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든지 책한권은 무의식적으로 가방에 집어넣는다. 집과 가게의 거리가 5분정도밖에 안되지만 출퇴근하면서 엘리베이터에서 잠깐이라도 보기위해 책을 집는데 2~3분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엘리베이터에서 읽는 책의 맛이 참 좋다.

가게를 시작한지 1년반정도가 되어가고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가게에 들려서 매번 하는 소리가 똑같다.

"어째, 가게는 잘되니? 둘이 나와서 고생하면서 버는데 대박나야하는데 그치?" 처음엔 이말들이 참 부담스러웠다. 소위 대박을 위해서 창업을 한다지만 "대박은 아니여도 그냥 중박이나 그에 못미치는 소박을 하면 큰일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 계획을 세운것이 있다. 2~3년동안 맞벌이를 하면서 종잣돈을 모아 마흔이 되기전에 음식점을 하나 차리고 싶다는 계획하에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고 조금 이른 서른다섯에 가게를 하게 되었고 처음엔 너무나 힘들어서 괜시리 가게를 시작한건 아닌가 후회도 했지만 지금은 가게도 잘되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비록 가게가 바빠서 몸이 힘들지라도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겠나 싶어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한다. 가게를 시작하면서 창업에 대한 책을 따로 읽어본적은 없다. 평소에 책을 좋아해서 여러분야의 책을 읽긴하지만 이상하게도 창업에 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안들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언제나 큰 꿈을 꿔야한다고 배워왔다. 성공한 사람들도 큰꿈을 꿔야 그에 조금 못미치는 꿈이라도 이룰수 있다는 말들을 많이한다. 하지만 사업에서는 그 꿈이 통하지 않는것 같다. 아니, 무모한 꿈은 하루아침에 쪽박을 찰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인듯 하다. 대박의 꿈을 찾아서 또한, 다른사람에게 그럴듯하게 보이기위해 무리한 인테리어나 매장확장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보기도 좋은떡이 먹기도 좋다고 한번 하는 사업 보기좋게 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사업에서는 소심함이 필요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내가 대박이 나기를 바라는것보다 우리 식구나 먹여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처음 시작한 사업에 실패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정말 중요한것 같다. 이책은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좋겠지만 창업에 접어든지 1,2년쯤 되는 사업주에게 다시 되돌아보는, 그리고 작은것이지만 잊고 지냈던것들을 다시금 떠올리기에 안성맞춤인듯 싶다.

 

프로페셔널은 관찰한다.

CEO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단 하나만 고르라면 관찰력이다. 아마추어는 추측하고 프로페셔널은 관찰한다. 어설픈 추측은 실패를 낳고 꼼꼼한 관찰은 성공을 낳는다. 관찰이 성공률을 높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관찰을 싫어한다. 관찰하는데 에너지 소모가 심하기 때문이다.                .....P.200

이십대에는 내가 서른이라는 나이가 될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있다. 대학시절 복학한 선배들을 보면(그당시 24~27살) 아저씨라는 단어가 맞을거 같은 일명 노땅들이였는데 지금 나이에 돌아보면 풋냄새 풋풋한 청년이 아닌가..^^

서른의 나이에 들어섰을땐 이제 막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하루하루 보내다가 어느날 뒤를 돌아보니 마흔에 훌쩍 다가서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일년전부터 남편과 가게를 운영하면서 일주일이 어떻게 가는지, 한달이 어떻게 흐르는지 감도 잡지못하고 다람쥐 챗바퀴도듯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속에서 살아가는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사람이라는것이 참으로 이상하고도 대단한것이 그렇게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여유를느끼지도 못하였던 시간들이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렇게 힘든지도 모르고 지내게 되는걸 보면 그 상황에 이제 적응을 해버렸나보다.

 

정말 오랫만에 이책을 보면서 "하고싶은 100가지 쓰기"를 보았다. 20대에 메모하기를 좋아하던나는 수첩을 꽤나 많이 갖고 있었다. 혼자서 끄적이던 글도 많고 책을 보다가 좋은 글귀나 기억하고 싶은 글귀를 적어놓은것이 수첩을 차고도 남아 겉표지를 싸고있는 속에까지 메모를 남긴모습을 보니 참 나도 이런면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고싶은게 많은데 할수없다고 하지만 막상 100가지를 써보자니 30가지를 넘기기도 벅차다. 그러다보니 아주 세세한, 사소한것까지 적다보니 제법 이루어진것들이 많다. 20대에 적어놓은것이라 결혼이라든지, 결혼후의 계획, 30대를 준비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참많기도하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것보다 글로 표현하면 그 성취도가 높다고 하더니 제법 동그라미를 친 항목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기회에 마흔을 바라보며 해보고 싶은 50가지를 적어보려한다. 남편과 함께 하자고 말을 건네봤더니 냉큼 좋다는 반응이다.

그래서 둘이 머리를 맡대고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어본다. 아이들이 더 커나가기전에, 우리품을 떠나기전에 더 많이 함께해보고 더많이 즐겨보기로했다. 텐트를 치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아이들과 더 많이 뒹굴기도 그 하나에 들어갔다. 앞으로도 많은 항목이 추가되겠지만 이렇게 미래를 계획하는게 참으로 재미지다.

 

여러가지 내용중에 공지영 작가에 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3번의 이혼을 하면서 모아놓은 돈도 없고 할줄 아는건 글쓰기뿐인데 그것도 7년이나 공백을 갖았던 그녀는 불행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때 "나는 네가 세번 이혼하는것 정말 싫다. 그런데 네가 불행한건 더 싫다."라는 아버지의 말에 희망을 얻었다고 한다. 그후로 그녀는 그녀 자신이 콘텐츠이자 브랜드가 되어 "공지영"이썼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대중이 호감을 갖는 존재가 되었다는 내용이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모로서 아이에게 어떠한 설명을 해야할때가 참 많다. 그중에서도 몸이 불편한 아이나 사람을 보면 이제 5살에 불과한 아이는 물어본다. "엄마, 저 친구는 왜 저렇게 걸어? 왜 저렇게 말해? 이상해.." 그럴때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하는것이 좋은지 고민하게 된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비정상적으로 표현해야하고 정상적인 아이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해야하는걸까..

얼마전 장애인의 날에 보게된 한 프로그램에서 세상은 단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있다'라는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를 갖게된사람을 선입견을 가지고 아이가 바라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단지 조금더 그 사람에게 배려하고 도와주고 함께하는것이지 불쌍하게 본다든가 겉모습이 다르다고, 보이는 행동이 다르다고 기피하거나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러기 위해서는 본보기가 되는 엄마인 나부터 단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사고방식을 갖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이책을 보면서 우리가 헬렌켈러라는 인물을 어렸을적 위인전에서 읽어봄직한 눈도 귀도 입도 세상과 단절된, 그렇지만 누구보다 노력하고 어둠에서 빛을 찾으려고한 인물이라고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만나게된 헬렌켈러의 일생을 지켜보면서 가슴뭉클했던 장면도 많고 한 여자로써 일생을 살면서 어쩌면 자연스레 거치게되는 결혼과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를 낳고싶어하던 절실한 마음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안될거같은, 다른사람에게는 성녀로 비추어질지는 모르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다른사람과 말도 통하지않고 모습을 볼수도없는 자신을 사랑할 사람은 없을거라는 말을 하는 그녀가 애처롭고 아름답지만 누구라도 꺽어서는 안될 그저 바라보는것으로 사랑을 표시해야하는 그녀의 일생이 한송이 꽃과같다.

 

앤 설러번에 대한 여러가지 말들이 난무하지만 어찌되었든 헬렌켈러에게는 빛과같은 멘토임에는 분명하다. 세상과 아무런 소통을 할수없어 자신의 어두운 삶에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자신을 컨트롤할수 없었던 그녀에게 점자와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수 있는 방법과 더 나아가 수화를 통하지 않고 입모양에 손을 대고 성대의 울림으로 상대방의 말을 알아들을수 있게 될수있도록 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시각장애를 갖고 있던 앤 설러번임은 분명하다. 그녀에게 앤은 멘토이상의 존재일것이다.

앤이 시력을 점점 잃어감에도 불구하고 핼렌의 대학 수업을 돕기위해 수업내용을 손에 다 적어주는 수고는 일반적인 선생님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인듯 싶다. 앤은 헬렌을 통해 또하나의 자신을 키워나가고 세상에 자신을 보이고 있던것은 아니였을까..

 

헬렌 그녀의 삶이 장애를 갖은 모든이에게, 또한 비장애인들에게 큰 모범이 되고 삶에 희망을 주는것은 분명하다. 비장애인들이 쉽게 포기하는, 어떤이들은 자신의 삶을 비관하여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이들에게 그녀가 주는 메세지는 너무나도 강렬하다. 눈과 귀와 입을 잃는다는것보다 더 처절하고 더 세상과 단절시키는것이 어디있겠는가. 그런 그녀가 세상에 나와 스스로를 반짝이며 살아갔는데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지않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실제로는 정신적인 큰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건 아닌가 반성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