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기부라는 독특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밥장님을 실제로 만난뒤

꾸미지 않은 모습과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노력하는 일러스트에 대한 집념,

그리고 자신의 것을 나눌줄 아는 쿨함에 매료되어

밥장님의 책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구매가 쉽지 않았던 밥장님의 책 중 하나였던 <핫 hot>.

비교적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초창기의 밥장님의 그림들과

생각들을 만나볼수 있는 책이다.

 

밥장님이 평소 즐겨 읽었던 책들에서 뽑은 구절들과 함께

꼬물꼬물한 특유의 펜화일러스트가 곁들여진 이 책은

띠지의 해드 카피처럼 그다지 "색정소년"틱하진 않다.

오히려 그림과 책에 대한 밥장님의 진지함과 애정,

삶을 바라보는 밥장님만의 매력적인 시선이 오롯이 담겨있을 뿐.

 

이 책을 읽으면서

밥장님의 그림에서 풍기는 이야기의 느낌이랄까,

단 한 컷의 일러스트를 그리더라도 그 속에 항상 

왠지 상상의 여지를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것만 같았던

밥장님의 일러스트의 이유를 알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렇게 다독, 정독, 즐독하시니

그림속에 이야기가 묻어나는 수밖에.

 

재미로 읽기 시작했다가

점점 밥장님에 대해 깊은 흥미와 몰입을 느끼게 되고

결국, 밑줄을 그으며 그의 행간을 읽게 되는 책.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서

<읽고 싶은 목록>에 꽤 많은 책들이 첨가 되었다.

 

밥장님이 낸 두번째 책이고 꽤 오래전 출간된 책이라

어떤 부분은 조금 오글오글하기도 하고(^^)

왠지 젊음이 넘치는 다듬어지지 않은 풋풋함을 엿보는 것도 이책이 주는 큰 즐거움이다.

 

 

 

 

 

 

기동전사 건담의 캐릭터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인 샤아 아즈나블.

그때문인지 건담 시리즈 중 인상깊게 본 작품 또한 <역습의 샤아>이다.

 

화려하고 섬세한 그림체와 우주를 아우르는 스토리,

극장판으로 만난 <역습의 샤아>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소설만의 특별함, 또한 소설판에서만 등장하는 상황설명 등에 대한 정보때문에

나는 망설임없이 소설 <역습의 샤아, 벨토치카 칠드런>을 구입했다.

 

역시, 소설로 읽는 <역샤>는 그만의 매력이 엄청나다.

큰 흐름 자체는 극장판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극장판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배경적 설명이라던지

각 인물의 내면묘사가 훨씬더 섬세하고 깊이 있게 묘사되어 있다.

 

극장판과 다른 점이라면 아무로와 함께 지내는 벨토치카가 아무로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샤아가 낙하시킨 운석 엑시즈를 건담과 함께 온몸으로 막아내는 아무로를

벨토치카의 시선으로 묘사하는 장면은

극장판을 통해 눈에 보여지는 것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역시 검담 시리즈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는 타고난 이야기꾼인 것 같다.

영상으로 구현해내는 실력도 출중하지만,

소설을 써내려가는 그의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특히 외로운 남자, 지구를 향한 분노와 아무로에 대한 질투가 증폭되어

결국 엑시즈를 떨어뜨려 지구를 심판하겠다는 의지에 사로잡힌 샤아의 내면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극장판에서는 뭐랄까, 조금은 샤아의 결심에 대한 부분이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소설을 통해 그런 부분이 많이 보충되어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에 대한 이해가 좀더 풍성해진것 같다.

 

책장을 펼치기 시작한 순간부터

쉴틈없이 한번에 읽어버린 <역습의 샤아, 벨토치카 칠드런>은

건담을 한없이 사랑하는 나같은 건담팬들에게도

또한 건담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소설임에 분명하다.

 

 

커피를 내려먹기 시작하면서부터 <핸드드립>이라는 제목만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가게 된다.

우연히 서점에 나갔다가 눈에 띄어 구입한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도

그렇게 읽게 된 책이다.

 

수많은 커피관련 서적 가운데 유독 이 책이 눈에 띄었던 것은

전문가로서 커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미숙하지만 자신이 경험한 커피의 세계를 편안하게 풀어가는 듯 보여서였다.

더불어, 핸드드립를 하면 할수록 단순히 고급 커피보다는 진짜 커피,

내게 맞는 커피를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는 우연히 드립 커피의 세계에 빠져들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커피를 내려보고

커피의 명가를 찾아다니며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문가들이 쓴 커피책에 비해

괴리감을 덜 느낄 수있었고 군데군데 배치해 놓은 커피에 대한 상식이나

핸드드립의 유래, 역사 등에 관한 이야기도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너무 장황하지 않아서 좋았고,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아서 읽기 편했다.

 

다만, 핸드드립을 하면서 핸드밀을 준비하지 않는다던가

이미 갈아놓은 커피를 내려마시는 건 커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라는

다소 과격한(?) 부분들은

저자의 '진짜 커피 찾기'라는 맥락에서는 이해가 갔지만,

뭐랄까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정적으로 말한다는 느낌이 있어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어쨌든,

핸드드립이 뭐고 대략 어떤 느낌의 커피인지,

핸드드립을 하는 많은 명인들이 어떤 식으로 커피를 대하고 생각하는지

저자의 경험을 빌어 가볍게 느껴볼 수 있는 책이었다.