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러나가다]

조지 오웰의 글을 읽으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작가의 글은 정말 힘이 좋운 것 같다. 다른 위대한 작가들에 비하면 그의 문장이나 수사는 절대 화려하지 않다. 그리고 그의 표현들도 섬뜩할만큼 세련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그의 글은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까지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게 만드는 날카로움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그의 글이 쉽게 쓰여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알기 위해서 그는 스스로 가지고 있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빈민가의 노동자가 되었다. 바닥에서 그는 사회를 보게 되었고 인간은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인류의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 대략 2500년의 시간동안, 이 사회는 발전하였다. 문명은 인간의 평균 수명을 수십년이나 늘렸고 노동의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인류의 편의를 위해 이바지 했다. 그런데 재밌게도 굶어 죽는 사람들의 비율은 인류 전체에서 별로 변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은 더 커지지 않았다.-행복을 수치화 할 수 있다는 개념도 어찌보면 어이가 없다- 결국 과학이 발전하였을뿐 인류의 문명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다양한 도구들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서 사람들의 생활은 많이 변화하였다. 그리고 그 도구들을 통해서 사람들의 삶은 변화하였다. 과학의 발전이 인류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이 소설은 오웰의 또 다른 소설 [1984]와 함께 그것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 있게 해준다.

'사드' 사람의 이름으로서 보다 이 단어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는 단어.

 

프랑스 혁명이 한창이던 시절. 사드는 감옥에서 참 많은 책을 읽었다. 그리고 또 많은 글을 썼다. 그의 글은 읽는 사람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고 깊은 곳에서 토악질이 올라오게 만들만큼 강렬하다. 깊은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함에도 표현의 극렬함 때문에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지 못한다. 특히 공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이 나라에서는 더욱.

 

책 말미 역자 해설을 통해서 사드의 의도를 짐작하게 된다. 그가 찬미하는 그 구역질 나는 비역질이 그가 실제로 찬미하고자 했던 대상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그가 보여주고 있는 상황과 사상들의 모순을 통해서 결국 그가 말하고자 했던 바에 대해서 다가간다.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던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속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 수많은 죽음과 시대의 혼란을 바라보며 사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 나름으로 유추해 본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면서 일부가 아니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나왔으되 자연을 거스르고, 자연의 법칙으로부터 벗어나길 원한다. 자연에서 났으되 자연으로부터 이탈하기를 원하는 것이 인간이다.

 

욕망은 본능이고 본능은 '자연'스러운 것. 쾌락을 추구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 허나 인간은 이 본성을 '반(反)'하여야 할 것이다. 본성과 이성 사이에서 중용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의지일 뿐이나... 난 이것을 희망한다.

 

<비극의 탄생> 니체

니체가 28살 때 썼던 그의 처녀작. <비극의 탄생>.
비극은 최초 그리스에서 탄생하였다. 비극이라 함은 인간의 이성을 넘어서서 느껴지는 어떤 감각, 일반적으로 카타르시스라 칭하는 그것을 느끼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니체는 이 비극을 극의 이야기인 '서사'가 아니라 극의 밑바탕을 깔고 있는 음악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으로 분류하고 있는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아폴론적인 것이 이성(Logos)이고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감각(Sense)에 대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음악은 머리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닌, 들려지는 감각을 통해서 인간에게 어떤 정서적인 통일감을 갖게 만들어 준다.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이 음악이 인간을 세상을 이루고 있는 어떤 본질적인 흐름에 동화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이야기한다.

아직 니체가 젊을 때 쓴 책이라서 그런지, 철학적인 사색의 깊이가 생각보다는 깊기 않았다. (이건 니체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라는 이야기지 책 자체가 유치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니체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뱉어내는 이야기들 속에서 그의 끊임없었던 고뇌와 괴로움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미 그는 200년 전 사람이기에 그가 갔던 길보다. 그가 응시했던 나락보다 더 깊게 내려간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 니체를 읽고 싶어하는 것은 그가 겪어던 고뇌 속에서 조금의 위로를 받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