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6년전이지만 매주, 매월 프레젠테이션때문에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능숙하지도 않은 파워포인트를 가지고 사장님 이하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주, 매월 보고서를 발표해야하는 곤역스러운 그 자리를 피하지도 못하고 그러자니 즐기지도 못하는 그 시간들이 회사를 그만두고싶다는 생각까지 울컥하게 만드는 힘겨운 날들이였다.

 

처음엔 엑셀이나 한글을 이용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질구레 군더더기도 많고 슬라이드 하나에 너무 많은 내용들이 들어가서 연세가 많으셨던 사장님께서는 포인트를 잡아내시기에 어려우셨던지 "좀더 눈에 잘들어오고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서 보고하라"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그 이후부터 파워포인트(PPT)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다한다. 그래서 막 입사한 신출내기인 나에게 (그나마 사무자동화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로 나를 과대평가하고서는...) PPT 작성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책을 찾아가며 인터넷 사이트에서 템플릿을 모방해가며 초라하고도 초보적인 특성들이 난무하는(형형색색의, 군더더기 가득한 졸작인) PPT가 완성되었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여서 그 PPT를 프레젠테이션했던 씁쓸하고도 어디로 숨어버리고 싶었던 날이 있었다.

 

PPT의 기본은 청중들의 관점에서 모든것을 작성하는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젠터의 입장이 아닌 청중들이 쉽게 그리고 간결하게 핵심을 파악할수 있도록 슬라이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필요없는 문장은 과감히 줄여야한다. 또한 슬라이드에 꼭 맞는 이미지선정과 숫자를 나타내는 통계는 차트와 그래프를 활용하는 방법이 참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PPT의 장점중 하나가 차트와 그래프의 무궁무진한 활용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것 같다. 특히 생산관리 업무를 하고 있었기때문에 차트와 그래프가 굉장히 유용했으며 여러가지 전문적인 스킬을 활용하여 좀더 눈에 확들어오고 창의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수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위해서 템플릿의 기본구성부터 전문적인 활용을 다룬 책을 구입하여 공부했었고 그에 따른 충분한 만족을 얻을수 있었다.

 

이책은 PPT의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스토리보드 작성부터 실제 프레젠터가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말투나 억양, 준비물까지 세세하게 집어주고 있다. 우리는 프레젠테이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스티브잡스를 동시에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가 매번 입고 나왔던 검정색 터틀넥과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까지 모두 계획된 아이템이였다고 한다. 목소리톤과 사용단어의 선정, 몸짓과 동선등 모든것이 기획된것이고 애드리브처럼 하는 농담까지도 모두 리허설을 마친 연출된 무대라고 하니 '프레젠테이션의 영원한 제왕'이라는 어울리고도 남음이다.

 

이책을 통해 프레젠터로써 필요한 많은것을 얻을수 있고 정말 실전에서 필요한 요소들이 가득해서 프레젠터로 활약해야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싶다.

처음엔 제목으로 이책을 맛보려했다. 세상 모든거이 얼굴로 통한다... 미모 지상주의.. 특히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가기에는 무엇보다 미모와 s라인을 갖추었다면 이 모진 세상 살아가기에 좋은 비장의 카드가 아닐까한다. 중고등학교때는 "이쁜것이 공부도 잘하네"라는 말을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수있을테고, 사회생활에서는 "역시 이쁜사람이 일도 자란다니까..."라는 칭찬 일색을 들으며 직장 구성원들과 돈독한 사이를 뽐낼수도 있을않을까한다. 뭐 자격지심에 내가 이런 미모와 s라인 몸매를 갖춘 여성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것도 아닌데 어찌되었든 대한민국에서는 통하는 현실이다.

 

사실 동네에서 조그만한 가게를 하면서 하루에도 수십명의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면서 표정관리라는게 정말 중요하다는것을 느낀다. 특히 나는 처음 보는사람들에게 차갑다는 첫인상을 주는것같다. 처음엔 말걸기 힘들어서 쉽게 친해질수 없다가도 한번 친해지면 깊게 그리고 오래토록 함께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던 친구가 있다. 나의 단점인 첫인상을 어떻게 극복할수있을까 이책을 보면서 거울까지 꺼내들게 되었다. 0.3초 스쳐가는 시간에 마주친 얼굴에서 나에 대한 판단을 함에 있어 긍정적이고 친근함을 주지못하고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거울을 보면서 입꼬리도 올려보고 어색한 미소도 지어보며 나름 송은영 교수의 가르침을 전수받으려고 노력해보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것은 삼척동자도 아는사실이니 꾸준히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싶다.

 

이번에 책을 통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명함을 주고 받는 방법을 아직도 이렇게 모르고있었다. 대부분 명함을 건네받으면 쓰윽 보고 한쪽으로 치워놓곤 했는데 그게 상대방에게는 참 무례하게 보였다는 생각이 들어 참 부끄럽다.

 

명함을 주고 받을 때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로 보이도록 두손으로 전달한다. 또한 상대방의 명함을 받고 나서도 손바닥 위에 정중하게 올려놓고 관심을 보인후 상대방의 직업과 직함 및 이름이 완벽하게 각인되면 명함지갑에 깨끗하게 넣는다..... p.100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고 상식적인 일이였건만 왜 나는 아직까지 그런모습을 보이지 못했는지.. 참 한탄스럽다.

이런 사소하고 기본적인것에 실수를 하면 '기본도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위험이 있다. 조금은 귀찮고 어색한 일이지만 일단 시작해보고 관심을 갖게되면 예의를 갖춘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 날이 곧 오게 될것이다.

 

이책의 끝부분을 보면 우리의 관심이 확~ 아니, 나의 관심이 확~가는 부분이 있다. 일명 '2주만에 동안만들기'이다.

요즘 동안이 대세이지만 본인 스스로 동안이 아니기에 의학적인 기술을 빌려 동안의 대열에 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송은영 교수가 추천하는 동안만들기 방법은 표정운동이다. 따뜻한 눈인상만들기, 복을 부르는 입 인상만들기, 목주름을 없애는 마사지와 운동법등을 소개해주면서 인상과 표정을 바꿈으로써 동안얼굴을 만들어주면서 인상도 좋게 만드는 일석이조 운동이 아닌가 한다. 이책의 특징중 하나는 중간중간 시를 적어놓아 오랫만에 시를 접하게되는 신선함도 준다.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하나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나는 내나이를 사랑한다(신달자)

 

지금 어렵다고 해서 오늘 알지못한다고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건 내가 지금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내가 가진 능력을 잘 나누어서 알맞은 속도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여자이고 아직도 아름다울수 있고 아직도 내일에 대해 탐구해야만하는 나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일을 익히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생의 어둠과 빛이 녹아들어 내 나이의 빛깔로 떠오는 현재의 내나이를 사랑한다. 

청바지에 검정 터틀넥을 입고 깡마른 체격에 안경을 쓰고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매서운 눈빛에 고집이 세어보이는 그는 단호한 말투와 몸짓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우리의 생활,문화를 바꾸어버린 스티브잡스이다. 애플신드롬을 만들어낸 그의 이야기에 인문학적인 접목을 선보인 작가 역시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험가이자 창조자인듯 하다.

 

스티브잡스를 떠올리면 수많은 명언들이 있다.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냐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기능하냐의 문제입니다.

(Design is not just what is look like and feel like. Design is how works.)

디자인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연속적인 외층에 표현되는 인간 창조물의 영혼입니다.

(Design is the fundamental soul of a human made creation that ends up exprssing itself in successive outer layers of the product or service.}

내가 계속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일을 찾으셔야 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듯 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I am convined that the only thing that kept me going was that i loved what i did . you've got to find what you love. and that is as true for your work as it is for your lovers.)

 

그가 만든 애플은 어떤 사과일까.

 아담과 이브가 선악을 알게되는 사과,  파리스가 아프로디테에게 받은 사과로 사랑하는 연인 헬레나를 얻고 이 헬레나를 되찾아오기위한 그리스 원정이 트로이전쟁이 되어버린 그 사과, 윌리엄텔이 아들 머리위에 사과를 얻여놓고 화살을 쏘개되는 그 애국심의 사과나,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한 그 사과,  백설공주가 나쁜 왕비로부터 독이묻은 사과를 먹고 쓰러지는 그사과일까...

애플에서 출시한 아이폰은 미니멀리즘의 극치인듯하다. 흑과 백의 두가지 컬러로 심플하면서도 여성적인 감성이 물씬 풍기는 그래서 한번쯤은 가지고싶은 욕심이 나는 자꾸만 손이가는 그런 폰임은 분명하다.  

 사실, 나에게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열광적인 사람이 가까이 있다. 남동생이 모바일 게임 프로그래머이기에 아이폰이 출시되기전에도 예약까지 해가면서 몇날 몇일을 기다려 아이폰을 장만하고 거금을 들여 아이패드를 사들이는 모습을 보고 약간은 이해할수가 없었다.

아마도 스티브잡스가 만든 애플을 한입이라도 베어문 유저라면 아마도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마법의 사과가 아닐까한다.   

 

인문학이라고하면 나조차도 어렵게 느껴져 도대체 인문학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들어 인문학 책들이 열풍이고 기업체에서도 인문학적 소양이 있는 직원을 선호한다는 말을 듣고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소양을 갖춘사람이 기업에서 어떠한모습을보여줄지  궁금하다.  이책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마그리트의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라는 그림을 만날수가 있다. 이책의 제목과 같은 이 그림을 보면  방안 사방가득히 큰사과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있다. 이것은 사과가 아니라니... 이렇게 아니러니할수가.. 도대체 작가는 무엇을 우리에게 시사하는것일까. 무엇을 말하고자하는것일까.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기를 다그치는것은 아닐까. 다만 앞에 놓여있는 사과만을 보지말고 그 전체가 뜻하는 , 새로운 관점을 갖도록 우리를 일깨우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