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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이른 아침, 늦잠의 유혹을 접고 목욕을 다녀왔습니다. 옆에 할머니 두 분께서 어찌나 말씀을 수더분하게 하시던지. 두둑한 배를 두둥기시면 "내 힘의 원천은 이 배야. 이것 없으면 일도 못해. 며느리가 그러는데 배 안 나오면 허리 굽어서 못 쓴다고 하던데. 우리가 술을 먹어 주전부리를 해. 때마다 끼니 잘 찾아 먹어." 어제 김장한 이야기, 며느리, 딸, 시누이 이야기, 빠지지 않는 돈 이야기 나이들어서 ’돈’이라는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람사는 이야기를 엿듣다 보니 1시간 반이 훅 지나가데요. 두 분이서 서로 등을 밀어 주시더니 제 등까지 시원하게 밀어주시겠다고 해서 몸 둘바를 몰랐습니다. 그런데 참 좋데요... 할머니의 존재는 참 따뜻해서 좋아요... 오늘 일정 중, 꼭 해야 할 것이라고 기억하고 있는 것은 밤 11시에 꼭 sbs의 <미래의 에너지-코난시대>을 보는 것입니다. 지난 주에 보고 ... 주위 분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았지요. 놀랐다, 무섭다, 어떻게 대비해야하나... 등 다가오는 현실에 대해 지금은 지극히 추상적일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처지가 안타깝습니다. 어제, 오늘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강양구 지음, 프레시안북) 를 읽었습니다. 목욕다녀와서 마지막 캡터를 마저 다 읽었습니다. 마지막 캡터를 다 읽고 덮을 때 아이들이 그린 듯한 방긋 웃는 햇님의 얼굴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면 눈시울이 달아 오릅니다. 책의 앞표지와 뒤표지 그리고 중간 중간 노란색 간지에 그려진 다양한 햇님의 모습들을 하나 하나 마음으로 다시 만나고 나니 나도 따라 웃게 됩니다. 햇빛에너지에 대한 소망을 담은 거지요. 초등학교 시절 일요일 아침이면 하늘을 힘차게 나는 <우주소년 아톰> 만화영화에 푹 빠졌었습니다. "푸른 하늘 저 멀리 ~" 노래가 나오면 TV앞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눈 둥그렇게 뜨고 보았었지요. 아톰은 착하고 귀엽고 똘똘하게 생긴데다가 정의롭고 게다가 만능처럼 보였으니까요. 제트분사하여 하늘 ’자유롭게’ 나는 아톰은 과학이랄 것도 없는 그 당시 지식으로는 그저 상상의 로봇이었습니다. 원.자.력. 에.너.지.로 움직이는 로봇 ’아톰’은 어린시절 나를 행복하게 했던 추억의 만화입니다. 1970대말, 80년대초인가 만화영화 <미래소년코난>이 방영되었다고 하나, 이 때, 볼 수 있는 시간도 없었지만 만화영화에 관심이 멀어졌었네요. 일본의 미야자키 감독의 데뷔작품이라고 하니 지금에서야 더 관심이 갑니다. 미래소년 코난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이렇습니다. 과학기술의 과다사용으로 자연이 황폐화되고, 그로 인한 계급간의 대립 때문에 피지배층은 봉기하게 되고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는 붕괴되며, 주인공 코난 일행은 낙원이라 할 수 있는 하이하바에 귀착한다. 또한 자본주의 속에 들어나 있는 끝없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파괴되어가고 있는 지구의 참혹한 모습과 이에 대비하여 소박하게 타인과 자연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평화로운 삶을 대비하여 보여주고 있다. 참 아이러니 하네요. ’아톰’과 ’코난’ 탄생 연도 (1963)로 따지자면 ’아톰’이 더 형님인데 ’아톰’은 최첨단 과학기술과 원자력에너지의 유산이고 ’코난’(1978?)은 15년이상 동생인데 ’과학기술에 경종’을 울리며 코난이 살던 시대의 방식대로 살아야 함을 말하고 있네요. 아톰과 코난 모두,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앞서 가며 말하고 있네요. 재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주, 방영되었던 내용의 일부 "할아버지는 낙타를 타셨고, 아버지는 롤스로이스를 타시고, 아들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손자는 다시 낙타를 탈 것이다." 이것이 석유 시대의 종말이다. 마지막 장면에 나왔던 미래소년 코난의 대사를 실어본다. "그 때 남아 돌아가는 에너지를 가지고 멋대로 놀아난 결과가 그 대포 운동을 일으킨 것이다. 하늘에서 빛나는 태양의 은혜로 대지와 바다는 식물을 키우고, 동물을 기른다. 인간은 그 자연 속에서만이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석유가 인류에게 가져온 물질문명과 과학기술의 발전 그를 토대로 일렬종대로 쭉 편성된 현재의 경제, 사회 양식들 석유를 100% 대체 할 만한 에너지는 이 세상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서서히 재편성 해야 할 산업구조, 생활양식에 대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 자체가 무척 힘듭니다. 각 개인이 해야 할 몫이 있음을 잘 압니다. 정부에서 발 벗고 나선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우스개 소리이지만, 진정을 담아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과 할 때가 있습니다. "생협을 안 후, 내 인생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지극히 일상적인 내 돈 있으면 사고, 버려지는 것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종이 한 장의 의미, 나무젓가락, 종이컵의 의미, 비닐 한 장의 의미, 전기의 생성에서부터 사용하기까지의 의미, 아파트 구조의 의미, 자동차의 의미, 현재 편리하다는 존재의 의미보다는 그들이 만들어진 처음부터 끝까지 그 이후를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게 됩니다. 실천의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얼마나 부족한 것이 많은 나인지를 반성하고 추스려 봅니다. 내가 이 세상에 사는 날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지를 품은 애미된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절실합니다.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를 읽으면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사실과 진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여러 에너지의 실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다 드러내어 보임으로 논제가 한쪽의 일관된 주장에 치우지지 않으려고 애쓴 작가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 어쩌면 이미 알지만 외면하고 싶은 사실, 굳이 의식을 들추어 깨우기 싫은 사실, 우리가 서있는 시점에 대한 인지는 무척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시간이 나는대로 읽기 쉽도록 간단하게 정리하여 올려 보겠습니다. 당연히 부족하겠지만 ... 안타까운 마음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마음으로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많은분들이읽었으면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