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환타지 문학의 걸작’, ''20세기 영미문학 걸작25위'', ''20세기 최고의 소설 4위'', ''20세기 100권의 책 4위'' 등 요란한 등위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50여 년 간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위대한 걸작 <반지의 제왕>. 소설 <반지의 제왕>을 3 편의 시리즈로 영화화한 제 1편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가 이제 막 개봉했다.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이 소설을 읽었다는 이 소설에 대한 입 소문, 원작에 대한 기대에 부응해 미국에서 대단한 흥행을 하고 있다는 소식보다도 이 영화가 나의 관심을 끈 건,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환타지 물이라는 점이다.
물론 영화의 장르를 따질 때 ‘환타지’ 라고 하는 장르는 굉장히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익히 접해왔던 스타워즈나 터미네이터 같은 SF물도 환타지의 한 종류이고 그린치나 배트맨, 슈퍼맨 등의 만화를 영화화했던 영화들도 환타지의 한 종류이다. 이렇듯 환타지의 종류는 넓고도 포괄적인 의미로 영화에서 표현되곤 하였다.
그렇담 지금 내가 말하는 정통 환타지란 무엇인가 ?
내가 말하는 정통 환타지엔 우선 요정이 존재하고 마법사가 존재하며 여러가지 각양각색의 형상을 가진 종족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주로 선한 종족들이며 그 종족들에는 아마도 인간이라는 종족이 섞여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영화의 설정에 따라 얼마든지 넣을 수도 뺄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선한 종족들에 대응하는 악의 종족이나 존재가 있다.
이들의 대립과 악에 대한 물리침으로 영화는 완성되고 관객에게 희망을 주는 이런 구도의 영화를 나는 정통 환타지 영화라 일컫는다.
이런 부류의 영화 중에 나의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는 무엇보다 <스타워즈>이다.
SF영화의 형식을 빌긴 했지만 이 영화도 분명 환타지 영화이다.
이 영화 속에선 여러가지 외계인 종족이 등장하며 포스라는 힘은 마법처럼 사용되고 있다. 다스 베이더 (또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악의 화신으로 대립되는 선의 주인공인 레아와 루크 남매와 미묘한 관계로 갈등구조의 축을 형성하며 극을 이끈다.
그리고 스타워즈 만큼의 인상과 스케일은 아니지만 <네버엔딩 스토리>, <윌로우>, <레전드> 등이 기억에 남는 정통 환타지 영화로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겨울 기대 속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첫번째 격인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를 보았다. 내가 환타지 영화에서 원했던 스토리 구조(모험, 환상, 사랑 그리고 위기)와 유려하고 멋진 화면, 그것에 부응하는 액션, 대단하다라는 말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엄청난 특수효과 그리고 멋진 세트와 각각 선과 악이 대변되는 각 종족 마다의 특색 등등…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영화에 대한 나의 느낌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번 겨울에 개봉될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과 , 2003년 겨울 개봉 예정인 종결편 <반지의 제왕: 제왕의 부활>이 벌써부터 기다려 지는 건 이 영화에 대한 나의 만족이 너무도 커서일 것이다.

 

영화 <호타루>는 일본영화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서야 알았지만 ‘호타루’는 일본말로 반딧불이라는 말이란다.

일본 영화에 대한 나의 인상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다.
이것은 어쩌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나의, 우리 국민의 오랜 적대감에 기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영화는 수입이 허가되기 시작한지 2년 여가 되어가지만 그다지 크게 우리국민에게 사랑 받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 유명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조차도... 여하튼 우리나라에서 흥행이 성공하였다는 <러브레터>나, <철도원>도 나 자신은 그다지 그게 재미있게 느끼진 못했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화 속의 인물에 그 인물이 처한 상황에 내가 크게 동화되질 못했던 것 같다. 흥행에 성공하였다는 일련의 일본 영화들의 서정성이나 주인공의 연기에는 상당부분 인정을 하면서도 이상스럽게 내가 그 영화 속에 동화됨을 전혀 느끼질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의 드라마는 다른 장르와는 달리 그 내용이 어떠한 연령층을 다룬 이야기이던 간에 같은 동양권에 사는 우리네 정서에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의 선입견을 차제하고, 이 영화는 참 아름다운이야기다.
노부부가 아름답게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몸이 아픈 아내를 위해 자신이 하고픈 일도 마다하는, 아내의 첫사랑을 찾아 한국을 찾아주는 남편의 모습이, 그 남편에게 한없이 미안해 하며 한없는 사랑을 표현하는 아내의 모습이 아름다운 영화였다.
어촌을 배경으로 한 때묻지 않아 보이는 자연이 아름다웠고, 그리고 자연만큼 때묻지 않아 보이는 그들의 인정이 무엇보다 아름다운 영화였다.

이 영화는 어딘지 <철도원>이라는 영화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알고 보니 <철도원>의 후루하타 야스오감독과 다카쿠라 켄이 콤비를 이룬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 <철도원>, 1미터는 쌓인 것 같은 눈에 둘러싸인 마을이 기차역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영화. 그리고 묵묵히 아내의, 딸의 죽음을 뒤로하면서 까지 일생을 바쳐서 역을 지키던 다카쿠라 켄의 굳게 다문 얼굴모습이, 마지막에 아내와 딸에게 미안해 하며 우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영화. 드라마적 감동 보다는 다카쿠라 켄이라는 배우가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영화였다.
<철도원>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의 모든 인상은 다카쿠라 켄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변함없이 무뚝뚝한 모습의 그였지만 어쩐지 그 모습이 차갑다는 인상보다는 따뜻하다라는 느낌이 드는 건 말 없이 아내의 사랑을 실천하는 그의 행동 때문이리라…

일본 가고시마의 조용한 어촌 마을. 원양어선의 어부였던 야마오카(다카쿠라 켄 분)는 사랑하는 아내 도모코(다나카 유코 분)와 행복하게 살고있었다. 그러나 아내 도모코에게 신장병이 생기자 그는 그녀의 간병을 위해 원양업을 포기하고 양식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자신이 원하던 원양어업을 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곁에는 사랑하는 아내 도모코가 있었기에 그는 더 이상의 바람이 없었다. 그러던 중 옛 친구 후지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2차대전 참전시에 있었던 가슴 아픈 과거가 슬며시 고개를 들며 그들의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되는데…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전쟁 통에 가미가재에 징집된 한 한국 병사와 일본 병사들과의 동료애 그리고 한국인 병사인 가네야마 소위와 도모코의 사랑을 통해 일본과 한국의 미묘한 부분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가미가재가 무엇인가, 일본인들이 2차 대전 전쟁의 막바지에 벌인 육탄전이 아닌가 !!
그렇담 그런 육탄전에 일본인을 보냈을 리는 만무한 일. 주로 한국인과 중국인이 착출 되었다 한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가미가재에 투입된 한국인들에게 유감과 사죄의 메시지까지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야마오카, 후지에로 대표되는 일본 병사와 도모코와 도미코 여사로 대표되는 일본인을 통해 그들의 희생에 대해 동료였던 그들은 아직도 죄책감과 유감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며 가네야마와 도모코의 한국 방문과 그들의 직접적인 사과를 통해 우회적으로 가미가재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추모와 사과를 통해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이것이 전체 일본인들의 생각이 아닌 일부분의 사과이고, 생각이라 할지라도 이것을 받아들이는 한국인의 입장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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