분에 어떠한 용기가 생기고, 사명감이 불타올라서가 아니다.
그 분들의 선교사역을 읽으면서 나를 아프리카로 보내게 하신 그 분의 손길 역시
내게 남들보다 뛰어난 용기가 있다해도 내 용기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선포하는 말 그대로다. 복음이면 충분하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신다. 우리는 예배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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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빵으로 선교하기 앞서 그들이 그곳에 서있는 이유인 '복음'을 전하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모해보이지만 그 누구보다 확실하고, 진실된 진리의 통로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내가 가는 아프리카가 그들이 있는 곳일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 전해지지 않은 이야기들과 또 이후에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져 엘토토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그리고 선교사님의 초청처럼 곧 보게 되길 조심스레 기도해보기도 한다.
나 역시 이 세상의 삶 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바울처럼 또 선교사님이 따라가신 예수님의 길을 따라가는 삶을 살고싶다.

"만일 그리스도 안엔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
-고린도전서 5장 19절

복음, 선교, 아프리카, 케냐, 엘토토

1월, 이 긴 겨울이 언제 끝나가나 생각할 때 즈음.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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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가 이 책을 왜 다시 꺼내 읽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책장정리를 하다 꺼내두고 다시 읽었나? 싶었지만 아니었고,

'거기 우리가 있었다'를 읽고 다소 실망하였기 때문인가 싶었지만 그도 아니었던 것 같다.

​계속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마음에 남았던 내용을 찍어놓은 사진들을 차례로 보니

내가 왜 이 책을 다시 읽었는지 알았다.

​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사랑인가하는 의문들 속에 답을 찾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아니, 답이 되어주지는 못하더라도 위로는 되어줄 것 같아서이기도 하고-

'다시 사랑'도 그랬지만 왜 그녀의 책은

내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얘기 같은 위로를 받는 지 모르겠다.

세상에 여러 사랑이야기들,

특별한 것 같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려 귀기울이면 들을법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 책은

둘이 하는 사랑은 사랑대로 사랑이지만,

반쪽 사랑 그대로도 사랑이며 한쪽 사랑도 역시 사랑이라 말하는 것 같다.

​

요즘 내 마음은 복잡하지는 않지만 도대체 어디쯤 서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문득 이 책이 생각났고 적어도 내가 사랑위에 서 있지.

난

그래도

사랑이지

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일었던 마음의 파도를 잠재울 수 있었다.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까 곤란한데, 뜬금없이 노래 한 곡이 생각난다.

이소라의 amen

수많은 밤을 남 모르게 별을 헤며 날 위로해
강해지길 기도하고 지나간 이별로 울기도해
날 떠난 그댄 잘 있는지
다가올 만남을 빌기도 해
끝이 없는 미련들 소리없는 바람들
나의 어둠 속에 빛 되도록
날이 가기 전에 별이 지기 전에
나의 방황을 나의 가난을
별에 기도해 다 잊기로 해
나의 욕망을 나의 절망을
다 잊기로 해 나를 믿기로 해 (아멘)

첫 별이 뜨면 난 어느새 새로운 시작을 기도해 

나의 평안을 나의 사랑을 별에 기도해
날 믿기로 해 아멘

 

사랑에세이, 에세이, 정현주, 이소라,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