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IT업계에서 11년째 일해서 이바닥은 그래서 왠만큼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은이의 이름은 책에서 처음 보았다. 솔직히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동경이 대상이 되고, 영향력을 주는 그런 사람은 아닐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표지에 있던 '사원에서 임원가지'의 신화라는 글귀를 보았을 때 왠지 피식 웃음이 났다. (확률이 0.1~1%로 낮긴 하지만, 사원에서 임원 되는게 불가능은 아니지 않은가!)

책을 넘겨서 읽기 시작할때도 뻔한 이야기를 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성공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꼬장꼬장하게 정도를 지키라는 도덕책에 써있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갓 넘긴 지금 이 생각에는 변화가 생겼다. 지은이처럼 산전/수전/공중전 모두 겪고 그 위치에 있으면서 이런 충언들을 자신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살아왔던 길에 대해 후회가 없기 때문에,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살 자신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경외감이 들었다. 이런 나의 느낌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진정성있게 적었기에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책에서 말하는 모든 면에서 동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은이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그래도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미 머리가 굳었기에 내 나름대로 이건은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내용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되고, 내 후배에게도 이런 말은 꼭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줄을치며 읽게 되었다.

최소한 입사를 한 이후에는 스팩이 아닌 진실한 관계가 중요하며, 진실한 관계는 신뢰가 바탕이 된다는 말은 지금의 나에게도 무척 많이 와 닿았으며 내 생활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다. 또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의 임원답게, 본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지금의 젊은이들은 한국이 아닌 전 세계를 보아야 된다는 글로벌 마인드를 강조하는 것은 무척 좋았다. 또한 많은 직장인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영어에 대해서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대하며, 어학은 들인 시간과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지은이가 뼈저리게 느꼈기에 할 수 있는 말이겠지.

무엇보다도 70년을 함께할 공동대표인 배우자와 나의 가족들을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말 하나만 읽어도 이 책에 투자한 시간을 아깝게 하지 않았다. 어떤 자기계발서적도 가족에 대해서 말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지은이가 정말로 아들에게 해주는 충언이라 느끼게 해주었었다. 또한 이런 분 밑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되었다.

제목대로 첫 출근하는 아들과 딸들. 수많은 어려움을 뚫고 당당히 회사에 입사하여 이제 갓 다려진 정장을 입고 아직은 차게 느껴지는 새벽 공기를 흡입하며 벅찬 가슴과 설레임을 가지고 첫 출근하는 모든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자랑스런 아버지의 충언이다.

첫출근, 신입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