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 제인 오스틴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품의 소재나 주제가 동시대의 남성작가들의 경우와는 달리 소소한 가정사와 남녀 간의 사랑과 결혼이라는 사소한 영역에 한정되어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있다. 그런 의견 중에는 심각하게 급변하고 있는 바깥세상과는 담을 쌓고 현실의 변화를 애써 외면하며 철저하게 그 당대의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것만을 작품 안에 담아낸 작가의 영악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식의 의견도 있었다. 

내가 제인 오스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의견에 왜 발끈하는 심정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과연 그것이 제인 오스틴이 지닌 한계이며 단점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오만과 편견>을 다시 읽고 나서 생각하니 이런 류의 비판은 마치 스티븐 킹의 작품을 즐겁고 읽고도 그의 작품이 몹시 흥미롭고 흡인력있는 작품이라는 이유 때문에 대중작가라는 좀 미심쩍은 꼬리표를 슬쩍 붙이는 사람들의 편협함과 맥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자체를 깊이있게 즐기지 못하고 뭔가 지적할 것을 찾음으로써 자기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지적이고 세련된 문체와 예리한 관찰력을 비탕으로 때론 신랄하고도 통쾌하게 인물군상들을 담아내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고도 뭔가 흠을 잡아 내고 싶은 사람들이 지니는 일종의 오만함 말이다.

이 작품의 앞부분에는 오만함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다아시의 오만함에 대해 엘리자베스와 가족들이 나누는 대화 부분이었다.

 

"오만은, 내가 보기에는 가장 흔한 결함이야. ..... 오만이란 실제로 아주 일반적이라는 것. 인간 본성은 오만에 기울어지기 쉽다는 것. 실재건 상상이건 자신이 이런저럼 자질에 대해 자만심을 품고 있지 않은 사람은 우리들 가운데 거의 없다는 것이 확실해. 허영과 오만은 종종 동의어로 쓰이긴 하지만 그 뜻은 달라. 허영심이 강하지 않더라도 오만할 수 있지. 오만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더 관계되거든. "  p. 31

 

이 지적에 의하면, 책을 읽고도 자신이 지닌 자부심을 한껏 뽐내고 싶은 오만함은 그 작품이 지닌 장점,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작가의 탁월한 역량에 감사하고 이를 기뻐함으로써 즐거움을 다른 독자들과 나누기 보다는 자신은 이 작품에서 뭔가 비평 거리를 찾아 내었다는 자부심을 드러냄으로써 찬물을 확 끼얹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실재건 상상이건 자신에 대한 이런 저런 자질에 대해 자만심'을 품지 않았더라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자신이 찾아낸 그 비평거리가 사실 큰 문제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오만과 편견>은 원래 <첫인상>이란 제목이었다는데 다아시의 섣부른 오만함과 편견이 결국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자칫하면 자신의 숨겨진 더 많은 장점들-기품있고 양식있으며 따뜻한 마음-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뻔했던 사건을 떠 올리면 납득할 수있는 제목이긴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마다 드러나는 정도의 차이와 허영의 문제까지 더해지게 되면 인물들의 성격을 매우 다양하게 만드는 오만함과 편견의 문제가 작품 전체에 고르게 깔려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만과 편견>이 더할 나위없이 잘 맞는 제목이라고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이유에서 이 작품을 그저 결혼과 관련된 당대의 남녀들간의 사랑이야기라고만 치부하는데 동의할 수가 없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허영은 이 작품의 각 인물 속에서 매우 다양한 변주를 이루어 내고 있다.

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럿은 다아시가 가문이며 재산,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므로 스스로를 높이 평가해서 다소 오만하다고 해서 거슬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녀에게 오만할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의 오만은 오히려 미덕으로 여겨진 셈이었다.

다아시의 오만을 가장 싫어했던 엘리자베스 역시 그 점을 인정하며 그 사람이 자신의 자존심만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의 오만을 쉽게 용서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 역시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즉 과하지 않는 선에서의 자부심 자체는 참아줄만한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따라서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판단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과 확신이 다아시와 위컴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공정하지 못한 오해를 했었음을 깨달았을 때, 자신이 편견에 사로잡혔고 오만했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 속에서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를 지켜보면 진정한 자부심 pride는 다른 사람들에 의해 평가받는 미덕이 아니라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서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수정할 줄 아는 진정한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영어원문에서 사용된 pride에 허영 (vanity)이 더해졌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오만 혹은 거만함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pride 자체는 자존심, 자부심의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일 뿐이다.  다만 남이 자신을 평가하는 이상으로 자기를 높이 평가하게 되면 pride는 더 이상 자존감이나 자부심이라기 보다는 거만함, 오만함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인데 보통 이 두가지를 가르는 명문화된, 매우 확실한 판단 기준이라는 것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아주 극단적인 예가 바로 콜린스와 캐서린 영부인, 그리고 빙리의 누이동생들의 경우일 것이다. 그들은 모두 타고난 분별력이 없는데다 스스로 자만심과 권위 의식에 사로 잡혀 있어서 본인은 물론 타인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분별있는 판단을 하지 못한다. 부와 권력 혹은 다른 누군가의 권위에 기대어 자신의 것이 아닌 권력을 휘두르며 자기만족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닌 비굴함과 아첨하는 기질이 이들에게 더해지면 '진정한 자존심'이 무엇인지는 도통 알지 못하는 답이 없는 사람들이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제인 오스틴은 이들을 포함한 각각의 등장인물이 지닌 성격적 결함이나 특성들을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이야기들을 읽는 동안 때로는 웃음을 터뜨리거나 비통해 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인물들에 투영된 우리 자신의 어떤 모습들을 발견하며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하는 것이다.

언젠가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을 읽은 후에 나눈 이야기에서도 이 작품의 시공을 초월한 탁월한 본질에도 불구하고 단지 또 다른 종류의 '신데렐라의 이야기'만 읽어내는 데에 분통을 터뜨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의견에 감정이 상했었다.

시간을 뛰어 넘는 고전을 읽으면서 무엇이 이 작품들을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사랑받으며 살아남게 했는 지를 생각하고 그 점을 자신의 삶과 이야기 속에 담아 내려는 노력없이 고전작품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난 좀 화가 난다.

영화 <마지막 사중주>에서 피터가 했던 말이 다시 기억이 난다.

정확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 연주 전체가 실패였냐 성공이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그 연주에서 단 한 마디라도 우리를 즐겁게 해준 순간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순간에 집중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의 말이었다. 우리의 삶 매순간에 우리 모두 이런 마음일 수 있다면 우린 아주 많이 행복할 것이다.

아주 오래 전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다가 던져 버린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니체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소설같기도 하고 잠언서같기도 한 이상한 책, 과연 차라투스트라는 무엇을 말했다는 말인가? 니체는 누구인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첫 장은 '영원한 재귀'는 아주 신비스러운 사상이다. 니체는 이 사상으로 많은 철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 라는 말로 시작한다.

 '신은 죽었다'라는 말처럼 니체하면 떠 올리게 되는 말, '영원회귀'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존재는 어떤 관계를 갖고 있을까? 

박웅현은 <책은 도끼다>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이 이 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우리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해,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야만 할 것 같은 이 책의 무한한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니체를 만난 것은 파작의 <거대한 고독>이라는 책에서였다. 이 책에서 만난 니체의 인간적인 삶 속에 깃든 고독과 우울이 다시 그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했다. 그리고 나서 동시에 읽기 시작한 세 권의 책,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우울할 땐 니체>, 그리고 고병권의 책. 이 세 권의 책의 조합은 내겐 완벽했다.

 

<우울할 땐  니체>는 니체의 사상으로부터 우리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들, 그래서 때로는 너무나 허무해지고 한심하게 느껴지는 삶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 어떻게 다르게 삶을 바라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고병권의 책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위한 해설서일 뿐 아니라 니체 전작을 읽기 전 니체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는 탁월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은 총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 부는 니체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니체주의자와 최근까지의 니체 연구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부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부분인데 그 범위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서 니체의 다른 저작들을 넘나들며 고병권이 읽어낸 <차라투스트라>와 니체의 철학을 읽는 재미가 매우 컸다.  

혼자 읽었더라면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대부분의 것들을 고병권의 <차라투스트라>덕분에 그의 글을 읽는 재미와 함께 그를 통해 니체를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고병권은 이 책의 서두에서  이 책이 나오기까지 그가 당시 자신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차라투스트라와 대화를 나누어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런 대화를 통해 니체를 이해하게 되었고 니체의 입장을 지지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만난 니체는 진짜 나만의 니체는 아니다. 나는 지금껏 파작의 니체, 발타자르 토마스의 니체, 그리고 고병권의 니체를 만났을 뿐이다. 그리고 앞으로 또 얼마나 다른 누군가의 니체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들뢰즈의 니체도 만나보고 싶고 푸코의 니체도 만나보고 싶다.

하지만 지금 현재로는 고병권의 니체를 통해 우선 니체와 당당히 만날 용기를 갖추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스스로 내 삶을 창조해 갈 수 있기를, 스스로 질문과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해진 답에 삶을 꿰맞추는 건 끝났다. 이제 우리 삶을 위해 답이 수정될 것이다.당신의 삶도, 당신이 사는 세계도 말랑말랑한 진흙덩이로 당신 앞에 놓여 있다. 니체는 그저 기대에 찬 눈으로 당신 작품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고병권, 책 머리에서

니체가 궁금해 진 것은 <거대한 고독>이라는 독특한 책을 읽은 후였다. 예전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시도했다가 무위로 그친 후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 스스로 깨닫지 못했어도 내 안의 본능은 늘 내가 꼭 만나야 할 사람은 꼭 만나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이런 운명과도 같은 필연을 감지하게 되면 전율이 느껴진다. 이런 감동과 만족 때문에 늘 새로운 책을 갈망하게 되는 모양이다. 이 책은 내게 또 어떤 놀라운 세계를 보여줄까 하는 벅찬 설레임과 함께 말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고병권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더디지만 가벼운 흥분을 느끼며 읽고 있다가 이 책을 받았다. 그런데 한 두장을 넘기다 보니 이 책이 니체의 철학에 대해 더 포괄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쉽게 읽히면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지는 니체를 만나기 위해 이 책을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활용법에 의하면 니체에 대해 무지한 나도 이 책을 통해 니체의 위대한 철학에서 끌어 낼 수 있는 것들을 통해 지금 당장 내 일상의 소소한 일들, 내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삶에 부여하는 의미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1장 진단하기에서 저자는 니체가 진단한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가 허무주의라는 질병이었음을 밝힌다. 스스로 비관주의로 자처해 온 나로서는 니체가 바로 내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낸 철학자라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다. 니체에 대한 무지가 지금껏 나와 그 사이에 건널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심연을 드리웠던 셈인데 그는 바로 내가 필요로 하는 철학자였던 것이다.

'존재는 무의미하고 삶은 힘들게 살 가치가 없으며, 모든 것은 서로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감정' 인 허무주의. 사람이 고통을 견디기 힘든 것은 자신이 겪는 고통에 의미가 없다고 느낄 때이며 고통의 원인만을 정확히 직시할 수만 있어도 견디기가 쉬워진다는 점에서 그가 내 문제를 정확하게 집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니체는 내게 꼭 필요한 철학자였다. 따라서 2장 이해하기, 3장 적용하기, 4장 내다보기로 이어지는 이 책의 모든 페이지와 모든 이야기에 말 그대로 완전히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내 삶의 방향성을 다시 점검하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나 강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갈증에 시달리던 사람이 고생끝에 발견한 샘물을 허겁지겁 들이켜듯이 조급함으로 숨도 쉬지 않고 읽어 내려 갔다. 그 때문에 급한 밥에 체한 사람처럼 모든 것을 다 소화해내지 못하고 어설프게 이해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어설픔과 조급함에도 불구하고 그 전에 니체에게 가졌던 막연한 선입관과 편견에서 벗어나 그를 어느정도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음은 사실이다. 

 

그리고 아직은 잘 정리되지 않는 상태이지만 내게 깊은 인상을 준 내용들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행복은 부차적인 결과이며 그 자체로서는 지속성이 없는 공허한 상태에 불과할 수도 있는, 그래서 프로작, 비아그라, 스틸녹스와 같은 향정신성 의약품의 효과와 비슷한 작용으로서의 행복은 결코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삶이란 고통과 쾌락이 뒤얽힌 어떤 방식으로 간단히 도식화할 수 없는 그 무엇이므로 내 삶을 '긍정하기'로 결정한다면 나는 '고통도 직면해야 하며' 삶을 구성하는 모든 조건들, 고통과 쾌락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성분들까지 온전히 긍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긍정은 삶을 감당하려는 나의 역량과 감수성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이렇게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삶을 긍정하기'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모든 것들을 향한 원망이나 복수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거리두기'를 통해 벗어나야만 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리고 너무나 삶을 진지하고 비관적인 것으로 바라보던 내가 '삶의 영속성'을 인정하려면 어릴 적 무한히 반복하면서도 지치거나 지루해 할 줄 몰랐던 '놀이'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 삶은 놀이임을 받아들여야만 함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니체의 철학은 살아오는 동안 내가 끊임없이 반복했던 질문들, 고통스런 경험을 통해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던 어떤 변화들을 납득하고 과거의 불행했던 경험들과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이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힘들고 버겁다고 생각한 시간들을 이미 지나고 상처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시간들을 다시 돌이켜보며 내게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 그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 내가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이 변화가 내겐 믿을 수 없는 여유와 사치처럼 황송한 기분도 들었다.

그만큼 어찌하다 얻어진 이 평화를,안온함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니체를 통해 내 삶을 잘 이끌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니체에 대해 계속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